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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클로즈업] 취임 40주년 맞는 김승연 회장…자산 288배 키운 ‘한화의 승부사’

 

[FETV=김창수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다음달 1일 그룹 회장 취임 40주년을 맞이한다. 김 회장은 특유의 ‘불도저 리더십’을 바탕으로 결정적 순간마다 선제적 구조조정과 인수·합병(M&A)을 단행, 한화그룹을 재계 서열 7위의 자리에 올려놨다.

 

김 회장은 1981년 8월 창업주인 고(故) 김종희 회장의 별세로 29세에 그룹 회장직을 맡았다. 한화그룹은 1979년 당시 재계 서열(총자산 기준) 9위였다. 올해 순위는 7위다. 1979년 기준 한화보다 위에 있던 그룹 중 아직도 한화보다 우위인 곳은 삼성, 현대차, LG 등 3개에 불과하다. 유독 부침이 심했던 국내 재계에서 그룹을 탄탄히 유지한 비결로는 끊임없는 신사업 발굴과 선제적 구조조정이 꼽힌다.

 

김 회장은 1982년과 1985년에는 각각 한양화학·한국다우케미칼(현 한화솔루션), 정아그룹(현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을 인수하며 석유화학 사업과 서비스·레저부문의 발판을 놨다. 그룹 관계자는 "다우케미칼이 한국 사업을 철수하자 향후 전망이 비관적이라며 주변에서 인수 반대가 심했다"며 "그러나 김 회장은 좋은 매물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 인수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실제로 적자기업이었던 한국다우케미칼은 인수 뒤 1년 만에 흑자전환했고 현재 그룹의 대표적인 ‘알짜 기업’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지난 2015년 이뤄진 삼성그룹 방산·화학 계열사 인수 역시 탁월한 결정으로 평가받는다. 김 회장은 비주력 사업부문을 매각해 전자·헬스케어 등 주력 사업 집중에 나선 삼성그룹의 의도에 착안, 삼성의 매각 사업을 일괄 인수하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시스템·종합화학·토탈 등 계열사를 추가했다. 화학 계열사들 또한 한화그룹의 ‘복병’으로 자리 잡았으며 방산 계열사들은 현재 한화의 우주항공 사업 진출을 위한 밑거름이 됐다.

 

1995년 3월 발표한 계열사 구조조정 발표는 한화그룹이 IMF 사태라는 시련을 선제적으로 돌파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1998년을 목표로 일부 계열사를 매각·통폐합하겠다는 복안을 미리 마련해둔 덕분에 IMF 사태 직후 유동성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당시 구조조정에 나섰던 김 회장은 "사람은 유한하지만 기업은 영원해야 한다"며 "죽을 각오를 하면 살아남고 어설프게 살려고 하면 죽는다는 점을 진리로 받아들여 가슴에 새겨나가자"는 말로 인구에 회자됐다.

 

2002년에는 대한생명(현 한화생명)을 인수해 생보·손보·증권·운용·저축은행 등 금융사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이 같은 연쇄 M&A를 통해 한화그룹 총자산은 김 회장 취임 당시인 1981년 7500억원에서 2020년 217조원으로 약 288배 늘어났다. 계열사는 19곳에서 83곳으로 증가했다. 단순히 '화약 만드는 그룹'을 벗어나 제조·방산·우주항공·석유화학·에너지·금융·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을 영위하는 그룹으로 도약했다.

 

김 회장은 평소 보여준 거침없는 리더십으로도 유명하다. 2014년 이라크에서 이뤄진 '광어회' 회식도 유명한 일화다.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현장 직원들이 “광어회가 먹고 싶다”고 건의했고 직접 현장을 방문한 김 회장은 광어회 600인분을 공수해 만찬을 했다.

 

2000년 이후 한화가 주관하고 있는 ‘서울세계불꽃축제’도 김 회장의 평소 지론을 보여주는 선례다. 한화의 사회공헌사업인 서울세계불꽃축제 명칭에는 그룹 이름이 들어가지 않는다. 재계에 따르면 국민에게 즐거운 추억을 선사할 수 있다면 그걸로 됐다는 것이 김 회장의 생각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