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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클로즈업] SK 재계 2위 올려 놓은 '진격의 최태원'

[FETV=김현호 기자] SK그룹이 현대자동차그룹을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대기업집단 순위 2위를 기록했다. 특히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맡고있는 SK하이닉스의 약진이 주효했다. 10년 전 임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하이닉스를 인수한 최태원 SK 회장의 결단이 SK그룹의 새역사를 이끈 셈이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9일,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대기업집단의 공정자산(3분기 결산기준) 대기업집단 순위를 조사한 결과 SK는 최초로 대기업집단 순위 2위에 올랐다. SK의 공정자산은 270조7470억원으로 종전 2위였던 현대차그룹(250조140억원)를 앞서며 3위에서 한 계단 올라선 것이다. 현대차와 SK는 2006년부터 각각 2위와 3위 자리를 지켜왔으나 16년 만에 순위가 바뀌게 됐다.

 

기업별로 공정자산이 가장 많이 증가한 기업은 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는 64조710억원에서 75조4039억원으로 전년 대비 11조3329억원 증가했다. 인텔의 낸드사업 인수를 위한 자금조달 및 실적성장으로 잉여금이 큰 폭으로 증가한 영향이 컸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20년 10월, 국내 인수합병(M&A) 역사상 최대 규모인 10조3000억원을 투자해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를 추진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각 공정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완료한 바 있다.

 

최태원 회장은 부친인 고(故) 최종현 선대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지난 1998년 그룹의 수장으로 선임됐다. 이후 재계 서열 5위에 그쳤던 그룹을 3위까지 끌어올렸고 내수 기업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2011년 말, 하이닉스를 인수하며 마침내 2위 그룹으로 발돋움 시켰다. 에너지·석유화학과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으로 머물러 있던 SK그룹을 반도체 성장 엔진을 장착시켜 거둔 성과다.

 

하이닉스 인수 당시 직원들의 우려는 적잖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닉스가 매물로 나온 건 반도체 업황 둔화로 워크아웃 영향이 컸고 하이닉스를 자회사로 두게 된 SK텔레콤 주가도 폭락한 바 있다. 그룹 내부에서도 인수 반대를 나타냈지만 최 회장은 “새로운 사업에 대한 과감한 도전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내 ‘애니멀 스피릿’(Animal Spirit·야성적 충동)을 믿어달라”고 호소했다. 하이닉스 인수 최 회장은 공동대표를 맡아 책임 경영에 나서기도 했다.

 

하이닉스는 2012년 2273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지만 SK로 편입한지 1주년을 맞이한 2013년에는 3조379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반전을 이뤄냈다. 이후 SK하이닉스는 일본 도시바 메모리사업부문(현 키옥시아) 지분 투자를 단행해 낸드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고 인텔 낸드사업부까지 인수하며 삼성전자에 이은 글로벌 메모리 2위 기업으로 도약했다.

 

최태원 회장의 결단에 SK하이닉스는 국내 시가총액 2위로 도약했고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 매출까지 달성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도래한 2018년 매출 40조4450억원, 영업이익은 20조8437억원에 달했고 2021년에는 매출이 42조원까지 늘어나 명실상부 SK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최태원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실적 성장과 더불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ESG 경영을 강조하며 도전정신으로 충만한 ‘프런티어’(개척자)가 되자고 밝혔다. SK는 연간 6000명 수준의 채용계획을 크게 확대해 매년 3000명을 늘려 연간 9000명씩, 3년간 총 2만7000명을 신규채용 계획을 밝히며 청년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기로 했다. 또 2030년까지 탄소 2억톤을 감축해 친환경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도 밝힌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