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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균의 Zoom - 人

[정해균의 Zoom-人] 박수칠 때 물러난 '창업자들'

 

[FETV=정해균 기자] “10년 전부터 진지하게 물러날 준비를 해왔다. 어느 누구도 영원히 회장을 맡을 순 없다”(마윈 알리바바 회장)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그룹의 창업자 마윈(馬雲·54) 회장이 20년간의 알리바바 생활을 마무리하고 은퇴를 선언했다. 최근 마윈 회장은 알리바바 설립 20주년을 맞는 2019년 9월 10일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중국의 4대 IT 기업 중 창업자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건 마 회장이 처음이다.


알리바바 이사회 주석(회장) 자리를 장융(張勇·46) 최고경영자(CEO)에게 승계한다. '핏줄'이 아닌 전문경영인에게 회장직을 물려주는 것은 아시아의 많은 기업인들에게 시사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가 1400여 명의 아시아 억만장자를 20여 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85%가 경영권 승계를 단행했지만, 가족경영의 경우 2대에서 생존할 확률이 30%, 3대에는 12%, 4대에는 3~4%로 급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9년 항저우의 아파트 한 칸에서 자본금 6만달러(약 6700만원)로 전자상거래 사업에 뛰어든 그는 20년도 안 돼 알리바바를 4200억달러(473조원) 규모의 중국 대표 그룹으로 키워냈다. 임직원은 8만6000명에 이르고, 지난해 순이익은 102억달러(11조4648억원)였다. 사업은 인터넷 금융, 클라우드 컴퓨팅, 디지털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메신저 서비스 등으로 확대됐다. 영어 교사 출신인 중국의 최대 자산가로 순자산은 약 400억달러(약 45조원)에 이른다.

 

 

◆조창걸, ‘한국판 브루킹스 연구소’ 설립해 비전 제시

한샘은 1970년 조창걸(79) 명예회장이 창업했다.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조 명예회장은 한국의 아궁이 부엌을 바꿔 주부들을 편하게 해주겠다는 목표로 대학동창인 김영철(79) 전 퍼시스 회장과 함께 서울 은평구 연신내에서 창업했다.

 

그는 1990년대 중반 최양하 현 회장에게 경영을 맡기고 일선에서 물러났다. 최 회장은 1994년 대표이사 겸 전무 자리에 오르며 한샘을 본격적으로 이끌기 시작해 25년째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조 명예회장은 현장 경영에선 물러난 이후 기업과 사회에서 자신의 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기업 측면에서 조 명예회장은 “디자인 산업은 다가올 미래 사회에서 한국이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대표 분야 중 하나”라고 강조하며 ‘디자인 경영’을 설파했다. 그리고 매년 매출의 5% 정도를 디자인 경쟁력 강화에 투자했다. 특히 디자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2004년 국내 최초 사설 디자인센터 '한샘드뷰(DBEW)연구소'를 설립했다.


조 명예회장은 또 한샘 창업 때부터 국가의 미래전략의 제시하는 ‘싱크탱크’ 설립을 꿈꿨다. 그는 2015년 3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주식의 절반인 260만주(4400억원)를 공익법인 '한샘DBEW연구재단'에 출연해 국가 정책 개발을 위한 연구 재단 ‘여시재'(與時齋·시대와 함께하는 집)를 설립했다. 여시재는 ‘한국판 브루킹스연구소’를 표방한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의 서유럽 원조정책인 마셜플랜을 내놓은 브루킹스 연구소는 헤리티지 재단과 함께 미국의 양대 싱크탱크로 꼽힌다.

 

 

조 명예회장은 “한일합병, 남북 분단, 한국전쟁 등은 우리나라가 미래의 변화를 정확히 예측하지 못하고 이를 대비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비극”이라며 “앞으로도 한국은 주변의 강대국 사이에서 이들과 함께, 그리고 이들을 조정하면서 미래를 준비해야 하므로 싱크탱크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남승우, ‘자녀 승계’ 않고 ‘전문경영인 시대’ 열어
풀무원의 최대주주 남승우(66) 총괄최고경영자(CEO)가 경영권을 자녀가 아닌 전문경영인에게 넘겨줬다. 남 전 총괄CEO는 지난 연말을 끝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이효율 대표가 선임됐다. 이 대표는 1983년 ‘사원 1호’로 입사해 최고경영자 자리에까지 오르게 됐다. 풀무원이 올해부터 오너경영에서 전문경영인 체재로 전환된 것이다.

 

남 전 총괄CEO는 3년 전부터 만 65세가 되는 2017년을 끝으로 전문경영인에게 경영권을 넘기겠다고 공언해왔다. 평소 소신을 실행으로 옮긴 셈이다. 남 전 총괄CEO에게는 1남2녀의 자녀가 있는데, 장남은 미국법인 풀무원USA 마케팅팀장으로 일하고 있고 두 딸은 회사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그는 그동안 여러 차례 “비상장기업은 가족경영이 유리하지만 상장기업은 전문경영인이 승계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상장기업을 하면서 가족에게 경영권을 물려주려고 하니까 문제가 생긴다. 가족 승계를 하려면 애초에 상장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남 전 총괄CEO는 최대 주주(57.33%)로서 풀무원 이사회 의장을 맡으며 필요한 경우 경영 자문 역할을 할 예정이다.

 

남 전 총괄CEO는 창립 초기 직원 10여명으로 시작한 풀무원을 직원 1만여명에 연간 매출 2조원이 넘는 한국의 대표 식품 전문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는 풀무원 주식 38만주(10%)를 성실 공익법인으로 지정된 풀무원재단에 기부할 예정이다. 또 앞으로 기부 주식 수를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다.

 

 

◆김정주. "2세에게 경영권 승계 않겠다" 선언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51) NXC(넥슨 지주회사) 대표는 지난 5월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고 1000억원 규모의 재산을 환원하겠다는 공식 선언했다. 국내 정보기술(IT)벤처 1세대 가운데 자녀에게 경영권 승계를 하지 않겠다고 공식화한 것은 김 대표가 처음이다. 김 대표와 유정현 NXC 감사는 부부로, 딸 둘을 두고 있다.

 

그는 언론에 보낸 이메일에서 “저의 아이들에게 회사의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 이는 회사를 세웠을 때부터 한 번도 흔들림 없었던 생각이었다. 다만 공개적인 약속이 성실한 실행을 이끈다는 다짐으로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현재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운영 중인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을 전국 주요 권역으로 확대하고 청년 벤처창업투자 지원 등 기부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자신이 1994년에 창업한 넥슨의 경영권을 자녀에게 승계하지 않고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2004년 진경준 전 검사장에게 넥슨 비상장 주식을 제공한 게 2015년 드러나 뇌물 제공 혐의로 기소됐으나 최근 무죄가 학정됐다.

 

김 대표는 “5000여명의 구성원과 함께 하는 기업 대표로서 더욱 큰 사회적 책무를 느낀다”며 “투명하고 수평적인 문화가 유지돼야 회사가 계속 혁신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