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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테슬라' 흥행몰이 성공한 '하이트진로' 김인규...주류시장 1위탈환 초읽기

하이트진로, 3분기 영업익 89.6% 증가 전망
테라, 국내 맥주 점유율 1위 카스 맹추격
테라 제외 기존 제품 부진은 해결과제

 

[FETV=김윤섭 기자]  올해 95주년을 맞은 하이트진로의 하반기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신제품으로 출시한 맥주 '테라'와 소주 '진로이즈백'의 엄청난 상승세에 힘입어 시장점유율이 빠르게 올라가기 때문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020년 하이트진로 예상 점유율은 맥주 40%, 소주 60%까지 늘어날것이라고 분석할 정도다. 주가도 올초 대비 60% 올랐다.

 

■‘테라·진로 고마워요!’ 3·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예상

 

22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3·4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1.3% 증가한 5568억원, 영업이익은 89.6% 증가한 555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인 432억원을 상회하는 이른바 어닝 서프라이즈가 기대되는 수치다.

 

이같은 호실적의 배경에는 가장 눈길을 끄는 점은 그룹의 핵심인 맥주 부문의 성장이다. 최근 3년 하이트진로의 맥주 부문 매출액은 2016년 7667억원에서 2017년 7422억원, 지난해 7139억원 등으로 계속 감소했다. 또 올 상반기에도 3296억원을 기록, 전년(3399억원)보다 3%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주력 제품 ‘하이트’와 ‘맥스’ 등이 수입맥주와 카스에 밀려 가정은 물론 주류소비 시장에서 도태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한금융투자는 하이트진로의 맥주 부문 3분기 매출을 전년 동기 대비 6% 오른 2230억원으로 예상했다. 신제품 테라의 흥행이 기존 제품 라인의 판매 감소를 상쇄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전분기에 이어 테라의 외형 확대가 거세며, 소주 신제품인 진로이즈백 또한 주류로 안착됨에 따라 고성장이 예상된다"며 "마케팅 비용 기조는 전분기 대비 축소됨에 따라 수익성 개선효과가 돋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테라는 지난 3월 출시후 한달만에 100만상자 판매를 기록하더니 8월말 2억병 판매고를 기록하며 이례적인 판매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의 승부수가 제대로 통한 것이다.

 

김 대표는 테라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테라 출시와 함께 모든 직원이 '필사즉생'의 각오로 최선의 노력을 다해 힘든 시기에 마침표를 찍고, 반드시 재도약의 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 대표는 국내 맥주사업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반맥주에서 점유율을 끌어 올리는 것이 핵심이라고 판단하고 테라의 출시와 함께 판촉활동에 공을 들였고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뉴트로’ 열풍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는 진로이즈백 판매량도 지난 7월 36만 상자에서 9월 58만 상장로 풀 케파(생산능력)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올 3분기 예상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14.9% 증가한 2917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테라 판매 상승과 함께 하이트진로의 맥주공장 가동률도 상승했다. 테라를 생산하는 강원공장과 전주공장의 지난 2·4분기 가동률은 각각 63.7%와 42.8%로, 1·4분기 42.3%와 26.1% 대비 급등했다. 김

 

정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주류 기업의 점유율 확대는 실적 성장의 핵심요인으로 투자판단의 중요한 포인트"라며 "하이트진로의 내년 예상 점유율은 맥주 40%, 소주 60%를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테라의 상승세는 업계 1위인 오비맥주가 최근 카스 맥주 전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인하하기로 결정한 것에서도 엿볼 수 있다. 오비맥주는 오비맥주는 지난 14일 카스 맥주 전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4.7% 인하한다고 밝혔다. 기간은 2020년 말까지다.

 

이에 대해 오비맥주는 “내년 종량세 시행을 앞두고 국산 맥주의 소비 진작을 위해 가격을 선제적으로 인하했다”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테라의 상승세로 흔들리는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선택으로 보고 있다.

 

홍세종 연구원은 "가동률이 핵심인 오비 입장에서 꺼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라면서도 "다만 조금씩 정착하고 있는'테슬라(테라와 참이슬)' 문화를 극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판단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도 "소비자들이 테라를 선택한 이유는 가격이 아니라 제품과 브랜드에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주가 역시 높아진 기대치에 부합하며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6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하이트진로는 전일보다 3.44%(900원) 오른 2만70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연초(1만6300원) 대비로는 65.95%가 급등했다. 지난달 26일 KB증권이 제시한 목표주가(2만4000원)는 이미 넘어섰다.

 

힘을 받은 하이트진로도 더욱 마케팅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8월 열린 '제5회 전주가맥축제'와 세계 최대 규모 EDM페스티벌인 '일렉트릭 데이지 카니발 코리아(EDC KOREA)'에서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전주가맥축제에서는 당일 생산한 테라를 총 8만병 공급해 완판했고, 지난 9월에는 세계적인 미식가이드 미쉐린 가이드 서울이 국내 맥주 브랜드 최초로 테라를 공식 파트너로 선정했다"며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미쉐린 가이드가 테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 평가한 만큼 국내 시장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맥주로 자리매김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하이트진로는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소비자 니즈에 부합하는 제품을 선보이며 국내 주류 시장 발전을 이끌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 테라 제외 기존 제품 부진은 여전…

 

테라와 진로의 상승세에 힘입어 실적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하이트진로지만 두 제품을 제외한 기존 제품의 부진은 해결해야할 과제다.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하이트진로의 맥주부문 매출액은 329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399억원보다 오히려 감소했다. ‘테라’가 출시된 2분기만 놓고 봤을 때도 190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918억원보다 역시 13억원 더 줄었다. 즉 기존 레귤러 맥주인 하이트·맥스·드라이피니시d 등이 감소한 부분을 ‘테라’가 채우고 있는 것이다.

 

kb증권에 따르면 하이트·맥스·드라이피니시d 등의 레귤러 맥주는 올 2분기엔 전년 동기대비 328억원이 줄었고, 이 기간 테라의 매출액은 377억원이다. KB증권 박애란 애널리스트는 “‘테라’를 제외한 기존 제품의 판매량 감소폭이 커 맥주 전체 매출성장률은 2019년 1.3%, 2020년 2.9%에 그칠 전망이며 일시적인 비용 감소효과로 단기 이익이 증가하는 점의 지속성에 대해서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