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9 (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재계


[이재용 취임 1년] 현장경영·과감 투자 빛나…여전한 ‘사법 리스크’는 부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국내외 관계사 방문·차세대사업 투자 등 ‘광폭행보’
취임 1년 앞두고 기흥·화성 R&D단지 찾아…반도체 '패권 경쟁' 본격 점화
“1주년 당일도 법정行” 부당합병 재판 장기화…경영활동 제약 우려도

 

[FETV=김창수 기자] “모든 국민이 사랑하고 신뢰하는 기업 삼성을 만들겠다”

 

2022년 10월 27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와 같은 일성과 함께 회장직에 오른 지 27일로 만 1년을 맞는다. 이 회장은 그간 국내외 관계사를 돌아보는 활발한 현장 경영 및 통 큰 투자 계획을 단행하며 쉼 없이 달려왔다. 다만 취임 1주년 당일에도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재판’에 참석하는 등 수 년째 이어오는 사법 리스크는 경영 활동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 “바쁘다 바빠”…국내로·해외로, 쉴 틈 없었던 이재용의 1년

 

이재용 회장은 취임 이후 꾸준한 대내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또 해외 관련사 및 정·재계와도 소통하며 국민 대표 기업 수장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단 평가다.

 

지난해 10월 28일 이재용 회장은 승진 이후 첫 일정으로 광주광역시 소재 삼성전자 협력사 ‘디케이’를 방문했다. 1993년 설립된 디케이는 28년 동안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와 거래해 온 협력회사다. 디케이 생산 현장을 둘러본 이 회장은 “협력회사가 잘 돼야 우리 회사도 잘 된다”라며 상생을 강조했다.

 

이후 이재용 회장은 국내 주요 사업장을 돌아보며 현황을 점검했다. 삼성전자 기흥·화성사업장을 시작으로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I, 삼성엔지니어링, 삼성SDS, 삼성인력개발원, 삼성생명 등을 방문했다. 이 회장이 각 사업장에서 임직원들과 함께 식사하거나 대화하고 사진을 찍는 모습은 화제가 됐다.  

 

이 회장은 또 한동안 미뤄졌던 해외 비즈니스 미팅을 전개하며 광범위한 글로벌 네트워크 재구축에 나섰다. 행보는 주력사업인 반도체에 초점이 맞춰졌다. 지난해 이 회장은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피터 베닝크 ASML CEO를 만났다. 또 해외 출장 일정에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를 포함한 첨단산업 글로벌 리더들을 만나 반도체 사업과 관련된 현안을 챙겼다. 

 

지난해 12월 이 회장은 아랍에리미트(UAE)와 베트남을 방문했다. UAE에서는 중동 지역 대규모 인프라 사업 수요와 함께 삼성 사업과의 접점을 물색했다. 베트남에서는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 주요 생산 공장을 점검했다.  아울러 올해 초 개최된 스위스 다보스포럼 기간 ‘코리아 나이트’ 행사에도 참석, 글로벌 정·재계 리더들과 소통하는 면모를 보였다. 

 

 

이재용 회장은 이어 지난 4월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경제 사절단 자격으로 대통령 방미 일정에 동행했다. 이어진 약 3주간의 북미 출장에서 이 회장은 구글과 MS, 테슬라, 엔비디아, 존슨앤존슨, 바이오젠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및 전장, 바이오 등 미래 산업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 CEO들과 만났다.

 

과감한 투자 행보도 이어졌다. 올해 3월 삼성은 “지역 균형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에 위치한 계열사 사업장을 중심으로 향후 10년 간 총 60조 1000억 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반도체 패키지와 최첨단 디스플레이, 차세대 배터리, 스마트폰, 전기부품, 소재 등 지역별로 특화 사업을 지정하고 이와 관련된 투자를 집행해 각 지역이 해당 분야에서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올인’

 

이 회장은 지난 19일 기흥·화성 반도체 R&D 캠퍼스를 찾았다. 지난 2월과 3월 각각 천안·온양 생산라인과 반도체연구소를 방문한 데 이어 올해만 세 번째 공식 일정으로 반도체 현장을 방문했다. 이날 이 회장은 2030년까지 약 20조 원이 투입되는 기흥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 건설현장을 둘러봤다. 연구와 생산, 유통이 한곳에서 이뤄지는 복합형 연구 단지다. 

 

이 회장은 이어 경영진과 간담회를 열고 중장기 전략을 점검했다. 이 회장은 최근 대내외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다시 한번 반도체 사업이 도약할 수 있는 혁신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기술 리더십 및 선행 투자 중요성도 강조했다.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에서 진행된 경영진 간담회에서는 차세대 반도체 기술개발 현황을 보고받았다. 이어 메모리·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팹리스(반도체 설계) 등 전 분야 경쟁력제고 방안을 논의했다. 간담회에는 경계현 반도체 부문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DS부문 경영진이 참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복권 이후 첫 공식 행보로 기흥 R&D 단지 기공식에 참석했던 이 회장이 취임 1주년을 앞두고 또다시 기흥을 찾은 건 반도체가 그만큼 큰 의미를 갖기 때문”이라며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한국이 ‘반도체 강대국’으로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데 기여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 향후 수년간 법정 오가며 재판…경영 활동 제약 우려

 

취임 이후 동분서주하며 현장 경영 기반을 다진 이재용 회장이지만 여전히 한달에도 수 차례씩 재판정을 오가는 등 ‘사법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이 회장은 취임 1주년인 이달 27일에도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관련 재판’에 출석한다. 횟수로는 105차 공판이다. 지난 2020년 삼성물산 부당 합병 의혹으로 기소된 이 회장은 4년째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1심 재판은 27일 공판을 포함, 3차례 정도 남아있어 연말까지는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됐으나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소송이 길어지며 여전히 월 2~3차례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부당 합병 의혹에 대해 검찰과 이 부회장 측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1심이 끝나더라도 대법원 판결까지는 최소 3~4년간 재판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여기서 유죄 판결이 나올 경우 이 회장은 다시 경영 활동에 적잖은 제약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