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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넘어선 증권사 ISA, '머니무브'는 계속된다

세법개정·증시호황에 '2030세대' 대거 증권사로 옮겨
총 투자규모 여전히 은행이 앞서..."좀더 지켜봐야"

 

[FETV=성우창 기자] 증권사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자 수가 은행 가입자 수를 넘어선 이후 계속해서 늘고 있다. 

 

총 투자규모는 여전히 은행이 훨씬 크지만, 증권사 ISA 가입자들이 주로 2030세대인 만큼 미래 주요 고객층이 될 가능성 때문에 금융권은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6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증권 업계 ISA 가입자 수는 128만7389명, 은행 가입자 수는 97만65명을 기록했다. 은행 가입자 유출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지만 증시호황·세법개정 바람을 타고 증권사에 새로운 ISA 고객이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월 투자자가 직접 운용할 수 있는 중개형 ISA 상품이 출시되자 은행에서 증권사로 옮겨가는 '머니무브'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증권사 ISA 가입자 수 추이를 살펴보면 2월말 1만7771명, 3월말 19만명, 4월말 31만5625명, 5월말 기준 12만2942명, 6월말 14만5460명, 7월말 33만7000명으로 증가세를 유지했다. 특히 5-6월 가입자 수가 줄어드는가 싶었지만 7월 증가폭 최고치를 보이며 은행 가입자 수를 추월했다.

 

은행 측도 한숨 돌렸다. ISA 고객 감소폭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지난 3월말 34만1297명으로 가입자 수가 크게 감소했지만 4월말 29만4237명, 5월말 15만3834명, 6월말 10만8167명을 거쳐 7월말 2만4858명을 기록했다. 은행에서 증권사로 옮겨가는 '머니무브'가 거의 끝났으며, 7월 증권사 고객 증가는 ISA에 가입한 적이 없는 신규 고객이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일어난 머니무브 현상은 증권사와 은행 두 업계가 취급하는 ISA 유형이 달랐기 때문이다. 은행업계에서는 신탁형·일임형 ISA를 운용하나 증권업계에서는 주식을 투자할 수 있는 중개형 ISA를 취급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증시 호황을 타고 지난 2월 중개형 ISA가 등장하면서, ISA 가입자 중 적극적 투자성향을 가진 고객들이 증권사 ISA로 이동한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7월 가입자 통계는 그런 은행 ISA 고객 유출이 거의 끝나간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물론 증권사 역시 신탁형·일임형 ISA 상품이 존재하나 중개형에 비해 규모가 매우 작고 내부적으로도 가입자 이동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지난 7월 2023년부터 중개형 ISA에서 발생한 국내 상장주식과 주식형 공모펀드 투자 수익이 전액 비과세된다는 세법개정안이 통과되자 더욱 불이 붙었다. 각 증권사들도 세법개정을 강조하며 ISA 고객 유치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5일 삼성증권이 중개형 ISA 상품 이벤트를 이달 말까지 기간 연장했으며,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 등 다른 증권사들도 ISA 이벤트 기간을 연장하거나 새로 실시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애초에 증권사와 은행 고객 성향이 달랐기에 적극적 투자성향에 맞는 ISA 상품이 나오자 대거 이동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며 "증시 호황뿐 아니라 세법개정까지 더해져 투자자들 사이에서 '중개형 ISA 가입은 필수'라는 풍조가 생겼다"고 말했다.

 

가입자 수는 추월당했지만 투자금액은 여전히 은행 ISA가 우위다. 은행의 신탁형·일임형 ISA 총 투자규모는 6조8300억원에 이르는 반면 증권사 중개형 ISA 규모는 2조1041억원에 불과하다. 업계에 따르면 중개형 ISA에 관심많은 2030세대가 기성세대에 비해 비교적 재산이 적어 현저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투자금액이 적다고는 하나 중개형ISA 주 고객층인 2030세대들도 미래 중요 고객"이라며 "큰 위기감을 느끼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 주식투자가 인기인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