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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중공업


[클로즈업] 정기선 현대중공업 사장 1년 성적표 '합격점'

"매출 올리고 영업손실 내리고"...'두마리 토끼' 잡는데 성공
코로나19 정국에도 외형 성장에 손실 폭 줄여…경영성적 AA
현금흐름 개선세…잉여현금흐름 흑자 전환에 자본적지출 확대

[FETV=김진태 기자] 정기선 현대중공업 사장의 1년 성적표가 나왔다. 일단 정 사장의 첫해 성적표는 합격점이다. 정 사장이 지휘봉을 잡은 1년동안 매출은 10% 가까이 늘었고 영업손실도 대폭 줄었다. 정 사장이 현대중공업의 '외형 확대'와 '내실경영'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한 셈이다.

 

코로나19 정국에도 외형을 키우는 것은 물론 현금흐름을 개선하는 데 성공해서다. 4000억원대에 달했던 영업이익을 대폭 줄인 것이 현금흐름 개선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금리가 치솟는 가운데서도 나쁜 부채를 1조원 가까이 줄인 정 사장의 1년 차 경영실적은 합격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 사장은 현재 현대중공업을 비롯, HD현대, 한국조선해양 등 현대중공업그룹 핵심 계열사 3곳의 지휘봉을 잡고 있다. 그는 사실상 현대중공업그룹의 차기 회장으로 통하는 로열패밀리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2분기 매출은 2조1660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2000억원가량 늘어난 금액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정국으로 인해 중공업계 전체가 어려웠던 것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원자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운데서도 현대중공업의 영업손실 폭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2분기 422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2분기엔 영업손실이 전년 동기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1083억원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이 대폭 오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실적 개선이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의 주요 원재료 가격변동 추이를 살펴보면 2020년 톤(t)당 66만7000원에 사들였던 STEEL PLATE는 올해 2분기 127만원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같은 기간 형강고 t당 68만8000원에서 123만7000원으로 증가했다.

 

현대중공업의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3515억대의 손실에서 647억원 손실로 3000억원 가깝게 손실 폭을 줄였다. 원자재 가격이 오른 가운데서도 영업손실과 당기손실 폭을 줄일 수 있었던 것은 금융비용과 판관비를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맸기 때문이다. 전년 동기대비 금융비용은 20.9%, 판관비는 4.5% 감소했다. 최근 금리가 오르면서 이자부담이 커지자 정 사장이 이자부담 줄이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의 이자발생부채는 3조366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조원이 넘었던 것과 비교해 1조원 가까이 줄었다. 이자발생부채는 통상 나쁜 부채라 부르는 데 말 그대로 이자가 발생하는 부채로 회사채와 담보대출, 전환사채 등을 말한다.

 

이자부담이 다소 줄면서 현대중공업의 현금흐름도 개선세를 보이는 모양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분기 수입보다 지출이 2983억원 많았다. 올해 1분기에도 1600억원대의 현금지출이 발생했다. 하지만 2분기 들어 1607억원의 현금을 창출하면서 잉여현금흐름(FCF)도 흑자로 돌아섰다.

 

현대중공업의 잉여현금흐름은 지난해 3분기 3709억원의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매 분기 마이너스를 보였지만 올해 2분기 들어 734억원의 잉여현금을 창출했다. 잉여현금흐름은 사업으로 벌어들인 돈 중 세금과 영업비용, 설비투자액 등을 제외하고 남은 현금을 말한다. 통상 FCF는 생산시설의 확장, 신제품 개발, 기업인수 자금, 배당금의 지급과 채무변제 등 주주가치 높이는데 사용할 수 있어 기업의 가치를 따지는 데 있어 중요한 지표로 꼽힌다.

 

현금흐름이 좋아지면서 자본적지출(CAPEX)도 늘리는 모양새다. 지난해 2분기 600억원대에 그쳤던 자본적지출은 1년 새 873억원으로 200억 가까이 늘었다. 현금흐름을 개선하면서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