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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에너지


석화업계, 나프타 원료수급 다변화 박차

러시아산 의존도 대폭 줄이고 인도산 대거 사들여
지난해 러시아산 나프타 의존도 총 696만여톤 차지
석화업계 "공급망 다변화로 마진개선 기대“

 

[FETV=박제성 기자] K-석유화학 업체가 핵심 플라스틱 원료로 불리는 ‘나프타’ 원료수급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에 따라 나프타 가격 상승세로 석유화학업계(석화업계)의 시름이 깊어만 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석유화학업체들이 인도산을 대거 사들이는 등 나프타 공급선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이를 통해 전쟁을 일으키는 러시아산 나프타 의존도를 낮춰 마진 개선을 꾀한다는 게 수급선 다변화에 주목하는 석유화학업체들의 셈법이다. 

 

최근 석화업계에 따르면 러시아산 나프타 대신 인도산 나프타를 대량으로 사들였다. 이들은 인도산 수입량을 전년대비 35%이상 늘리는 대신 러시안 나프타를 수입을 줄이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그간 국내 석화업계는 아랍에미리트(UAE)에 2위를 차지한 만큼 나프타를 의존했는데 이번에 인도산이 역전했다.

 

사실 석화업계가 인도산과 같이 공급선 다변화를 꾀한 것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가 치솟아 정제과정을 거쳐 들어오는 석유화학 제품값이 덩달아 가파르게 상승했다. 석화업계는 러시아산 나프타가 천정부지로 치솟았기 때문에 러시아산을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최근 인도산 나프타 공급량 확대로 3분기 원료마진 개선에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27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5월 누적 기준 인도산 나프타 수입량은 160만3668t(톤)으로 전년 동기대비 34.3% 증가했다. 같은기간 러시아산 물량은 183만8863톤으로 38.5% 줄었다.

 

그동안 러시아산 나프타는 전세계 공급량에 상당수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최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서방으로부터 러시아산 원유·석유제품 금수 제재에 직면하자 러시아가 중동과 아프리카 시장에 나프타 공급 활로를 찾고 있다. 금융정보 플랫폼 레피니티브 아이콘에 따르면 러시아가 5~6월에만 5차례에 걸쳐 23만t의 휘발유와 나프타를 UAE와 오만에 총 55만t을 수출했다.

 

아울러 러시아 금수 제제에 따라 러시아산 나프타 공급량이 줄어들자 석유화학 제품에 필수 원료인 원자재 값이 급등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석화업계가 원료공급선 다변화 모색을 위해 세계 각지를 대상으로 나프타 공급망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이러한 결실로 인도산 나프타를 대거 확보하는 쾌거를 이뤘다.

 

 

국내 대표적인 석화업계로는 LG화학, 한화솔루션,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금호석유화학 등이 있다. 이들 업체에게 나프타는 반드시 필요한 핵심 원료다. 나프타의 역할은 플라스틱 재료를 추출하는 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벤젠과 같은 기초유분이 나프타 열분해(NCC, 나프타크랭킹센터)를 통해 생산된다. 그만큼 나프타는 석화업계에 있어 필수적인 존재다.

 

앞서 업계에선 올해 2분기 석화 업체가 러·우 사태로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실적 추정치가 나왔다. 이유는 지난해 기준 러시아산 나프타 수입량은 총 696만2550톤이다. 이는 전체 나프타 수입량에 24%를 차지할 만큼 의존도가 높다. 러·우 사태로 나프타값이 급등했기 때문에 팔아도 별로 마진이 안 남는다는 이유 때문이다.

 

◆K-석화업계, 나프타 핵심원료 공급선 다변화 승부수 =석화업계가 공급선 다변화를 위해 마진 확보 총력전을 내 걸었다. 이를 위한 첫 단추로 나프타 생산량이 풍부한 곳부터 찾기 시작한 뒤 낙점한 국가가 인도다. 인도는 동남아시아권 국가로 현재 러시아산 나프타 보다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또 UAE, 러시아 등과 비교해 거리로도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이 있다.

 

지난해 인도산 나프타 물량은 289만5346톤으로 전체 3위였다. 올해는 2위인 UAE를 추월할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다만 인도산 나프타도 가격이 올랐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올해 1~5월 나프타 전체 수입량은 1093만9511톤으로 전년동기 대비 0.2% 감소했다. 수입가격은 94억7249만 달러(12조1712억원)로 56.8% 급증했다.

 

이렇게 급증한 이유는 국제유가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3대 국제유가인 서부텍사스원유, 브렌트유, 두바이산 원유가 배럴당 평균 100달러를 웃돌고 있다. 이로 인해 나프타까지 연결고리식으로 영향을 받아 비싼 이유다. 나프타값이 오르자 마진율 확보를 위해 석화업체들이 NCC 가동률을 10~20% 낮췄다. 이는 석유화제품 매출이 느는 반면 마진율이 낮자 공급과 수요량을 조절해 가격 안정화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결국 마진 확보가 관건이다. 문제는 러·우 사태로 값이 치솟을 때로 치솟은 국제유가, 나프타값이 연일 고공행진을 잇자 원료수급선 다변화에 K-석화업체들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며 “향후에도 인도산 외에도 나프타 등 핵심원료 수급선 다변화 확대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