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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故 이건희 3주기] 신경영·반도체 올인…글로벌 삼성 기반 다진 ‘작은 거인’

이건희 선대회장,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7-4 출퇴근제 등 그룹 ‘1류 DNA’ 전파
1974년 선제진출 반도체사업, ‘초격차 삼성’ 견인…이재용 체제 ‘혁신 유전자’ 밑거름

 

[FETV=김창수 기자] 오는 25일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3주기를 맞아 이 선대회장이 삼성그룹에 남긴 ‘1류 DNA’가 회자되고 있다.

 

이 선대회장은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는 1993년 ‘프랑크푸르트 선언’ 및 출퇴근제·공채 제도 개편으로 경쟁력을 키웠다. 아울러 1974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하며 뛰어든 반도체 사업은 오늘날의 ‘초격차 삼성’을 일구는 밑거름이 됐다. 이는 바통을 이어받은 이재용 회장 체제에서의 ‘혁신 유전자’를 강화하는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다.

 

◆ “다 바꿔라” 이 선대회장, 무한경쟁 시대 ‘혁신 제일주의’ 주문…그룹 체질 개선 

이 선대회장을 기억할 때 첫 번째로 떠오르는 것이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있었던 이른바 ‘신경영 선언’이다. 당시 이 선대회장은 임직원들에게 “국제화 시대에 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2류, 2.5류가 되고 지금처럼은 잘해봐야 1.5류다”라며 “결국 내가 변해야 한다. 바꾸려면 철저히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 “뛸 사람은 뛰어라. 바삐 걸을 사람은 걸어라. 말리지 않는다. 걷기 싫으면 놀아라. 안 내쫓는다. 그러나 남의 발목은 잡지 말고 가만히 있어라”라며 무한 경쟁 시대 임직원들 자세에 대한 일침을 놨다.

 

당시는 취임 5년차이던 이 선대회장이 후쿠다 다미오 고문에게 삼성전자 제품이 미국 시장에서 홀대받고 있다는 보고를 받은 후였다. 더불어 이 선대회장은 7-4출퇴근제(오전 7시 출근-오후 4시 퇴근), 국내 첫 대졸 여성 신입사원 공채 실시(1993년), 공채 학력 제한 철폐(1995년) 등을 실시하며 혁신을 가속화했다. 

 

1995년 3월에는 당시 불량률이 12%에 달해 품질 논란이 일었던 애니콜 제품 15만대를 경북 구미공장 앞마당에 쌓아놓고 불태우는 ‘화형식’을 감행했다. 이후 개선된 품질로 삼성 전자제품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승승장구했다.

 

 

◆ ‘산업의 쌀’ 반도체 알아본 혜안…’세계 1위’ 삼성 반도체 밑거름

반도체가 주력 사업으로 주목 받기 전 시장에 선제적으로 뛰어들어 오늘날 삼성전자를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으로 키운 것도 이 선대회장 업적으로 평가받는다. 이 선대회장은 1974년 웨이퍼생산업체 한국반도체의 지분 50%를 인수했다. 1977년에는 잔여 지분 50%를 추가 인수, 1978년 삼성반도체로 상호를 바꿨다.

 

사업 초기에는 미국, 일본 등 해외 반도체 선도기업들보다 기술이 부족했다. 이에 이 선대회장은 여러 차례 미국 실리콘밸리 등을 찾아 우수 인재들을 영입했다. 특히 당시 반도체 산업을 주도하던 미국 페어차일드를 설득, 삼성전자 지분 30%를 내주는 조건으로 기술 이전에 성공하는 등 각별한 공을 들였다. 

 

이 선대회장의 지원을 등에 업은 삼성전자는 승승장구, 1983년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64K D램 개발에 성공했다. 이어 1992년 세계 최초 64메가 D램 상용화, 1993년 세계 D램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2000년대에는 D램에 이어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2002년 도시바를 넘어 낸드플래시 시장 세계 1위에 오른 뒤 22년째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다.

 

 

◆ 바통 이어받은 이재용 회장, 미래 산업 무기로 ‘초일류 삼성’ 가속화

‘작은 거인’ 고 이건희 선대회장이 강조했던 ‘혁신 DNA’는 후대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도 이어지고 있다. 이 회장은 우선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정복을 천명하고 나섰다. 앞서 이 회장은 2019년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을 통해 “메모리반도체에 이어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1등을 하겠다”며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생산·연구개발에 133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밖에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중심으로 한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내세운 ‘차세대 먹거리’ 바이오 산업 육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2017년 이후 중단된 그룹의 대규모 인수·합병(M&A)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 회장이 일굴 ‘뉴 삼성’의 큰 그림에도 업계 시선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