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민지 기자] 이커머스 강자 위메프가 배달앱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국내 배달앱 시장에 무거운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커머스 업체가 국내 배달앱 시장에 도전장을 낼 만큼 이 시장을 하루가 다르게 급성장하고 있다.
유통가에선 배달앱이 이미 황금알을 낳는 신유통업태로 자리매김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번 위메프의 배달앱시장 출사표를 계기로 신호탄 배달앱업계 1·2위를 차지하는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등 선발업체의 수성 전략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22일 위메프는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위메프오 배달·픽업(가칭)'을 통해 배달앱 서비스 시장에 진출한다고 출사표를 제시했다. 이는 배달앱시장 선발업체인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를 겨냥한 일종의 선전포고다.
앞서 쿠팡도 이미 지난해 11월 배달 앱 ‘쿠팡이츠’를 준비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쿠팡도 조만간 배달앱 시장 공략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처럼 소셜 이커머스 강자들이 줄줄이 배달앱 시장에 진출하는 주된 이유는 이 시장이 황금알을 낳는 블루오션으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배달앱 이용자는 2013년 이후 5년 만에 2018년 87만 명에서 2500만 명으로 29배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거래액 규모도 3조원에 달한다. 이는 우리나라 정보보안 산업 시장 규모 수준이다. 빠른 속도 성장으로 국내 배달앱 업계 배달의 민족·요기요 경영전략도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점유율 1위 ‘배달의민족’…김봉진 대표 ‘신선한 경영전략’
국내 배달앱 시장에서 배달의민족은 시장점유율 55.7%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이 1위를 차지하는 비결은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의 ‘신선한 경영전략’에서 찾을 수 있다.
김 대표는 서울예술전문대학교에 들어갔다. 디자이너로 경력을 쌓다가 2010년 초 카페베네 답십리점에서 무자본으로 우아한형제들을 창업했다. 김 대표는 디자이너 전공을 활용해 재밌고 센스있는 문구를 이용하는아이디어맨이다. 그는 신선한 마케팅으로 소비자의 관심으로 이끌어내는 등 회사 홍보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도 우리 민족이었어'라는 슬로건 아래 독고배달만으로 광고를 연출하며 소비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또 일반적인 이윤 추구 방식이 아닌 ‘이윤’의 일부를 포기해 자영업자들과 상생하는 전략을 펼쳤다. 입찰경쟁이 있던 슈퍼리스트 대신 경쟁 없이 원하는 점주가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광고 ‘오픈리스트(가칭)’로 대체하기 때문. 그간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배달앱의 입찰식 광고가 음식점간 경쟁을 부추기고, 광고비 상승을 불러온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나왔다.
기존의 광고 체제는 영업이익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해 매출 하락을 감수하면서까지 입찰광고 폐지를 결정한 것. 이러한 그의 경영전략은 통했다. 자영업자들과 상생을 유지하며 2018년 매출은 3193억원으로 전년대비 96% 증가, 영업이익은 596억원, 영업이익률은 18.4%로 지속적으로 성장 추세다.
◆요기요·배달통 ‘딜리버리히어로’ 강신봉 대표
배달의민족 김봉진 대표가 신선한 아이디어로 영토를 넓히는 승부사라면 요기요의 강신봉 대표는 적재적소에 독창적 마케팅을 구사하는 선택과 집중의 달인이다. 강신봉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대표는 국내 배달 앱 시장 실정에 맞춰 소비자에게 친숙하게 접근하며 국내 점유율 2,3위를 차지하는 데 결정적 역할의 주인공이다. 요기요·배달통 현재 국내 점유율은 각각 33.5%, 10.8%를 차지한다.
강신봉 대표는 지난 2016년 1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부사장(COO)으로 취임했다. 그는 서비스 운영본부와 세일즈본부를 총괄하면서 플랫폼 안정화와 주문 전달 시스템 고도화, 사업 효율성 강화 등에 힘썼다. 커머스 전문가로서의 경험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셈이다. 그는 2016년 요기요가 전년대비 2배 이상의 주문 성장을 달성했고, 지난 2017년 7월엔 대표직에도 올랐다.
강 대표는 배달앱이 소비자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지난해 11월 ‘요기요’는 가수 선미를 모델로 발탁, ‘즐거움은 요기부터’ 시리즈를 공개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배달통은 먹방계 대표 연예인 김준현 개그맨을 앞세워 친근한 이미지로 마케팅을 펼쳤다.
그는 또 지난해 11월 요기요 1만원 이하 주문 건에 대한 수수료를 전면 폐지해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을 최소화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요기요는 주문 메뉴와 배달요금 등을 합산해 1만원이 넘지 않는 주문 건에 대해서는 아예 중개수수료(건당 12.5%)를 받지 않기로 했다.
그의 승부사적인 공격형 경영전략으로 매출은 성장했다.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는 2017년 매출 7300만유로(한화 약 935억원)를 거둬 전년 대비 79% 성장했다. 지난해 성장률을 감안하면 올해 매출은 1600억원대다.
◆박은상 위메프 대표, ‘뚝심경영’전략…배달앱 업계 통할까?
김봉진(배달의민족) 대표와 강신봉(요기요) 대표가 각각 아이디어형 승부사, 선택과 집중의 달인이라면 위메프 박은상 대표는 뚝심경영의 절대지존이다. 박은상 위메프 대표는 인터넷보다 저렴한 ‘특가 전략’을 실적을 개선하는 공격적인 경영전략을 펼치는 전문경영인으로 유명하다.
위메프가 특가데이·투데이 특가 등과 같은 특가딜을 지속하는 것도 박 대표의 뚝심경영이 주효했다. 이같은 ‘최저가 쇼핑 플랫폼’은 위메프를 소셜유통의 리더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게 위메프 안팎의 평가다.
박 대표는 위메프의 특가 기획전을 2016년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해오고 있다. 매월 '월'과 '일'의 숫자가 같은 날에 파격 할인을 하는 특가데이와 투데이특가, 타임특가 등 각종 특가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격적인 특가집중 전략을 통해 일매출 1억원 이상을 기록해 지난 7월 기준 1239건으로 전년대비 596.1%나 급증했다. 또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비효율 사업은 과감히 정리했다. 이커머스 쇼핑몰에서 치열한 경쟁을 했던 신선식품과 생필품 직매입 사업인 ‘신선생’과 ‘원더배송’을 대폭 축소했다. 경영전략을 '선택과 집중;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박 대표는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 ‘위메프오’를 통해 배달앱 서비스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기존 배달 서비스처럼 직접 진행하지 않고 주문자와 영업점간 주문만 중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협력사 업주들은 기존에 사용하던 배달망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위메프오 배달·픽업이라는 새로운 판매루트를 추가할 수 있다.
위매프 박대표가 배달앱 시장에 당찬 도전장을 던진 가운데 배달앱 시장의 패권을 둘러싸고 김봉진(배달의민족) 대표, 강신봉(요기요) 대표, 박은상(위메프) 대표 등 소셜 유통신화 3대천황의 자존심을 담보한 진검승부가 불가피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