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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신한금융계열사 노조의 조직 감싸기 '약' 아닌 '독'

[FETV=오세정 기자] 취업준비생에게 은행은 이른바 ‘신의 직장’으로 불린다. 고액의 연봉과 좋은 복지 제도 등 탄탄하고 안정적인 일자리로 꼽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 취준생들에겐 선망의 대상인 은행권에서 ‘현대판 음서제’로 불리며 ‘흙수저‧금수저론’을 탄생시킨 채용비리가 만연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우리은행에서 시작된 은행권 채용비리 의혹은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과 신한은행까지 국내 4대 대형은행으로 전부 확산됐다. 이는 국민적 공분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 같은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지자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노조는 회장 사퇴 등을 요구하면서 지난해 말부터 지속적인 시위를 벌였다. ‘인사 결정의 최종 권한을 가진 최고경영자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신한금융그룹 노조의 경우는 여타 은행들과는 조금 다른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의 채용비리 사태는 지난 5월 금융당국의 신한금융지주 계열사에 대한 전방위조사를 벌인 결과 특혜채용 정황이 드러나면서 불거졌다.

 

금융당국의 검사로 드러난 자료를 넘겨받아 수사하던 검찰은 조용병 지주 회장을 비롯해 인사담당 부행장, 실무자 등 모두 7명을 기소하고, 양벌 규정에 따라 신한은행을 재판에 넘겼다.

 

이들은 2013년 상반기부터 2016년 하반기까지 외부청탁 지원자와 신한은행 임원·부서장 자녀 명단을 관리하면서 채용과정에서 특혜를 제공하고, 합격자 남녀 성비를 3:1로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등 모두 154명의 점수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이와 관련, 신한금융지주내 5개 계열사 지부로 구성된 노조 협의회는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별도의 대응을 취하진 않겠다는 입장이다. 확정되지 않은 결과를 예단해 강경 대응할 경우 되레 조직 내 혼란을 부추길 수 있어 대국민사과 및 경영진 문책 등 별도의 대응을 취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유주선 신한은행 노조위원장은 “검찰 기소가 된 상태긴 하지만 재판으로 넘어간 상황이어서 우리가 나설 문제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며 “재판 결과에 따라 진실이 밝혀질 것이고, 만약 죄가 있다면 관련자들이 처벌을 받게 되지 않겠나”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신한금융 노조 내에서도 회장이 나서 국민 앞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잖게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 채용비리 문제와 관련,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함구해 온 노조 내부에서도 일부 조합원들이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신한은행 노조의 한 관계자는 “현재 노조 집행부는 채용비리에 대해 쉬쉬하고 넘어가길 바라는 입장인 듯 하다”면서 “그러나 이 가운데서도 채용비리 문제에 대해 개탄스럽다는 의식이 적지 않고 향후 근절방안 마련 등 신한금융이 보다 적극적으로 문제를 개선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고 있다”고 했다.

 

노동조합은 주체인 노동자가 서로 단결해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노동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 도모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를 말한다. 이번 채용비리 문제는 전국민적 지탄과 질책이 쏟아지고 있는 데다 정당하게 입사해 자신들의 자리에서 열심히 일한 직원들에게는 박탈감을 안긴 일련의 사태로 볼 수 있다.

 

여기에 노조 내부에서도 경영진에 대한 책임 촉구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채용비리 사태를 대하는 신한금융 노조의 자세가 과연 그들 자신의 존재 의미와 역할에 부합하는 것일지는 의문이 든다. 이 시점에서 신한금융의 노조는 자신들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목적을 다시금 되짚어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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