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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FE워치]롯데 신동빈 ‘현장경영’ 재가동…이베이코리아 인수 성공할까?

야구장 이어 지난 8일 롯데하이마트 압구정점 방문
롯데쇼핑, 이베이인수전 총력…요기요 인수 불참
14일 본입찰 예정…신세계 등 경쟁구도 치열

 

[FETV=김윤섭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국내경영에 복귀한 직후 현장경영을 재개한 가운데 이르면 이번주로 예정된 이베이코리아 입찰전에 롯데가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실탄확보는 물론 관심이 높았던 요기요 입찰에도 불참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롯데온 론칭 1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행사를 통해 공격적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롯데가 이베이코리아를 통해 단박에 이커머스 업계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유통 맞수'인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의 자존심 싸움이 팽팽한 가운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야구장에 이어 계열사 매장을 찾아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 신동빈 회장 야구장 이어 계열사 방문...현장 경영 박차=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신 회장은 소수 수행원과 함께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압구정점을 방문했다. 이베이코리아 등 굵직한 인수전을 앞둔 만큼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한편 실적 저하로 침체한 내부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일본을 오가며 ‘셔틀 경영’을 하는 신 회장은 지난달 10일 일본에서 귀국해 자가격리가 끝난 23일 올해 처음으로 신설한 ‘롯데어워즈’ 시상자로 나서면서 국내 경영활동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잠실 구장을 찾아 롯데자이언츠 경기를 관람하기도 했다. 신 회장이 야구장을 찾은 건 2015년 9월 11일 이후 6년만으로 올해 유통 라이벌인 신세계그룹의 정용진 부회장이 야구단을 인수하면서 맞수 구도가 형성된 것을 의식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신 회장의 귀국과 함께 롯데그룹의 행보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우선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자금력에서 다른 어떤 기업에도 밀리지 않겠다는 각오다. 우선 1주년을 맞은 롯데온 자체 경쟁력 키우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 이베이출신 나영호 대표 영입하며 롯데온 키우기 본격화=롯데그룹은 나영호 전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을 지난 12일자로 롯데온 대표(부사장)로 정식 인사 발령을 내렸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롯데온 대표가 부사장급으로 격상됐다는 점이다. 롯데쇼핑의 4개 사업 부문(백화점·마트·슈퍼·이커머스) 가운데 그동안 백화점 부문장만 부사장급이었으며 나머지는 전무급이었다.

 

롯데그룹이 롯데온 대표를 외부에서 영입하면서 부사장 직위까지 준 것은 그룹 미래와 사업 전략 측면에서 롯데온의 중요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나 부사장은 출근 후 전 사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보내 "롯데그룹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제가 이 자리에 오게 된 이유이고 그룹에서 요청한 미션"이라고 말했다.

 

나 부사장은 국내 e커머스 '빅3' 중 하나인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 출신이다. 삼성물산·현대차그룹·LG텔레콤 등을 거쳐 2007년부터 이베이코리아에서 일했다. 이베이코리아에서는 간편 결제와 모바일 e쿠폰 사업 등을 이끌었다.

 

나 부사장은 "제가 25년 전에 함께 했고 20년 전에 떠났던 이곳에 다시 돌아오게 됐다"며 "롯데그룹은 디지털로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거기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고 혁신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그것을 저와 우리 e커머스 사업부가 주도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대홍, 롯데, G마켓, 이베이 출신이 아니라 '인터넷 출신'이고 '디지털 DNA'를 가진 사람"이라며 "마찬가지로 여러분도 우리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하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나 부사장은 "우리 DNA는 디지털이어야 하고 우리의 일하는 방식과 문화는 디지털 방식에 걸맞게 변화하고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임 대표와 함께 롯데온은 1주년 기념 대형 프로모션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면서 올해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 롯데온, 출시 1주년 맞아 대대적인 행사 진행...고객 잡기 총력=롯데온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일까지 오픈 1주년을 맞아 '온세상 새로고침' 행사를 진행했다. 역대 최대 규모인 2만여 개 셀러가 참여했으며, 최대 50%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롯데온은 상품과 혜택, 서비스 등을 새롭게 선보이겠다는 의미로 행사명을 '롯데온세상 새로고침'으로 정했다.

 

롯데온은 지난해 4월 출범 당시 시스템 불안정을 겪으며 출발했다. 이후 시스템 안정화에 집중했고, 9월 퍼스트먼데이를 시작으로 마케팅 행사를 강화한 결과, 롯데온의 지난 달 일 평균 매출은 출범 초기와 비교해 4배 이상 증가했다. 또 롯데온에 등록된 셀러와 매출이 발생한 셀러 숫자도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온은 검색 기능 개선, 선물하기 기능 강화 등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를 바탕으로 다시 한번 이커머스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다. 또한 안정화 작업을 마친 시스템을 바탕으로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며 실적 역시 지난해보다 크게 신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행사 첫날인 26일 많은 고객이 찾으며 전년대비 6배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당일 롯데온을 방문한 고객 수도 평소 대비 5배 이상 높았으며, 특가행사를 진행했던 오전에는 순간적으로 8배 많은 트래픽이 나오기도 했다. 구매 고객 수도 전년대비 7배 많았으며, 구매 고객 중 첫 구매 고객의 비율이 15%를 넘어서며 신규 고객 유치에도 성공했다.

 

박광석 롯데온 마케팅부문장은 “롯데온이 1주년을 맞아 고객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준비한 ‘온세상 새로고침’이 성황리에 진행됐다”며, “e쿠폰과 라이브 방송 등이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행사 잔여 기간에 제주항공 항공권을 포함해 인기 브랜드 럭키박스 등을 중심으로 집객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 지난해 자존심 구긴 롯데...체질개선 통해 승부수 던진디=롯데가 올해들어 이커머스 주도권을 위해 공격적인 움직임에 나서는 데에는 지난해 좋지 않은 실적이 배경에 있다. 지난해 롯데쇼핑은 코로나19여파가 장기화되면서 실적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롯데쇼핑은 매출은 16조761억원으로 8.8% 떨어졌고 영업이익은 19% 하락한 3460억원을 기록했다.

 

또 최근 쿠팡을 비롯한 경쟁사들의 움직임이 빨라진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미국 증시 상장에 성공하면서 약 5조원의 자금을 투입할 준비를 마쳤고, 신세계는 네이버와 2500억원 규모의 지분교환을 통해 온오프라인 최강 연합군을 결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점유율 기준으로 롯데온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약 16% 점유율을 확보해 3강체제를 굳힐 수 있다는 평가다.

 

롯데온의 지난해 거래규모는 7조6000억원으로, 연간 20조~22조원 수준으로 추정되는 이베이나 쿠팡 등에 비해 크게 뒤처진다. 롯데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애초 이베이코리아 사정을 잘 아는 나 대표를 영입한 것 자체에 이런 포석이 깔렸다는 분석에도 나온다.

 

나영호 신임 롯데온 대표는 삼성물산·현대차그룹·LG텔레콤 등을 거쳐 2007년부터 이베이코리아에서 일했다. 이베이코리아에서는 간편 결제와 모바일 e쿠폰 사업 등을 맡은 온라인 쇼핑몰 전문가다.

 

업계에선 나 대표가 롯데온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는 한편 외부 인사를 새로 영입하는 등 조직 정비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에서 항상 선두권을 유지해온 이베이코리아의 문화를 롯데에 옮기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다면 거래량이나 시장 점유율에서 주도권을 가지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는 게 업계 정설이다.

 

실제로 이베이코리아는 옥션·G마켓을 소유한 오픈마켓 이커머스업체로 결재액 기준 네이버와 쿠팡에 이은 국내 이커머스 3위 기업이다. 지난해 거래액 20조원을 돌파하며 쿠팡, 네이버쇼핑과 함께 3강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또 유일하게 16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알짜' 매물이기도 하다

 

지난해 기준 이베이코리아의 이커머스 점유율은 12%로 네이버(17%)와 쿠팡(13%)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순간 쿠팡과 네이버를 위협하는 위치까지 단숨에 올라갈 수 있는 것이다. 지난해 국내 주요 이커머스업체 거래액은 ▲네이버 (27조원) ▲쿠팡(22조원) ▲이베이코리아(20조원) ▲11번가(10조원) ▲위메프(7조원) ▲티몬(5조원) ▲카카오(4조6000억원) ▲SSG닷컴(3조9000억원) 등으로 추정된다.

 

◆ 롯데물산 백기사 자처...롯데월드타워, 롯데월드몰 지분 인수=최근에는 신동빈 회장의 국내 업무 복귀와 함께 실탄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고 보유하고 있던 롯데월드타워 및 롯데월드몰 지분 전량인 15%를 8300억원에 롯데물산에 매각하기로 결의했다.

 

롯데물산은 롯데쇼핑 지분과 롯데호텔의 지분 10%(5500억원)까지 인수해 롯데월드타워몰의 단독 소유주가 됐다. 부동산·자산관리 전문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앞서 지난해 11월 롯데쇼핑은 부동산(5개 점포 및 물류센터 토지)을 롯데리츠에 양도해 약 7300억원을 확보했다. 5개월 동안 확보한 실탄만 1조56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기준 롯데쇼핑의 현금및현금성자산 1조9132억원이다.

 

이번 자산 매각 금액까지 포함할 경우 2조7000억원대의 실탄을 확보한 셈이다.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이 약 5조원대로 추산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1년 이내에 현금화가 가능한 단기금융자산(1조6000억원)까지 합하면 롯데쇼핑의 투자 가능 재원은 3조2400억원이 넘는다다른 계열사와 공동으로 인수에 나서거나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한다면 인수대금 마련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평가다.

 

올해 쿠팡, 네이버, 신세계, GS리테일 등이 공격투자를 예고한 가운데 이베이 출신 외부인사인 나영호 신임 롯데온 대표를 영입하면서 승부수를 던진 롯데가 올해 유통큰형님의 자존심을 되찾고 이커머스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