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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에너지


[D-3]"바이든 美대통령 선택은?"...LG-SK, '배터리소송 거부권' 판세 안갯속

12일 바이든 美대통령 거부권 시한…돌발변수 배제 못해
SK이노베이션 “전기차 키우려면 거부권 행사해야,
LG에너지솔루션 “SK 배터리 수입금지가 합의 해법” 맞서

 

[FETV=김창수 기자] "죽느냐 사느냐" 전기차 배터리 소송 공방전을 펼치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생사 결정이 사흘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12일 오후 1시(한국시간)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운명을 판가름할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국제무역위원회(ITC) 판결에 대한 거부권이 행사되기 때문이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 하지만 거부권 행사 시한이 초읽기 돌입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양측은 직간접 루트를 통해 미국 백악관 내부 움직임과 분위기 등을 체크하는 등 사실상 초긴장 상태다.  

 

물론 양사는 각자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미국 현지에서 치열한 로비전까지 불사하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은 미국의 전기차 산업을 키우고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려면 SK 배터리의 수입금지 명령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 측은 SK 배터리의 수입금지만이 SK 측을 합의장으로 불러내는 해법이라며 팽팽히 맞서는 형국이다.

 

‘K-배터리’의 대표주자 격인 양사의 ‘치킨게임’을 바라보는 재계의 시선은 곱지 않은 게 사실이다. “나라 망신이다”, “산업 전체의 파이를 깎아먹는 격”이라는 지적과 비판이 꼬리를 물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중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숨가쁘게 진행된 3년간의 분쟁…승자는 누구?= 지난 2019년 4월 LG에너지솔루션(당시 LG화학)은 ITC에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제소했다. 같은 해 9월 SK이노베이션은 LG 측을 특허 침해를 이유로 별도의 소를 제기했으며 이에 LG에너지솔루션도 SK에 대해 맞소송을 제기했다.

 

이듬해인 2020년 2월 ITC는 맨 처음 건인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비밀 침해 제소 건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의 조기 패소 예비 결정을 내렸으나 두 달 뒤 SK 측이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ITC는 재검토에 착수, 세 차례의 연기 끝에 올해 2월10일(현지 시간) LG에너지솔루션 측의 주장을 모두 인정함과 아울러 SK이노베이션 리튬 이온 배터리의 미국 내 10년 수입 금지 최종 결정을 내렸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ITC의 이 최종 결정에 대한 60일의 심의 기간을 거쳐 오는 11일(현지 시간) 최종 결정에 대한 승인 또는 거부권 행사를 하게 된다,

 

한편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파생된 별개의 건인 2019년 9월 LG에너지솔루션이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에 대해서는 ITC가 지난 3월31일(현지 시간) “SK가 LG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예비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아울러 2019년 9월 SK가 LG를 상대로 먼저 제소했던 특허 침해 소송 건은 ITC 담당 판사 일신상의 이유로 7월30일(현지 시간) 예비 판결이 나오게 된다.

 

 

◆ 거부권 행사 시한 앞두고 美 로비전 치열 =복수 소송을 둘러싼 양측의 ‘배터리 시계’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양 사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비교적 발표 시간대가 일정했던 ITC의 판결과는 달리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는 ‘시한’ 개념이라 최종 시한 이전에라도 언제든 발표가 날 수 있다. 국내 시간으로 거부권 행사 시한은 오는 12일 오후 1시경까지다.

 

양 사는 최종 승부를 앞두고 미국 정계의 마음을 잡기 위한 총력전에 한창이다. SK이노베이션 측은 배터리 수입 금지 조치로 미 조지아주 공장이 멈추게 되면 미국의 전기차 생산 및 일자리 창출에 차질이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수입금지 처분은 SK이노베이션이 신속히 합의하게 만들 것이란 입장이다. 미국 사업이 막힌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의를 서두르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관 강화를 통한 로비전도 치열하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은 전 미국 환경보호청(EPA) 청장 출신인 캐롤 브라우너 변호사와 전 미국 법무차관인 샐리 예이츠 변호사를 자문위원으로 영입했다. LG에너지솔루션 또한 오바마 행정부 에너지장관을 지낸 어니스트 모니즈로부터 자문을 받고 다른 내부 관계자를 통해서도 바이든 행정부를 설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 “나라 망신” 비난에도…소송전 연장 가능성 대두=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이 수년째 미국을 무대로 ‘치킨 게임’을 벌이고 있고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업계 안팎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달 유튜브 방송, 정례브리핑 등의 자리에서 “나라 망신이자 국가적 손실”이라며 목소리를 냈다. 배터리업계의 한 관계자도 “‘K-배터리’ 산업 성장에 좋을 것이 없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바이든 대통령 거부권 행사 이후 양 사 행보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배터리업계의 한 관계자는 “SK와 LG의 합의는 사실상 ‘결렬’”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SK가 바로 델라웨어 연방 법원에 제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양 사의 쟁송은 또다시 시간을 끌며 지금껏 이어온 만큼의 공방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SK이노베이션와 LG에너지솔루션간 ITC '배터리 소송' 일지는 다음과 같다.

- 2019년 4월 29일: LG화학(현 LG에너지솔루션), ITC에 '영업비밀 침해' SK이노베이션 제소

- 2019년 9월: SK이노베이션, ITC에 '특허 침해' LG화학 제소 / LG화학 맞소송 제기

- 2020년 2월: ITC, 영업비밀 침해 소송 SK이노베이션 조기패소 예비 결정

- 2020년 4월: ITC, SK이노베이션 이의제기에 재검토 결정

- 2020년 9월: ITC,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 심결 1차 연기

- 2020년 10월: 12월로 최종 심결 2차 연기

- 2020년 12월: 2021년 2월로 최종 심결 3차 연기

- 2021년 2월10일: ITC,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 주장 모두 인정하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미국 수입 10년 금지" 최종 결정

- 2021년 3월31일: 2019년 9월 LG가 제소한 특허 침해 소송, "SK가 LG 특허 침해하지 않아" 예비 판결 (SK의 제소 건 판결은 연기)

-2021년 4월11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 ITC 판결 거부권 행사 최종 시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