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오세정 기자] “금융권 채용방식이 많이 변하고 있어서 금융권을 목표로 하는 취업준비생들은 불안하기도 해요. 이번 기회를 통해 면접 기회뿐 아니라 궁금한 부분들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될 거 같아요.”
취업준비생 박모씨(27)는 오직 KB국민은행에 입사하는 것을 목표로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를 찾았다. 막 면접을 마치고 나온 그는 면접결과를 예측하긴 어렵다면서도 사전에 면접도 보고, 다양한 채용 정보도 얻을 수 있어 좋은 기회가 됐다고 웃어보였다.
올 상반기 채용비리로 홍역을 앓으며 막혔던 금융권 채용문이 활짝 열렸다. 29일 오후 3시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알림1관, 국내 주용 시중은행을 비롯한 보험 카드 증권 등 59개 금융사가 참여하는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 현장은 금융권 취업문을 뚫기 위한 구직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말쑥한 정장을 차려입은 취업준비생들과 특성화고 학생, 군인과 중장년층 등 구직자들은 면접을 보거나 금융권 취업정보를 얻기 위해 바쁘게 발걸음을 옮겼다.
이번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에서는 6개 주요 시중은행(국민 신한 우리 하나 기업 농협은행)과 한국성장금융투자 등 7개 금융사가 현장면접을 진행하고, 우수면접자에게는 올 하반기 공채에서 서류전형 면제 혜택을 주는 만큼 만발의 준비를 하고 행사장을 찾은 구직자들이 많았다.
신한은행이 마련한 현장면접 부스 앞에서 팜플렛을 보며 면접을 기다리고 있던 취업준비생 김다혜씨(25)는 “비공자인 만큼 관련 활동이 부족한 것 같아서 여러 경험 가운데 금융 관련 경험을 다시 한 번 뒤짚어보고, 인재상 같은 기본적인 것도 파악했다”면서 “이번에 우수면접자가 되면 서류전형에서 면제가 되니까 좋은 결과가 있어서 필기시험이랑 이후 과정까지 통과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농협은행 면접을 사전 신청한 고등학생 김유선씨(19)는 “기업에 대해 공부도 많이 하고 1분 자기소개도 준비해서 반 친구들 앞에서 예행연습도 했다”면서 “그동안 준비했던 것들에 대해 잘 대답해서 최종까지 합격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번 박람회에는 은행·증권·보험·카드·저축은행 및 금융공기업 등 59개사가 참가했다. 저마다 자신들의 회사를 홍보하는 부스에 자리를 잡고,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이들 59개 금융사는 채용박람회를 시작으로 올 하반기에 4800여 명(잠정)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체 금융권은 이번 하반기 채용과정에서 ‘채용절차 모범규준’을 적용, 서류전형과 필기 및 면접전형 등을 거쳐 오는 12월께 신규 채용을 완료할 예정이다.
다만 이 같은 채용절차의 변화에 따라 구직자들은 새롭게 바뀐 금융권 채용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만큼 우려섞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취업준비생 주현지씨(26)는 “최근 금융권에서 필기전형에 중점적으로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것 같아서 취준생들 사이에선 서류전형 이후에 필기시험을 열심히 준비해야한다는 이야기들이 많다”면서 “이번 현장면접이 바로 취업으로 이어질 것이라고까지는 기대하지 않지만 취업의 가능성을 보다 높일 순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현장에서는 자녀의 취업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기 위해 박람회를 찾은 어머니도 만나볼 수 있었다. 채용공고대를 유심히 바라보고 있던 김모씨는 “24살 대학생 자녀가 있는데 보다 안정적인 금융권 취업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이곳을 찾아왔다”며 “공채 일정 등도 확인했고, 또 현장에 있다보니까 금융권 지원자들이 어떻게 준비하고 무엇을 느끼는지가 파악이 돼서 그런 부분을 전달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부산, 광주, 제주도 지역의 인재들을 위한 화상면접 채용관도 마련됐다. 복수의 면접관이 부스에 준비된 모니터를 통해 지역 지원자들과 면접을 진행하고 그 모습은 부스 밖으로 실시간 중계됐다. 면접관들은 좋은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면접자들과 깊이있는 대화를 나눴다.
면접관 이외에도 인공지능(AI) 자기소개서 컨설팅, 직무 분석, 면접화법 코칭 등 취업컨설팅과 면접 이미지 컨설팅, 메이크업 시연 등 이미지 컨설팅을 제공하는 ‘컨설팅관’, 금융권 채용동향 분석, 블라인드 면접 방법 안내 등을 제공하는 ‘채용정보관’ 등 다양한 부대행사관이 열려 구직자들이 몰렸다. 특히 면접용 정장을 대여해주고 메이크업과 퍼스널 컬러 진단 등이 이뤄지는 이미지 컨실팅관은 단연 인기가 높았다.
채용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은 이날 면접과 상담 등을 바탕으로 금융권 취업에 한발짝 더 다가가기를 희망했다.
취업준비생 박준수씨(26)는 “그동안 이것저것 준비를 했지만 갈피를 못 잡고 있었는데 오늘 면담을 통해서 어떤 직무로 준비를 해야할지 알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면서 “힘들고 어려운 취업시장에서 현직에서 일하고 있는 실무자들의 조언이 많은 도움이 될 거 같다”고 말했다.
박서현씨(28)는 “작년에 열린 금융권 채용박람회에도 참석했는데 작년도 올해도 치열하구나하고 느꼈다”면서 “현장에 많은 구직자들을 보면서 얼른 취업에 성공해서 '백수'를 탈출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번 취업박람회는 30일까지 이틀 간 진행되고 있으며, 취업문을 두드리는 구직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