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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물류


美해안서 전도사고난 현대글로비스는 어떤 기업?

현대글로비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승계 작업 핵심 기업

 

[FETV=김현호 기자] 현대글로비스의 소속 대형 자동차운반선(PCC)인 골든레이호의 선원 23명 전원이 10일 구조됐다. 골든레이호는 현지시간 기준 9일 오전 1시40분 경 조지아주 브런즈윅 항의 내항에서 외항으로 현지 도선사에 의해 운항하던 중 선체가 옆으로 기울었다. 당시 외교부는 “골든레이호가 브런즈윅 항구로부터 1.6km 거리의 수심 11m 해상에서 좌현으로 80도가량 선체가 기울어졌다”고 전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사고 이후 본사 및 현지에 대책반을 구성했다. 김정훈 사장도 9일 6시경 사고수습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헌대차그룹 수석총괄부회장 부자(父子)가 100% 출자해 만든 회사다. 물류사업 담당 기업으로 2001년 설립됐고 2005년 상장됐다. 현대글로비스는 1분기 양호한 실적에 이어 2분기 실적도 호성적을 기록했다. 사측의 2분기 실적은 1215억36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9.3%가 폭증하며 그룹의 ‘효자’노릇을 했다. 또 미국, 독일 등 현지에 24개의 종속회사가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은 승계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한 핵심 기업이기도 하다. 정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의 지분 23.29%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꾸준한 호성적에 가려진 현대글로비스는 전형적인 일감몰아주기 기업이다. 2002~2004년 계열사 매출만 80%에 달했으며 3조원까지 내부거래 금액이 치솟기도 했다.

 

내부거래 금액이 높은 이유는 정의선 부회장의 승계 문제와 관련이 있다. 정 부회장은 그룹의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의 지분이 필요하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갖고 있다. 따라서 정 부회장은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확보해야만 현대차그룹 전반에 걸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현대글로비스를 이용하려 했다. 지난해 3월 현대모비스의 사업영역 중 AS·모듈사업부를 현대글로비스와의 합병을 시도했다. 합병하게 되면 현대글로비스의 1대 주주인 정의선 부회장이 가장 큰 혜택을 보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합병을 통해 정 부회장의 자금 ‘실탄’을 마련하고 이 돈을 통해 현대모비스의 지분 확보를 꾀했다.

 

하지만 미국계 헤지펀드 앨리엇 등이 총수일가에 유리하다며 합병을 거부해 합병 논의는 일단락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태자 정의선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은 멈추지 않았다.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 개편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현대글로비스를 정점에 두는 지배구조 재편 방안을 검토했다. 업계에서는 기아자동차가 보유하고 있는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현대글로비스가 직접 매입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현대글로비스는 외교당국과 사고수습을 마무리하고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섰다. 골든레이호는 암초나 빙산에 충돌한 것이 아니라 갑자기 옆으로 선체가 기울어졌다. 사고 원인 조사까지는 시간이 다소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고 원인 조사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 해안경비대(USCG)키트 페이스 대변인은 “장시간에 걸친 조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