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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클로즈업]23년만에 불명예 퇴진하는 정몽규 HDC 회장

[FETV=김진태 기자] 정몽규 HDC 회장이 17일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내려왔다. 최근 1년새 광주서 잇딸하 발생한 2건의 아파트 붕괴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한 퇴진이다. 이번 정 회장의 회장직 사퇴는 그가 지난 1999년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으로 취임한 지 23년 만이다.

 

이로써 HDC현대산업개발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 될 것으로 관측된다. 정 회장은 이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하지만 정 회장이 그룹의 대주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며 오너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경영일선 복귀에 대한 전망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잇단 참사에 고개 숙인 정몽규 HDC 회장…경영에서 손 떼지만 대주주 지위는 유지=정 회장은 17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본사에서 광주 서구에 위치한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함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그는 “광주사고 피해자와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광주에서 발생한 두 사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저는 이 시간 이후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이 최근 7개월 사이 발생한 대형 붕괴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경영에서 손을 뗀 것이다.

 

이미 HDC현산은 지난해 6월에도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 현장에서 철거 작업중 건물 붕괴 사고를 일으켜 9명의 시민을 숨지게 하고 8명을 다치게 했다. 당시 정부는 불법 하도급으로 사고가 발생했지만, 원청인 HDC현산이 이를 알고도 묵인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불과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또다시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 신축 공사 현장에서 아파트 붕괴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작업자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실종돼 현재 구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민적 비판이 쏟아지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NO아이파크’ 움직임이 일고 있다.

 

◆23년만에 물러난 정 회장…HDC현대산업개발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될 듯=정 회장이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HDC현대산업개발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 될 것으로 보인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정확히 언제 (전문경영인이)선임될지 알 수 없지만, 경영공백을 오래 둘 수 없는 만큼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어떤 결정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방면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해 ‘팔색조’라는 별명이 붙은 정 회장은 정 회장은 1962년생으로 용산고등학교,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지난 1998년 현대자동차 대리로 입사했다.

 

그는 이어 1991년 상무이사를 거쳐 입사 8년만에 1996년 아버지인 고 정세영 현대그룹 회장으로부터 현대자동차 회장직을 물려받았다. 하지만 지난 1999년 현대그룹 경영권 조정 과정에서 사촌 형인 정몽구 전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에게 빼앗기고 대신 HDC현산의 경영권을 이어받았다.

 

정 회장은 1999년 HDC현대산업개발을 들고 나와 HDC그룹을 세운 뒤 20년 만에 자산 10조원이 넘는 기업집단으로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건설업 경험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HDC현대산업개발을 국내 대표 종합건설사로 키워내는 등 오너 겸 전문경영인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정 회장은 그동안 사업다각화 행보도 본격화했다. 정 회장은 건설사업뿐 아니라 인수합병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석유화학, 정보통신(IT), 유통, 악기제조업까지 사업 범위를 공격적으로 확대했다. 정 회장은 또 건축물의 디자인을 중시하는 디자인경영을 도입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파크 하얏트 서울’과 용산에 있는 패션전문 백화점 ‘현대 아이파크몰’ 디자인 등에 관심을 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