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전수전] 2% vs 7%...은행 주먹구구식 가산금리 '여전'

등록 2024.09.09 09:11:56 수정 2024.09.09 09:12:06

금융당국 '투명성 강화' 압박에도 가산금리差 더 벌어져
대출조절 명목으로 고무줄 책정...소비자 부담 증가 우려

 

[FETV=권지현 기자] 신용 대출금리에 반영되는 가산금리가 은행별로 최대 5%포인트(p)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 대출 증가세를 억제하라는 금융당국의 압박에 은행들이 주먹구구식으로 가산금리를 산정하다보니, 그 부담은 고스란히 고객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7월 국내 17개 은행 중 가산금리(신규취급액·일반신용대출 기준)가 가장 높은 곳은 지방은행인 전북은행(7.33%), 가장 낮은 곳은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1.98%)로 나타났다. 두 은행간 가산금리 격차는 5.35%p였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와 가산금리 등으로 구성된다. 이 중 가산금리에는 대출에 소요되는 각종 비용과 함께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정하는 '목표 이익' 등 주관적으로 정하는 수치가 반영된다. 

 

은행간 가산금리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작년 12월 기준 국내 17개 은행간 가산금리 차이는 최대 5.4%p였는데 반년 이상 흐른 올해 7월에도 5.4%에 가까운 격차를 기록했다. 2년 전이던 2022년 7월 은행간 격차는 4.55%였다.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21년에는 은행간 약 4%p가량 차이가 벌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3년 만에 은행간 차이가 1.5%p 가까이 더 벌어진 셈이다. 

 

 

자금 조달 여건이나 고객군이 비슷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간에도 가산금리 차이가 1.4%p 이상 벌어졌다. 지난 7월 기준 KB국민은행의 가산금리는 4.44%로 5곳 중 가장 높았으며, NH농협은행은 3.03%로 가장 낮았다. 두 은행간 차이는 1.41%p다. 올해 3월 및 2022년 7월 5대 은행간 가산금리 격차는 최대 1.28%p, 1.14%p였는데 그 차이가 더 확대됐다. 대형은행 간에도 꾸준히 1%p 넘게 가산금리 격차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금융 당국이 대출 가산금리 산정 체계를 정비하겠다고 밝힌 시점 보다도 은행 간 금리 차이가 더 벌어진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부 은행들이 가산금리 세부항목을 산정할 때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2022년 7월 금융위원회는 앞으로 가산금리 항목 중 업무원가의 경우 은행들이 대출 종류·규모 등에 따라 차등화된 원가를 적용토록 하는 등 가산금리 산정의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2년이 흐른 현재 17개 은행 및 5대 은행 간 가산금리 격차는 더 커졌다.  

 

금융 당국은 2019년 가산 금리를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한 은행들에 무더기로 경고를 주기도 했다. 5대 은행은 물론 IBK기업은행, 씨티은행, SC제일은행 등이 '경영 유의' 통보를 받았다. 지난 2021년에는 Sh수협은행이 가산 금리 책정이 불합리하다는 이유로 금융감독원의 경고를 받았다. 가산금리 산정 체계와 관련한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그 책정이 합리적이지 않을 경우 이자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가 떠안게 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산금리 자체는 은행이 자율적으로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적인 금리 수준을 두고 문제삼긴 어렵다"면서도 "금융당국의 대출 억제 기조를 따라 경제성장률 목표 수준(약 2%)으로 대출 증가세를 조절하려다 보니 은행별로 가산금리가 들쑥날쑥인데, 당국의 가산금리 동향 주시에도 각 은행의 대출 전략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은행간 금리 격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권지현 기자 jhgwon1@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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