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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매트릭스' 조직 재정비 통했다

연말 인사서 수장 대거 교체...1분기 영업이익 20.8% 증가
글로벌부문 수익 확대·금융당국 지적사항 개선 등 과제 남아

 

[FETV=권지현 기자] 지난 연말 인사를 통해 재정비를 마친 신한금융그룹의 '매트릭스' 조직이 올해 첫 시험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용병술이 다시 한번 통했다는 평가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의 매트릭스 조직은 올 1분기(1~3월) 759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1년 전(6281억원)보다 20.8%(1309억원) 늘어난 규모다. '매트릭스'는 계열사의 공통된 사업부문을 경영 효율화를 위해 하나로 묶어 관리하는 수평적 조직을 말한다. 예를 들어 은행·금융투자·생명·카드 등 각 계열사에서 개별적으로 운영하는 글로벌 사업이 매트릭스 체계에서는 그룹 차원의 글로벌사업부문으로 통합, 운영된다.

 

신한금융의 매트릭스 조직은 글로벌·글로벌투자금융(GIB)·고유자산운용(GMS)·퇴직연금·자산관리(WM) 등 총 5개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모두 그룹의 주요 부문으로 비이자이익 등 핵심 사업을 책임진다. 각 조직의 부문장은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주요 자회사의 임원을 겸직한다. 조 회장은 2017년 취임 직후 그룹의 사업 다각화를 위해 매트릭스 조직을 직접 구축했다. 지난 2019년 6월 퇴직연금 부문이 매트릭스 체제로 최종 편입되면서 현재의 모습이 완성됐다.

 

조 회장은 지난해 연말 임원인사를 통해 매트릭스 조직 부문장을 교체했다. 5개 사업 중 유임된 부문장은 장동기 GMS부문장이 유일하다. 조 회장은 매트릭스 체제에서 가장 큰 축을 담당하는 글로벌·GIB부문은 모두 은행 출신에게 맡겼다. 이에 강신태 신한은행 본부장과 정근수 본부장이 각각 글로벌 및 GIB 부문을 책임지고 있다. 퇴직연금부문은 이병철 그룹 브랜드홍보부문장이, WM부문은 안효열 퇴직연금부문장이 지휘봉을 잡았다.

 

일단 이들의 신고식은 금융권에 그 존재감을 드러내기에 충분했다. 올 1분기 신한금융의 매트릭스 조직이 전 부문 고른 성장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5개 부문의 평균 영업이익 증가율은 24.4%이다. 특히 WM부문의 성장이 눈에 띈다. WM부문은 올 1분기 44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1년 전(402억원)보다 9.4%(38억원) 성장했다. 작년 1분기에는 전년 동기(507억원)보다 1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이 쪼그라들어 20.7% 역성장했던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반등에 성공한 셈이다. WM부문은 신한금융 계열사 중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에 걸쳐있다.

 

 

그룹 전체의 고유자산 운용을 담당하는 GMS부문의 급성장도 주목할 만하다. 1분기 GMS 사업의 영업이익은 1730억원으로 1년 전(1080억원)보다 무려 60.1%(650억원) 늘었다. 이에 매트릭스 조직 맏형 격인 글로벌부문과의 영업이익 격차도 1560억원에서 1090억원으로 500억원 가까이 줄었다.

 

이외 매트릭스 조직 중 가장 많은 4개 계열사에 걸쳐 있는 글로벌부문(은행·금융투자·생명·카드)과 GIB부문(은행·금융투자·생명·캐피탈)은 영업이익이 각각 6.8%(180억원), 18.9%(331억원) 성장했다. 가장 늦게 매트릭스 조직에 합류한 퇴직연금부문도 영업이익이 26.8%(110억원) 증가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그동안 매트릭스 체제를 운영하며 은행, 카드, 금융투자, 생명, 캐피탈 등 전 그룹사가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영업전략을 기반으로 수익력을 확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 결과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의 인사 재정비 후 받은 첫 성과는 이처럼 성공적이지만 과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먼저 글로벌부문의 수익창출에 대한 고민이 더욱 필요해 보인다. 글로벌부문은 매트릭스 조직 영업이익의 37% 이상을 차지할 만큼 그룹 내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올 1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은 7%를 밑돌아 매트릭스 조직 중 최하위 성장률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성장에 한계를 겪은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신사업 모색 등을 통해 이익을 늘려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GMS부문의 경우에는 추후 이뤄지는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에서 동일한 지적을 피하기 위해 조직 체계를 다듬어야 한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11월 신한금융에 GMS부문 관련 내부통제 시스템이 부실하다는 의견을 전달하고 개선책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장동기 부문장이 은행·금융투자·생명 등 3개 계열사로부터 42건의 금융투자상품 매매정보 보고를 받은 점이 문제가 됐다. 금감원은 이 부분이 '금융투자업자는 제3자에게 미공개중요정보의 교류를 적당히 차단해야 한다'는 자본시장 관련 법령을 일부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금감원 권고의 경우 GMS 사업그룹의 '차이니스 월'과 관련된 사항에 대해 금감원이 이해 상충 등의 우려를 표한 것이었다"며 "신한금융은 매트릭스 출범 때부터 GMS부문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각 그룹사 별로 물리적 공간 및 업무 시스템 등을 분리해서 운영하고 있으며, 그룹사 간 매매정보 이용행위 등에 대한 수시 점검과 내부통제 강화와 관련된 내용은 조치를 완료한 상태"라고 밝혔다.

 

더불어 "향후 매트릭스 부문제도를 운영하며 그룹사들의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그룹의 경상이익 규모를 확대해 나갈 수 있는 다양한 사업들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