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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10년 되찾자"...10년만에 재설립된 KB손사 노조, 첫 임단협

지난 19일 상견례서 노사 양측, 상호 협력 약속...오는 26일 1차 교섭 예정 등 본격화
노조 “김영장 대표이사 단기 실적주의 경영방식 문제” 지적...일부에선 퇴진 목소리도

 

[FETV=오세정 기자] KB금융그룹 계열사인 KB손해사정(이하 KB손사) 노사 양측이 공식 노조 설립 이후 첫 상견례를 가졌다. 이날 노조는 일부 직원들의 대표이사 퇴진 목소리에도 불구 상호 협력 발전을 약속하는 선에서마무리했다.

 

이날 KB손사 노조는 지난 2008년 와해됐던 노동조합을 재정비해 10년 만에 재설립한 만큼 그간 후퇴된 근무환경과 제도들을 개선해나간다는 방침이다.

 

19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KB손해사정 노사는 이날 서울 합정동 KB손해보험 본사에서 노조 설립 후 임금 및 단체 협상(이하 임단협)을 위한 첫 상견례를 열었다.

 

상견례 자리에는 사측에서 김영장 KB손사 대표이사를 비롯해 경영진과 경영지원본부장, 기획부장 등 8명이, 노조 측에서 김현정 사무금융노조 위원장과 정철 KB손사지부장을 비롯한 8명이 참석했다.

 

노사 양측은 30분 간 대화를 나누며 10년 전 노조가 깨졌던 아픔을 딛고 출범한 만큼 서로 협력해 나갈 것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노조 형태나 운영 방식 등 단체 기본안을 마련하기 위해 오는 26일 1차 실무교섭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노조 측은 노조 활동을 위한 전임자 타임오프와 사무실 임차 등을 사측에 요구했으며 사 측은 이에 적극 협조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철 지부장은 “대표이사도 서로 윈윈해서 발전된 노사 관계를 만들자는 뜻을 전했고 김현정 위원장도 노조가 기업의 걸림돌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협심해 한 단계 발전된 노사가 되자고 말했다”면서 “노조 측은 전임자 타임오프와 사무실 임차 등을 요구했고, 조만간 공문을 통해 답변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현정 위원장은 “첫 상견례 자리였고, 특별한 이야기가 오가진 않았다”면서 “10년 만에 노조를 설립해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하기로 했다”며 “노조 활동을 위한 선결 조건에 대한 향후 대응방식을 보면 사측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B손사 관계자는 “노사가 처음으로 서로 만나 인사하는 상견례 자리인데다 양측 모두 이후 일정이 있어서 오늘은 간단한 이야기들만 오고 갔다”며 “노조 운영 방향 등은 추후에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첫 상견례 자리인 만큼 양측이 상호 협력 발전을 약속했지만 향후 노사 간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다. 노조 측은 과반수 이상 노조가 설립, 10년 만에 출범한 만큼 단기 실적을 위한 사측의 무리한 경영방식과 후퇴된 직원 근무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KB손사 노조는 지난달 18일 발대식을 가지고 출범했다. 회사 전신인 옛 LIG손해사정에 노조가 설립됐다가 와해된 지 10년 만의 일이다. 노조 규모는 전체 직원 1400여 명 가운데 700여 명으로, 실무자 기준으로 봤을 때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정철 지부장은 “10년 전 사 측이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노조 와해 활동을 벌여 노조가 실패했다”면서 “그때나 지금이나 사 측의 일방통행식으로 이뤄지는 정책과 제도 등을 개선, 후퇴한 직원의 권리와 근무 환경 등을 바로잡을 것”이라며 노조 출범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김영장 대표 임기가 반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단기 실적을 위해 검증되지 않은 정책이나 제도를 무리하게 도입‧운영했다”고 지적했다.

 

노조 측 관계자는 “업무량은 지난해 대비 23% 증가했으나 인력은 고작 2%만 충원되면서 열악한 노동 환경에 있는데다 승진급에서 고직급자에 대한 급여 인상분이 하향평준화된 실정”이라며 “특히 사업비 절감을 통해 단기 실적을 내기 위해 소액사고건을 저경력자나 여직원에게 배당 처리하면서 다소의 보험금이 누수됐고 그 결과 상반기 손해액이 290억원이라는 정책 실패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한편 KB손사 일각에서는 김영장 대표에 대한 퇴진 목소리도 내고 있다. 이들은 김 대표가 사내 불합리한 처사 및 불합리한 경영행태 등에 대해 눈을 감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