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권지현 기자] 사모펀드(PEF)로 주인이 바뀐 롯데손해보험과 MG손해보험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PEF를 새 주인을 맞은 이후 롯데손보가 실적 반등에 성공한 반면 MG손보는 적자로 돌아섰다. 지배구조 개선과 순익전략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롯데손보는 작년 10월 JKL파트너스에, MG손보는 지난 4월 JC파트너스에 각각 인수됐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445억원을 거둬 1년 전(175억원)보다 154.3%(270억원) 급성장했다. 지난해 순익(175억원)이 2018년(440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던 것을 감안하면 대주주가 변경된 뒤 1년 만에 순익개선에 성공한 셈이다.
반면 MG손보는 같은 기간 56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고 적자로 돌아섰다. 작년 9월 말 기준 186억원의 순익을 거둔 MG손보는 1년 만에 751억원의 손실을 냈다. 특히 이번 적자 전환은 지난해 전년(92억원)보다 102.2% 급증한 186억원의 순익을 낸 뒤 찾아온 실적감소라 더욱 아쉽다.
사모펀드를 새 주인으로 맞이한 두 손보사가 상반된 실적을 올린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지배구조 개선 여부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롯데손보의 경우 오랜 기간 PEF가 주인이었던 MG손보와 달리 작년 대기업집단에서 분리된 만큼 기존과 차별화되는 지배구조 개선이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롯데손보는 대주주 변경과 동시에 JKL파트너스 전무를 지낸 최원진 대표를 영입한 뒤 지배구조가 우수한 기업 문화를 만들기 위해 과감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 대표는 취임과 동시에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던 관행을 깼으며 이사회 위원회를 모두 사외이사로 구성해 이사회의 독립성을 확보했다. 올해 초에는 30억원규모의 자사주를 직원들에게 나눠줘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회사와 주주, 직원에게 성과를 공유한다는 전략이 통한 셈이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당장의 실적보다 내재적 가치 중심 경영에 힘을 쏟고자 노력한 것이 순익 상승은 물론 이전보다 젊고 활기찬 기업문화 조성에 기여한 것 같다”고 밝혔다.
반면 MG손보는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눈에 띄는 모습이 없다. 잇단 사모펀드로의 대주주 변경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MG손보는 JC파트너스로의 인수에 앞서 지난 2013년 사모펀드인 자베즈파트너스에 인수됐다. 이 과정에서 지배구조 개선과 정책의 안정감이 떨어졌다. 엑시트(지분매각)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주된 목적인 사모펀드로 주인이 바뀌다 보니 상대적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 체질 개선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수익확보 전략에서도 두 손보사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롯데손보는 대주주 변경 후 상품 개발 등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기업 브랜드 이미지를 바꾸고 창립 이래 처음으로 ‘업계 최초 상품’을 내놓는 등 상품 라인도 다양하게 구성했다. 소비자보호에도 힘써 올 3분기 민원접수 건수가 전년 동기보다 23.6% 줄어들었다. 손보업계 전체가 7.0%의 민원 증가율을 보인 것과 대비된다. 반면 MG손보의 경우 별다른 변화가 없다.
한편 MG손보의 ‘실질적인’ 대주주가 새마을금고중앙회으로 연이은 사모펀드로의 편입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MG손보는 JC파트너스 소유지만 이 펀드에 90% 이상을 출자한 최대 재무적투자자(FI)는 새마을금고다. 새마을금고는 행정안전부 소속으로 손보사를 직접 소유할 수 없다.
또한 박윤식 MG손보 대표이사의 영입 효과도 좀 더 지켜볼 대목이다. 올 3월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된 박 사장은 2013년 6월 한화손보 사장 취임 당시 자산규모 8조원·순익 26억원이던 한화손보를 7년 만에 자산 18조원·순익 281억원 규모로 키워냈다.
MG손보 관계자는 “올해 장기보험 등에서 손해율이 좋지 않아 적자 전환했다”면서 “사모펀드로 또 한 번 대주주가 변경돼도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연초 새로운 CEO를 맞이하며 신상품 개정에 나서는 등 체질개선을 위한 청사진을 가지고 한발 한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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