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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균의 Zoom - 人

[정해균의 Zoom-人] 사자성어를 통해 본 CEO의 '메세지'

 

[FETV=정해균 기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지난 13일 서울시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보사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8년 서경배과학재단 신진 과학자 증서 수여식'에 참석해 '천외유천(天外有天)'이란 '사자성어(四字成語)'를 언급했다.

 

서 회장은 “재단은 눈에 보이는 하늘 밖에도 무궁무진한 하늘이 있다는 천외유천을 향한 믿음에서 시작됐다. 인류를 향한 위대한 발자취를 내딛는 과학자의 탄생을 염원하는 과제를 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석과불식(碩果不食·큰 과실을 다 먹지 않고 남긴다는 뜻으로, 자기만의 욕심을 버리고 후대에 복을 준다는 의미)'의 마음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2016년 서 회장은 사재(私財) 3000억원으로 ‘서경배과학재단’을 설립했다. 출연금을 1조원 정도로 키우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한자 네 자로 이루어진 성어인 '사자성어'에는 오랜 세월 동안 축적된 삶의 지혜가 담겨 있다.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경영철학을 사자성어에 함축해 직원들에게 전달한다. 따라서 CEO들이 마음에 담아 둔 사자성어는 훌륭한 메세지인 셈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소탐대실(小貪大失·작은 것을 탐하다가 큰 손실을 입는다)'

 

북제 유주의 ‘신론’에 나오는 말이다. 전국시대 주(周)나라의 제후국인 진나라 혜왕은 촉나라를 공격하기 위해 계략을 짰다. 혜왕은 촉후가 욕심이 많다는 점에 착안했다. 신하들로 하여금 소를 조각하게 한 다음 그 속에 황금과 비단을 채워 넣고 '쇠똥의 금'이라 칭한 후 촉후에 예물로 보낸다는 소문을 퍼뜨렸다.

 

이 소문을 전해 들은 촉후는 신하들의 간언을 듣지 않고 진나라 사신을 접견했다. 진의 사신이 올린 헌상품의 목록을 본 촉후는 재물에 욕심에 눈이 어두워져 백성들을 징발, 보석으로 채워진 소를 맞을 길을 만들었다. 혜왕은 보석의 소와 함께 장병 수만 명을 촉으로 보냈다. 촉후는 문무백관을 거느리고 도성의 교외까지 몸소 나와 사신을 맞이했다.

 

그러나 갑자기 진나라 병사들은 숨겨 두었던 무기를 꺼내 촉을 공격했고 결국 촉후는 사로잡히고 말았다. 이로써 촉은 망하고 보석의 소는 촉에게는 치욕의 상징으로 남았다. 촉후의 소탐대실이 나라를 잃게 만든 것이다. 이 일을 두고 작은 보물 몇 개를 얻으려다가 한 나라를 잃어 버렸다고 '소탐대실'이라고 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 '마부정제(馬不停蹄·달리는 말은 말발굽을 멈추지 않는다)'

 

중국 원나라의 유명한 극작가인 왕시푸(王實甫)의 작품 '여춘당(麗春堂)' 2막에 나오는 말이다. 여춘당은 금나라 정승이었던 낙선과 감군이었던 이규를 주인공으로 해 궁중의 활쏘기와 쌍륙 놀이(일종의 윷놀이)에서 시작된 두 사람의 정치적인 갈등과 벼슬의 성쇠에 따른 인간의 애환을 그린 작품이다. 봉건왕조 내부의 부패상을 묘사하고 있다.

 

여춘당 2막에는 '적타급난척수, 타적타마부정제(的他急難措手,打的他馬不停蹄)'라는 문구가 나온다. "적을 공격할 때에는 적이 미처 손 쓸 틈이 없이 재빠르게 공격해야하고, 일단 공격을 시작하면 쉬지 않고(말 발굽을 멈추지 않고) 적을 사지로 몰아야한다"는 의미다.

 


◆최태원 SK 회장, '음수사원(飮水思源·물을 마시며 그 근원을 생각하다)'

 

중국 남북조 시대 말 양나라의 문인이자 신하인 유신(庾信)은 왕의 명에 따라 서위 나라에 사신으로 파견된다. 사신으로 가 있는 동안 양은 서위에 멸망되고, 유신은 28년 동안 강제로 서위에 남겨진다. 음수사원은 유신이 고국을 그리워하는 심정을 담은 시 징주곡(徵周曲)에서 유래했다.

 

‘근본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쓴 음기류자회기원(飮其流者懷其源·흐르는 물을 마실 때는 그 근원을 생각한다)이란 구절이 ‘근원을 생각하고, 그 은혜에 감사해야 한다’는 뜻의 사자성어인 음수사원으로 발전한 것이다.

 


◆허창수 GS 회장 '절차탁마(切磋琢磨·톱으로 자르고 줄로 쓸고 끌로 쪼며 숫돌에 간다)'

 

절차탁마는 ‘시경(詩經)’ 구절이 논어(論語)와 대학(大學)에 재인용되면서 광범위하게 회자된다. 절차탁마는 시경 위풍 ‘기오’편에 나온다. 시경은 “진정한 군자가 되는 것은 마치 뼈를 깎는 것 같고, 상아를 고르는 것 같고), 옥을 다듬는 것과 같고, 돌을 가는 것과 같다”고 했다.

 

갈고 닦고 연마해야 좋은 그릇이 만들어지듯, 각고의 노력을 해야 군자가 된다는 얘기다. 자기 수양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이 밖에도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고근견지(固根堅枝·뿌리가 견고한 나무가 가지도 무성하고 번성한다)'와 한승희 국세청장 '공재불사(功在不舍·성공은 그만두지 않음에 있다)',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 ‘호시우행(虎視牛行·호랑이의 눈빛으로 보면서도 소처럼 우직하게 움직인다)’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 '마부작침(磨斧作針·마부작침은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 , 윤동환 한국콜마 회장 '우보천리(牛步千里·소 걸음으로 천리를 간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