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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 오익근 대표 체제 1년...성적은 ‘합격’ 과제는 ‘라임’

'대신맨' 금융업계의 관심에 '호실적·주가상승'으로 답하다
라임 사태 충당금 적립 등 과제 풀고 IPO 도약 이끌어 낼까

 

[FETV=이가람 기자] 대신증권이 오익근 대표이사 체제로 출범한 첫해 호실적 달성과 주가 상승 등 안정 경영에 성공하며 합격점을 받았다.

 

오 대표는 34년째 대신금융그룹에 몸담고 있는 '대신맨'이다. 경희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신입 사원 공개 채용으로 대신증권에 입사했다. 재직 기간 인사, 마케팅, 재무, 리스크, 인수단 등 다수 부서에서 근무했다. 2013년에는 대신저축은행 대표에 올라 대신저축은행을 업계 10위권 내의 우량 기업으로 성장시킨 재무·금융전문가다. 2018년 대신증권 부사장을 거쳐, 2020년 대신증권 대표로 선임됐다. 화려한 이력으로 취임 당시 금융투자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2490억원과 당기순이익 164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49.8%와 74.8% 증가한 수치다.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고에 따른 피해자 선보상과 계열사 보유세 등 일시적으로 지불한 비용이 938억원에 달한 것을 감안하면 큰 폭의 성적 개선이다. 브로커리지 호조에 따라 비대면 채널을 개편해 수익을 늘렸고, 랩어카운트 등 금융 상품을 내놓으면서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했다. 프라임서비스 출시와 센터 단장 등 자산관리(WM) 영업 기반도 강화됐다.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도 눈에 띈다. 지난해 대신증권은 자사주 300만주를 장내 매입했다. 현금배당 규모도 역대급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은 보통주 기준 2017년 610원→2018년 620원→2019년 1000원으로 배당금을 꾸준히 올려 왔다. 이에 지난해 배당도 전년을 상회하는 수준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 대표 취임 직전 7000원대에 불과했던 주가도 지난해 말 1만3000원대로 상승했다.

 

대신금융그룹의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이라는 이념도 실천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회·아동·청소년·노인·장애인·다문화시설에 성금을 전달하는 등 사회공헌활동 역시 소홀히 하지 않았다.

 

대신증권의 올해 목표는 기업공개(IPO) 부문의 신장이다. 기회도 왔다. 대신증권은 카카오페이의 대표주관사였던 KB증권이 카카오뱅크의 대표주관사로 자리를 옮기는 과정에서 생긴 공석을 꿰차게 되면서 IPO 시장에 진입했다. 올해 초에는 한화종합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 상장 공동주관사로 선정됐다. 대형 증권사들을 제치고 거둔 ‘빅딜’이다.

 

증권가에서 추산한 기업 가치는 카카오페이 최대 10조원, 한화종합화학 최대 5조원, LG에너지솔루션 최대 100조원이다.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공모 규모 역시 조 단위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대신증권이 초대형 IPO에 참여하는 것은 1999년 한국가스공사 이후 처음이다. 대신증권은 지금까지 중소형 거래를 다수 체결하는 전략을 선택해 왔다.

 

예상 시가총액이 조 단위에 달하는 기업의 상장을 담당하게 되면 주관사단이 받게 되는 수수료도 막대하다. 기여도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평균 수백억원을 벌어들일 전망이다. 흥행할 경우 성공보수까지 기대해 볼 수 있다. 여기에 기존 IPO 강자였던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을 통칭하는 ‘빅3’가 주춤하고 있다. 대신증권이 판을 흔들 다크호스로 재부상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메자닌 발행도 진행한다. 대신증권은 성장성이 엿보이는 2차 전지의 양극재업체인 엘앤에프의 1000억원대 증권 발행에 나섰다.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환우선주(CPS) 등 다양한 라인업을 구성했다. 리츠와 대체투자상품에서 업계를 선도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도 세웠다.

 

다만 라임 사태 관련 충당금 적립과 소송 등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거센 라임발 후폭풍은 여전히 가장 큰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2일 라임펀드 피해자 대책위원회는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항고장을 접수했다. 대책위는 라임펀드 환매 신청이 돌연 취소됐다며 대신증권이 전산 조작을 했다는 주장이다. 앞서 검찰은 대신증권의 임의적 전산 조작이 아니라 라임자산운용 측의 환매청구 승인 취소에 따른 한국예탁결제원의 관련 전산처리 절차에 의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대책위는 검찰이 부실 수사를 했다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대신증권이 피해자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피해 보상금도 상당할 것으로 점쳐진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손실액의 30%를 선보상했다. 향후 금융분쟁조정에 따라 보상비율이 확정되면 차액에 대한 정산이 이뤄지게 된다. 추가 보상액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금융당국은 대신증권의 핵심점포인 반포WM센터 폐쇄와 과태료 부과를 결정했다. 전 대표인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에게는 직무정지 징계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