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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공격적 글로벌 투자로 명예회복 나선다

창립 기념식서 “중국·인도”등 아시아 시장강조
서 회장 자존심 걸린 ‘오설록’ 독립법인 통해 성장 이룰까

 

[FETV=김윤섭 기자] 실적부진이 계속되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서경배 회장이 '고객 중심'이란 본질에 집중하고 아시아 시장에서 기회를 찾자고 임직원을 다독였다. 이는 상반기 실적이 발표된 후 임직원과 처음 만난 자리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상반기에도 좀처럼 실적을 회복하지 못했다. 매출이 3조2113억원, 영업이익이 3153억원을 기록했는데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동기대비 29.7% 급감했다. 2분기만 놓고 보면 매출 1조 5689억원, 영업이익 1104억원 등으로 전년 동기대비 매출이 1.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5.2%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부진은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주력 계열사들의 실적악화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해외 사업 모두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과거 중국 고객을 대상으로 호황을 누리며 실적이 고공행진을 거듭했지만 ‘사드보복’ 조치가 내려진 이후 부진의 늪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먼저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매출은 상승세를 보였지만 영업이익이 크게 떨어졌다. 지난 2분기 아모레퍼시픽 매출은 1조 39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성장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87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0%나 줄었다. 국내사업 부문에서 영업이익 736억원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1% 줄었다. 해외사업의 경우 영업이익 2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나 줄었다.

 

이니스프리도 로드숍 매출 하락 등에 따라 2분기 매출 1476억언, 영업이익 192억원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 29% 씩 줄었다. 에뛰드는 2분기 매출 4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줄었고 영업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2016년 사드여파 이후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자 아모레피시픽은 한때 시총 24조를 기록하며 전체 5위까지 올라갔던 이후 약 14조원이 증발하며 30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태다. 이에 서경배 회장의 리더십이 한계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서 회장은 과거에도 위기를 겪었지만 이겨냈다고 임직원을 독려했다. 그는 "지난 시간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때마다 우리는 성장했다"며 "고객 중심의 원칙을 세워 극복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 회장은 "최근 우리 앞에 닥친 어려움을 겪으며 다시 고객을 떠올려 본다"면서 "빠르게 휘몰아치는 거센 변화의 물결 속에서 고객의 마음을 소홀히 여긴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된다"고 되짚었다.

 

이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대전제는 항상 고객 중심"이라며 "고객이 원하는 혁신 상품을 만들고 남다른 고객 경험을 선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위기 극복의 또 다른 해법으로 아시아 시장 확장을 꼽았다. 중국에서 중저가 브랜드가 자체 브랜드로 대체되는 등 사업 확장의 어려움이 있지만 그래도 중국시장을 포기 할 수 없다는 것.

 

서 회장은 아모레퍼시픽그룹 사옥이 위치한 용산을 '유라시아 시대의 시작점'으로 가리키며 중국과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인도에서의 성장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많은 기회의 땅이 우리 앞에 펼쳐졌다"며 "앞으로 5년간 세계 화장품 시장을 이끄는 가장 큰 동력은 아시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반기 동안 에뛰드는 인도에 진출했고 라네즈는 중국 상하이, 싱가포르, 태국 방콕 등 아시아 10개 도시에서 릴레이로 팝업스토어를 선보였다.

 

또 국내 부진 타개를 위해서도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 6월 아모레퍼시픽이 진행한 그룹 최초면세점 고객 초청 이벤트가 그것이다. 면세점과 화장품 업체가 손잡고 하는 행사 중 최대 규모로 계속되는 실적 부진에 "행로를 바꾸지 않는다면 절벽에서 떨어지고 말 것"이라며 변화를 예고한 서 회장의 첫 번째 조치다.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6개가 VIP고객 초청 행사를 진행했으며 대상자는 롯데면세점 VIP,VVIP고객 1만6000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이 행사는 서 회장의 경영 핵심 원칙인 '고객중심'을 강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풀이된다. 고객 중심 경영은 그가 임직원에게 독려하기 위해 매월 진행하는 정기조회에서 항상 강조하는 부분이다.

 

또 최초의 면세점 프로모션을 통해 팬덤을 구축, 국내 실적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신년사와 조회사에서 강조한 BTS의 성공 원동력인 ‘팬덤문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자는 의미다.

 

서 회장은 지난달 정기조회에서 "BTS의 자발적 팬덤인 '아미'(ARMY)는 방탄소년단의 성장사와 스토리를 알고 열렬한 팬이 됐다"면서 "고객을 위한 우리의 이야기와 상품을 끈기있게 선보여나갈 때 팬덤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는 10월부터 독립 법인으로 출발하는 ‘오설록’의 성공도 서 회장에게는 매우 중요하다. 그동안 그룹의 사업 부서로 운영돼오면서 영역도 다르고 매출도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그룹의 아픈손가락이 됐기 때문이다.

 

오설록이 지닌 의미는 서 회장과 그룹에게 매우 크다. 오설록은 지난 1979년 서성환 선대회장이 한국 전통 차 문화 부흥을 위해 제주도 한라산 남서쪽 도순 지역의 황무지를 개간하며 시작된 사업으로 선대 회장부터 서경배 회장까지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사업이다.

 

오설록의 매출은 2014년 634억원에서 2015년 560억원, 2016년 517억원, 2017년 480억원까지 감소했다가 지난해 504억원으로 간신히 회복했다. 그룹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남짓이다. 일각에서는 매각 얘기도 돌았지만 서성환 선대회장이 생전 오설록을 가업과 기업의 책임으로 여기고 유지하라는 뜻을 남길 만큼 남다른 애착을 보인만큼 가능성은 희박하다. 서 회장 역시 "차 문화는 아버지께서 반드시 복원하고 싶어 하신 격조 있는 문화였다"며 뜻을 기렸다.

 

이번 독립으로 오설록은 본격적으로 티 브랜드로서 전문성을 높이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룹 차원에서도 차 전문 인력 채용·관리 업체인 ‘그린파트너즈’를 오설록의 자회사로 편입시키면서 힘을 실어줬다. 최근 프리미엄 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오설록에게는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타 브랜드와 비교해 부족한 매장수가 부족한 것이 약점이다. 오설록의 매장수는 현재 40곳으로 공차의 448곳, 오가다 101곳에 비해 현저하게 부족하다. 경쟁사들이 앞다퉈 매장수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오설록도 공격적 확장을 피할 순 없을 것을 보인다.

 

실적 부진에도 과감한 도전을 외치며 다시 도약을 선언한 서경배 회장과 아모레퍼시픽이 하반기 실적 반등을 통해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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