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180939/art_15382685259759_e423ec.jpg)
[FETV=최남주 기자] 정부의 잇따른 9·13 및 9.21 부동산 대책 이후 커진 세금 부담 때문인지 주택시장에 종전보다 5000만원 이상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호가하락에도 주택을 구입하겠다고 나서는 매수자가 없는 실정이다. 매수자 우위의 눈치 싸움이 시작됐다는 게 주택시장을 바라보는 부동산 전문가의 분석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에는 호가가 5000만원 이상 하락한 매물이 속속 등장했다. 전용면적 76㎡의 경우 9·13 대책 이전 19억2000만원에 팔렸지만 최근엔 18억5000만∼18억7000만원으로 떨어졌다. 전용 82㎡는 거래가격이 20억5000만원에서 20억원으로 5000만원 내려갔다.
3.3㎡당 1억원에 거래됐다던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는 전용 129㎡가 최근 37억2000만원에 팔렸다. 한때 호가가 16억원까지 올랐던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는 최근 15억원 안팎으로 호가가 낮아졌다. 호가를 낮췄지만 매물을 찾는 수요는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다.
◇9.13 대책후 급매물 나와…양도세 중과 부담감 커져=추석 연휴 후 최고 1억원가량 호가가 떨어진 매물이 잇따르고 있다. 9·13 대책 후 세부담을 고민하던 다주택자나 갭투자 가운데 일부가 결국 주택을 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잠실의 한 중개업소의 경우 9.13 대책전 10여개이던 매물이 추석 이후엔 20여개로 2배가량 늘었다. 상황은 강남이나 서초 등 다른 지역도 비슷하다.
이처럼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쏟아지면서 아파트 가격 지수도 낮아졌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4일 조사 기준 서울 주간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번 상승률은 지난 7월 17일 0.10% 이후 최저치다.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매도자 우위 기세도 한풀 꺾였다는 방증이다. 불과 한달전만 해도 집값이 다락같이 오르면서 매도자가 매수자에게 배액 배상을 하면서까지 계약을 해지를 요구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뒤집혔다.
서초구 반포동의 A중개업소 대표는 "커진 세부담과 대출 억제 조치에 집값 하락까지 겹치는 등 상황이 악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매수자가 나오고 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이처럼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나오면서 전반적인 호가 상승세는 일단 멈췄다. 하지만 집값 자체가 하락하고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다. 대다수 매물의 실거래가가 여전히 최고가를 보이기 때문이다.
호가가 16억원에서 15억원 안팎으로 떨어진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의 지난 8월 실거래가격은 14억원을 기록했다. 집주인들이 예전처럼 호가를 올리진 못하지만 기존 최고 실거래가에 집을 매도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매수자 집값하락 기대감...호가 하락에도 눈치보기 ‘한창’=서울지역 부동산중개업소엔 주택 시세를 문의하는 전화만 간간히 걸려올뿐 주택을 구입하겠다는 매수자의 발걸음은 뚝 끊겼다. 대출받기가 어려워진 데다가 집값이 더 내려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기면서 '일단 두고 보자'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시장이 매수자와 매도자간 치열한 눈치싸움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정부가 잇따라 강한 대책을 내놓으면서 호가가 일정 부문 하락했지만 매수자들은 여전히 생각보다 집값이 많이 내려가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구 대치동 인근 B중개업소 대표는 "대책 발표 직후 급매물이 1∼2개 나오긴 했으나 매수자가 없다"며 " 호가가 떨어지는 분위기도 아니라서 거래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용산과 여의도 지역도 상황은 별반 차이가 없다. 서울 여의도 인근 C중개업소 대표는 "종종 문의가 있긴 한데 시세만 알아보고 거래까지 이어지진 않고 있다"며 "일단 올핸 종합부동산세 과세가 끝난 만큼 집주인도 내년 상반기까지 두고 보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오름세가 덜했던 노원과 도봉, 강북 등 이른바 ‘노·도·강’엔 호가를 낮춘 저가 매출을 찾는 매수자가 일부 나타났다. 이를 보여주듯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은 도봉이 0.18%로 서울 25개구중 가장 높았다. 강북(0.16%)나 노원(0.15%)도 평균(0.10%)을 웃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