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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에너지


[FE워치] SK이노베이션 김준號, 배터리 글로벌 영토 확장 '올인'

‘인터배터리 2021’ 통해 高니켈 배터리·안정성 강화 분리막 등 기술력 과시
글로벌 점유율 확대·그린론 통한 생산기지 확충 등 '기반 다지기' 주력
“SK이노 배터리부문, 성장세 지속…전년比 흑자전환, 연간 영업익 1.7조”

 

[FETV=김창수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차기 주력 사업으로 배터리를 낙점,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의 성과도 괄목할 만한 것이지만 본격적 성장은 이제부터라는 분석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개최됐던 ‘인터배터리 2021’을 통해 고(高)니켈 전기차용 배터리·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기술 기반 분리막 등 업계를 선도할 만한 기술력을 과시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SK이노베이션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은 국내 경쟁사와 더불어 세계 5위권에 안착하는 모습이다. SK이노베이션은 아울러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차입한 ‘그린론’을 통해 유럽 생산기지 건립에 나서는 등 향후 배터리 사업 장기 레이스를 위한 기반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 부문 성장세에 힘입어 석유·화학 및 윤활유를 비롯한 사업 전 부문에서 적자를 탈피, 올해 약 1.7조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 인터배터리 통해 드러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야심’= SK이노베이션이 정유화학 부문과 더불어 자사 사업의 양대 축으로 삼고 있는 배터리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SK이노베이션이 공을 들이고 있는 배터리사업의 현재와 미래는 최근 개최됐던 ‘인터배터리 2021’에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SK이노베이션은 인터배터리에서 지난해 전시의 약 1.6배 규모인 360㎡의 부스를 꾸렸다. 부스 입구에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탑재한 다양한 글로벌 완성차를 전시해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부스에 전시한 현대차의 ‘아이오닉5’에는 고(高)니켈 배터리 중 니켈 비중을 현재 업계 최고 수준(약 80%)으로 끌어올린 NCM8 배터리가 적용됐다. 고니켈 배터리는 뛰어난 안전성을 갖춘 기술력이 담보돼야 양산할 수 있는 대표적 전기차 배터리로 꼽힌다.

 

아울러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시장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차종 중 하나인 포드의 F-150도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포드의 주력 모델인 F-150에는 SK이노베이션의 리튬 이온 배터리인 ‘NCM9’가 들어간다. SK이노베이션은 이를 2022년부터 포드에 납품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이 국내·외를 통틀어 다양한 전기차종에 배터리를 납품할 수 있는 이유는 분리막 내재화 등을 통한 차별화된 안전성이 꼽힌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를 통해 배터리 분리막을 제조하고 있다. SKIET는 독자 기술로 머리카락의 25분의 1 수준인 5마이크로미터 두께로 얇으면서도 튼튼한 분리막을 제조할 수 있다. 분리막이 얇으면 이온이 활발하게 이동할 수 있어 배터리 출력이 높아지고 충전 속도도 빨라진다. SK이노베이션은 또 배터리 제조 공정에서 양극·음극 사이로 분리막을 지그재그로 지나도록 하는 ‘Z폴딩 기법’·배터리 셀 화재 시 주변 셀로의 확산을 차단한 열확산 억제력 기술 등을 통해 경쟁사와 차별화된 ‘안전 제일’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 공고해지는 글로벌 ‘톱5’ 위상…친환경 경영 접목 해외 진출까지=SK이노베이션은 그동안의 배터리 부문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에서도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의 15일 발표에 따르면 올해 1~4월 글로벌 전기차 시장(중국시장 제외) 배터리 점유율 통계에서 SK이노베이션은 3.5GWh로 5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했을 때는 143.5% 대폭 성장한 수치다. LG에너지솔루션이 12.6GWh로 1위, 삼성SDI가 3.7GWh로 3위를 기록하며 국내3사가 모두 ‘톱5’에 든 모습을 보였다.

 

재계에선 유례가 없던 현재의 전기차 시장 판매 호조세가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을 지속적으로 크게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기아 니로 BEV(배터리전기차)와 현대 코나 BEV, 메르세데스 벤츠 GLE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등의 판매 호조 덕분에 사용량이 대폭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은 ‘친환경 경영’을 매개로 한 해외 생산공장 투자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 코마롬 제2공장(SKBM) 투자를 위해 한국수출입은행 그린론 5억 달러를 차입하는데 성공했다고 최근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26일 이사회서 이에 대한 채무 보증을 의결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9년 국내 기업 최초로 그린론을 통한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이후 매년 친환경 파이낸싱으로 투자금을 확보해 친환경 전기차 배터리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친환경 파이낸싱이란 전기차, 신재생 에너지, 고효율에너지 등 친환경 프로젝트에 쓰이는 자금 조달 방법 중 하나로 그린론, 그린본드가 대표적이다. 시장에서 사업의 친환경성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을 인정받는 동시에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 조달도 가능하다. 이번 SKBM 그린론은 SK이노베이션이 채무보증을 서는 방식이며 5억달러의 대규모 장기 자금을 양호한 금융 조건 아래 확보했다. 기간은 최대 7년이다. 조달된 자금은 헝가리에서 진행 중인 제2공장 건설에 사용할 예정이다.

 

◆ “성장세 당분간 이어질 듯…지난해 코로나19 딛고 올해 흑자 전환”= 한편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부문 강화를 통한 성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현재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SK이노베이션 주가에 반영된 배터리 사업 가치는 6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며 “공격적인 중장기 증설 계획과 높아지는 수주 잔고를 감안하면 상대적인 디스카운트가 크다고 판단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배터리 사업부문의 쾌속 항해와 더불어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기록했던 적자를 떨치고 올해 흑자전환할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가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올해 47조5000억원 상당의 매출과 더불어 1조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조5000억원 가량의 적자를 낸 것을 상당 부문 메우는 ‘청신호’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