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수민 기자] ‘10기가 인터넷’ 시장의 패권을 놓고 '통신 라이벌' KT와 SKB가 맞짱을 뜬다. KT는 내달 1일부터 10기가 인터넷 전국 상용화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을 밝히자 SKB도 11월중 10기가 인터넷을 상용화하겠다며 응수하고 나섰다.
KT는 31일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달 1일부터 국내 통신사 최초로 ‘10기가 인터넷’ 전국 상용화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선언했다. 사실상 강력한 라이벌 SKB를 겨냥한 일종의 도발이다.
시작은 KT가 앞서는 모양새다. 이날 현장에서 KT는 삼성전자, 롯데렌탈, 아프리카TV 등 파트너사와의 협력 계획은 물론 자사의 망 커버리지, 요금제, 향후 와이파이 공유기 출시 계획 등 상세한 일정까지 공개했다.
KT가 선보인 10기가 인터넷은 기가 인터넷 대비 10배 빠르다. 데이터를 올리거나 내려 받는 속도 모두 최고 10Gbps를 제공한다. 33GB 용량의 초고화질(UHD) 영화의 경우 30초 가량이면 내려 받을 수 있다.
KT는 특히 자사의 커버리지(적용범위)도 강조했다. KT는 국내 통신사중 광시설(FTTH-R)의 비중(57%)이 가장 높다. 서울 및 6대 광역시를 비롯해 전국 주요 도시에서 서비스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커버리지를 약 60%까지 확대한다는 게 10기가 인터넷시장 선점을 노리는 KT의 전략이다.
11월 말에는 최고 1.7Gbps의 속도를 제공하는 '10기가 와이파이'를 출시한다. 이어 내년 9월에는 와이파이6(802.11ax) 규격으로 최고 4.8Gbps의 속도를 제공하는 와이파이 공유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요금제는 ▲10기가(월 11만원, 최고속도 10Gbps 제공) ▲5기가(월 8만2500원, 최고속도 5Gbps 제공) ▲2.5기가(월 6만500원, 2.5Gbps 속도제공), 3가지 상품으로 구성됐다. 3년 약정할인을 받으면 4만4000원~8만8000원에, 3년 약정할인과 모바일·TV와 결합하면 3만8500원~7만7000원에 이용 가능하다.
같은 날 SK브로드밴드 역시 내달중 10기가 인터넷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응수하고 나섰다. 이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10기가 인터넷 진출 선언한 KT측 경영진을 겨냥한 다분히 의도적인 전술이다. 여기엔 향후 11월엔 10기가 인터넷 시장을 패권을놓고 KT측과 일전을 펼치겠다는 일종의 선전포고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 측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정보화진흥원(NIA)과 함께 10기가 인터넷 상용화 촉진 선도시범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10기가 인터넷 상용서비스 솔루션 개발을 이미 완료했고 현재 서울·인천·수원 등 3개 아파트단지에서 국산장비를 활용한 10기가 인터넷 서비스를 시범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브로드밴드는 10기가 인터넷 사용 활성화를 위해 국책과제로 국내 기업과 함께 국산용 10기가 랜카드를 11월까지 개발, 검증을 통해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는 10기가 속도를 경험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고가의 외산 랜카드를 구입해야 되는 부담이 크다. 그러나 국산 랜카드가 개발되면 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이용이 가능하다는 게 SK브로드밴드측 설명이다.
와이파이에서 SK브로드밴드는 10기가 인터넷 기술을 활용해 SK텔레콤과 함께 지난 9월부터 코엑스에서 기존대비 4배 빠른 차세대 와이파이 서비스 ‘T와이파이 AX’를 제공했다. 이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국내 최대 속도 4.8기가 와이파이 서비스를 경쟁사보다 빠른 내년 상반기 중에 제공할 예정이다. 10기가 인터넷 시장의 길목에서 불붙은 KT와 SKB의 스피드 경쟁이 새롭게 주목받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