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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CEO탐구]‘20년 CEO’ 기록 세운 LG생활건강 차석용의 맨파워

LG생건 부회장, 한국 P&G 총괄사장을 거쳐 LG생건으로 ‘20년 최장수 CEO’
LG생건, 화장품·생활용품 등 ‘다각화 포트폴리오’ 경영전략…지난 4분기 사상 ‘최대’ 실적

 

[FETV=박민지 기자]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5번째 재선임됐다. LG생활건강은 15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LG광화문빌딩에서 제18기 정기 주총을 열고 차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킨 것.

 

총수의 일가가 아닌 샐러리맨출신 전문경영인이 대기업에서 무려 5차례나 사내이사를 맡기는 매우 이례적이다.  이로써 차 부회장은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앞으로 최소 2년 이상 LG생활건강의 최고경영자 자리를 지키게 됐다. 

 

오랜 국내외 경기불황과 사드발 후폭풍 등 좋지 않은 경영환경에서도 10년 이상 CEO 자리를 유지하는 전문경영인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차 부회장은 무려 20년이나 CEO 자리 굳건히 지키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차 부회장은 한국P&G 총괄사장, 해태제과 대표이사를 거쳐 지난 2005년부터 LG생활건강 대표이사를 맞고 있다. 그가 CEO 명함을 갖게 된 연수만 따져도 무려 20년이다. 세상이 두번 바뀔동안 최고경영자 자리를 지킨 것이다. 차 부회장이 이처럼 오랜기간 ‘CEO’를 맡게 된데다 무엇보다 그의 남다른 경영실력 때문이다. 

 

실제로 차 부회장은 미국 코넬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후 미국P&G에 들어가 입사한지 14년 만인 1999년에 한국P&G 총괄사장에 올랐다.  그의 남다른 맨파워는 이 때부터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화장품과 생활용품사업에서 오랜 경험을 쌓던 그는 이후 해태제과 대표이사로 영입돼 식음료사업에도 전문성을 발휘했다. 3년 동안 뛰어난 경영수완을 발휘해서 법정관리를 받고 있던 해태제과를 흑자전환으로 변신시켰다

 

화장품과 음료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LG생활건강 대표로 차 부회장은 2005년 1월 LG생활건강 최고경영자(CEO)로 영입된다. 이후 그는 ‘차석용 매직’이라는 단어를 만들며 적자회사를 '보석같은 회사'로 탈바꿈시켰다. 차 부회장은 성공경영전략은  꼼꼼한 인수합병을 통한 다각화 전략이다. 음료를 비롯해 생활용품, 화장품이라는 거대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안정적으로 실적 성장세를 이뤘다.

 

공격적인 경영으로 사업다각화 보폭도 크게 키웠다. 2007년 코카콜라음료를 인수하며 음료사업에 진출했고 2009년 다이아몬드샘물, 2010년 한국음료, 2011년 해태음료 등을 차례로 인수하며 음료시장에서 확실한 기반을 다졌다. 영진약품의 드링크사업 부문도 인수하며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차 부회장의 맨파워는 화장품사업에도 여실히 발휘됐다. 2010년 더페이스샵을 인수했고 색조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바이올렛드림도 인수했다. 그 뒤 일본의 화장품회사 긴자 스테파니 코스메틱스과 건강기능식품 통신판매업체 에버라이프를 인수했고 캐나다 보디용품 업체 프루츠패션도 사들이는등 뚜렷한 두각을 보였다.

 

2014년 화장품에 피부과학 기술을 접목하는 더마코즈메틱(dermocosmetic)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국내 피부과학 화장품업체 CNP코스메틱스도 사들였고 2015년 색조 화장품업체 제니스를 인수했다. 2016년 11월 글로벌기업 존슨앤존슨의 구강케어 브랜드 리치의 아시아·오세아니아 사업권도 인수했다. 그 뒤 2017년에 피부외용제 전문기업 태극제약을, 2018년에 일본의 화장품회사 에이본재팬을 인수했다.

 

차 부회장의 다각화 포트폴리오 전략은 2016년 당시 중국의 사드 여파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중국 관광객(유커)이 급삼하는 등 중국 사드發 불황에도 불구하고 차 부회장이 진두지휘하는 LG생활건강은 13년째 연속 분기 성장을 이뤘다.

 

LG생활건강 매출은 영업이익은 2005년 1분기부터 52분기 동안 증가했다. 2006년 1조원을 넘어선 매출은 2016년 6조원으로 급증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2배나 늘었다.

 

지난해 4분기 매출 1조6985억원, 영업이익 2108억원, 당기순이익 1013억원을 달성해 전년 동기대비 각각 14.2%, 13.9%, 23.5% 성장하며 사상 최대 4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화장품사업은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도 성장을 지속해 화장품사업부 최초 분기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럭셔리 브랜드 ‘후’는 출시 15년 만에 국내 화장품업계 최초로 단일 브랜드 기준 연 매출 2조원을 달성했다. 그 결과 철옹성이던 아모레퍼시픽을 제치고 업계 1위자리에 오르는 쾌거도 일궜다. 생활용품사업은 구조조정을 통해 사업 체질을 개선한 결과 전년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9%, 7.2% 성장했다. 음료사업은 기존 브랜드의 판매 호조와 활발한 신규 브랜드 출시로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2.0%, 영업이익은 21.9% 성장을 달성했다. 

 

차 부회장은 “항상 꿈꿔온 회사의 미래 모습인 ‘작지만 보석 같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고객 신뢰를 강화하고 디테일한 항목까지 철저하게 실천하며 사업구조 및 일하는 방식의 고도화를 끊임없이 추진하겠다”는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공격경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간접 표현한 셈이다. 

 

실제로 LG생활건강은 올해 매출 7조700억원을 달성해 4.8% 성장률을 목표로 잡았다. LG생활건강의 사령탑인 차 부회장의 각오가 담긴 목표치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비롯한 LG생활건강 주주들이 차석용 부회장을 향해 무한신뢰를보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