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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미래를 보여줄 것" 현대백화점 야심작 '더현대서울' 제대로 통했다

사전 개관일 포함 6일간 매출 약 370억원 '잭팟'
연휴 내내 방문객 인산인해...판교점 첫 주말 매출의 2배
3대명품 없다는 우려에도 '숨쉬는 백화점' 컨셉트 성공

 

[FETV=김윤섭 기자] "서울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서울 최대 규모로 오픈한 더현대서울의 오픈을 앞두고 한 말이다. 오프라인 업계가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겪는 가운데에서도 과감한 투자를 통해 더현대서울을 선보이는 그룹의 자신감이 그래도 드러나는 발언이었다. 

 

서울의 중심 여의도에 위치한 더현대서울의 첫 주는 그야말로 '대박행진'이었다. 26일 오픈한 이후 주말과 연휴에는 백화점 에스컬레이터가 가득찰 정도로 고객의 발 길이 끊이지 않았고 이는 매출로도 이어졌다. 

 

4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더현대서울은 사전 개장일인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1일까지 6일간 약 37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5년 개장한 판교점이 오픈 첫 주말(8월 19~23일) 거둔 매출(181억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상회한 실적이다.

 

특히 사전 오픈기간 이었던 지난달 24일에는 별다른 행사가 없었음에도 매출 20억4000만원으로 목표치의 30%를 넘어섰고, 3·1절 연휴기간 100만명 이상의 방문객을 동원하면서 놀라운 집객력을 보여줬다. 

 

26일 모습을 드러낸 더현대서울은 서울 최대 규모의 백화점이라는 점에서 공개전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다. 또 영등포에 위치한 신세계 타임스퀘어점과 롯데백화점 영등포점과의 경쟁구도도 주목을 받았다. 

 

베일을 벗은 더현대서울의 모습은 그간 우리가 알고 있던 백화점의 전형성에서 벗어난 모습이었다. 축구장 약 13개(8만9100㎡) 크기로 서울에서 규모가 가장 크지만 실제 영업 가능한 면적은 49%로, 현대백화점 15개 점포의 평균 영업면적(65%)보다 30%가량 작다. 대신 나머지 면적을 휴게공간과 문화공간으로 조성하는 승부수를 뒀다. 고객이 단순히 쇼핑만 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생활 전반을 체험하는 공간을 선보인 것이다. 

 

더현대서울의 가장 큰 특징은 전 층에서 자연채광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천장은 모두 유리로 제작됐으며, 채광을 위해 천장부터 1층까지 건물 전체를 오픈시키는 건축 기법(보이드, Void)을 도입했다. 고객들은 이로 인해 1층 매장에서도 햇살을 맞으며 쇼핑을 즐길 수 있다.

 

 

또 1층의 12m높이의 인공 폭포, 5층에 1000평 규모의 실내 녹색 공원 ‘사운즈 포레스트'를 조성했다. 쇼핑만 하는 백화점이 아니라 힐링할 수 있는 체험공간을 선보인 것이다.

 

점포의 나머지 절반을 차지하는 매장 구성에서도 전형성을 깼다. 약 600여개 브랜드가 입점한 가운데 상품군을 기준으로 층을 나눠 배치하던 기존 매장 구성 방식에서 벗어나 모든 층을 각 테마에 맞춰 큐레이션 방식으로 배치했다. 1층은 력셔리, 2층은 모던 무드 등 각 층의 테마에 맞는 점포들이 모여있는 방식인 셈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더이상 딱딱하게 쇼핑만 하는 공간은 고객들에게 선택을 받기 어렵다"면서 "쇼핑과 함께 고객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지하 1층에 위치한 국내 최대 규모의 글로벌 식품관 ‘테이스티 서울'도 큰 강점이다. 축구장 2개를 합친 것보다 큰 크기며 약 90여개 브랜드 수가 입점해 판교점보다도 많은 브랜드를 선보인다.

 

오픈 전부터 관심을 모았던 무인매장도 공개됐다. 6층에 위치한 언커먼 스토어가 그것이다. 33㎡(약 10평) 규모로 패션잡화, 생활용품, 식음료, 굿즈 등 200여 상품을 판매하는 라이프스타일숍 형태이며 아마존웹서비스와 협업해 최초로 선보이는 매장이다.

 

‘현대식품관 투홈’ 모바일앱의 QR코드 체크인 기능을 사용해 매장에 입장한 뒤, 선택한 상품을 갖고 매장을 나가면 사전에 등록해놓은 결제수단으로 5분 내 자동 결제된다.

 

더현대서울이 오픈과 동시에 성공가도를 달리면서 지난해 코로나19로 실적이 뒷걸음질 친 현대백화점의 실적이 반등할지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지난해 현대백화점그룹은 영업이익이 2019년 2922억원에서 1359억원으로 급감했다. 

 

또 백화점 매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3대 명품이 자리잡지 못한 점도 약점으로 꼽히고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현재 루이비통 등 다수의 유명 명품 브랜드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오픈 후에도 지속적으로 명품 브랜드를 보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서울의 1주년 목표 매출을 6300억원, 이듬해는 7000억원으로 설정했다. 개장 2년 내에 압구정본점(지난해 매출 약 8880억원)에 필적하는 실적을 이룬다는 목표다. 새로운 백화점 모델을 제시한 현대백화점이 올해 더현대서울을 필두로 실적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