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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사우디 드론 공격에 당혹스런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왜?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세계 최대 석유기업 아람코, 드론 공격 받아
정기선 부사장, 현대중공업 소유-경영 분리 원칙 깨고 경영권 승계 예정
정 부사장, 경영 능력 입증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공략에 공들이는 중
드론 공격으로 정유플랜트 파괴되면서 향후 추가 수주 전망 ‘불투명’
아람코, 올들어 조선, 엔진 제작, 정유, 석유화학 등 MOU 10건 체결하는 등 사업확장중

 

[FETV=김현호 기자] 최근 세계 최대 석유기업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드론 공격을 받았다. 예멘 반군이 자신의 소행이라고 밝히며 벌어진 이번 사건으로 원유가 급등과 공급 축소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사우디 내무부는 이번 드론 공급으로 아브카이크 탈황 석유 시설과 쿠라이스 유전 등 2곳이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아프카이크는 아람코 내 세계 최대 규모고 쿠라이스 유전은 세계 최대 유전 매장량을 자랑한다. 아람코는 세계 최대 원유 공장이라고 불린다. 하루 원유 처리량만 700만배럴이 넘는다. 매출은 약 400조로 추정되며 추정 자산만 2700조에 육박한다. 또 2018년에는 애플, 삼성전자를 재치고 전 세계 기업 중 가장 높은 약 254조원의 순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아람코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이끌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 국왕이자 부친인 ‘살만 빈 압둘아지즈’가 고령으로 인해 국가 정상 역할을 맡고 있으며 차기 왕위계승자 1순위로 꼽힌다. 6월 말 방한하기도 한 그는 재계 총수와 만나 자국 내 사업추진 전략을 모색하기도 했다.

 

특히 빈 살만 왕세자는 정의선 현대중공업 부사장과 회담을 나눴다. 빈 살만 왕세자의 요구로 만남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만남은 정 부사장이 회사를 이끌어가는 CEO가 아니라는 이유로 눈에 띄었다. 빈 살만 왕세자와 정 부사장은 2016년 아람코 합작 조선소 설립을 주도했으며 사우디 FII(미래투자이니셔티브) 행사에서 만나는 등 신뢰관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과 아람코는 현재 플랜트 관련 사업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으로 아람코가 추진하고 있는 해양 사업 ‘마르잔 유전개발 프로젝트’ 수주를 기대했다. 이 사업은 공사비만 최대 70억 달러에 육박한다. 현재 현대중공업 컨소시엄 등 3곳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따라서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으로 중공업계에서는 ‘선물 보따리’가 터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현대중공업도 초대형 실적을 기대했지만 이번 드론 공격으로 기대감이 한풀 꺾인 모양세다.

 

특히 국제 조선업 1위 한국조선해양을 이끌어 가야할 정기선 부사장은 사우디를 통해 경영 능력 검증과 그룹 승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했지만 쉽지 않게 됐다. 이미 인도의 방산업체 L&T가 마르잔 사업 중 10억 달러 규모의 사업을 수주했으며 드론 공격으로 아람코의 새 사업 추진이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사우디 국영 해운사인 ‘바흐리’ 발 선박 수주에 대한 기대감도 한풀 꺾이게 됐다. 바흐리는 아라코와 초대형 조선 및 탱커 발주를 계획 중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바흐리가 발주한 유조선·탱커 건조한 전례가 있어 새로운 선박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상황이다.

 

정기선 부사장은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이다. 정 이사장은 현대중공업의 지주회사인 현대중공업지주(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지분 25.8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현대중공업은 소유-경영 분리 원칙으로 회사 경영이 이뤄지고 있다. 오너일가가 아니라 전문 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30년 가까운 소유-경영 분리 원칙을 깨고 현대중공업은 정 부사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기 위해 몰두하고 있다.

 

따라서 정기선 부사장은 ‘금수저’ 재벌 세습이라는 이미지를 해결과 소유-경영 원칙을 깨기 위해선 업계에 설득력을 전달해야 한다. 결국 경영 능력이 관건인 것이다. 정 부사장은 사우디와 합작해 조선소 걸립과 선박·육상용 엔진 사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당분간 아람코는 사태 수습에 나설 것”이라며 “아람코의 새로운 사업 추진이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