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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Why] SSG닷컴, 쿠팡 상장 뒤 몸값 치솟는다는데...왜?

쿠팡 상장에 SSG닷컴 상승세 눈길...기업가치 5조원 추정
지난해 거래액 4조원 육박...올해 물류 경쟁력 강화 집중
그로서리 경쟁력 독보적...이마트 점포 리뉴얼과 시너지 확대

 

[FETV=김윤섭 기자] 쿠팡의 미국 증시 상장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신세계의 SSG닷컴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라는 악재속에서도 오히려 목표 거래액을 넘어서는 등 놀라운 상승세를 이어갔고 그룹 차원에서도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인수한 프로야구단에 SSG 명칭이 들어갈것으로 예상되면서 더욱 큰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 쿠팡과 함께 이커머스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네이버와의 협업 가능성도 남아있어 올해 SSG닷컴이 강희석 신임대표와 어디까지 질주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 쿠팡 상장에 SSG닷컴 상승세 눈길...기업가치 5조원 추정=SSG닷컴은 지난해 코로나19가 무색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년대비 53.3% 늘어난 1조294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지난해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 내 온라인 업계 매출 신장률인 18.4%를 3배가량 웃돈다.

 

영업손실도 지난해 819억원에서 469억원으로 대폭 줄였다. 거래액도 목표 거래액을 넘어서 4조원에 육박한 3조 9236억원으로 37% 신장했다. 이에 이마트는 올해 SSG닷컴의 목표거래액을 4조8000억원으로 설정했다. 지난해보다 22% 늘어난 수준이다.

 

이같은 실적 개선에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온라인 신선식품 소비가 급증했다는 점, SSG닷컴이 이에 대응할 물량 처리 능력을 강화했다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SSG닷컴과 네이버 등 이커머스 업체들의 몸값이 재평가되고 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리포트를 통해 "쓱닷컴은 쿠팡과 유사한 B2C(기업 대 소비자)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으로 향후 5년 내 일일 배송 물량을 3배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라며 "국내에서 살아남을 만한 상장 유통기업 기업으로는 이마트를 추천한다"고 분석하면서 기업가치를 약 5조원으로 추산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온라인 신선식품을 취급하는 업체 중에서는 2위에 해당하며, 올해는 무난하게 거래액 5조 원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쿠팡의 거래액 대비 승수 하단(1.4배) 대비 14.3% 추가 할인한 1.2배를 적용할 경우 정적 기업가치는 6조원 수준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 지난해 거래액 4조원 육박...올해 물류 경쟁력 강화 집중=SSG닷컴도 과감한 투자를 통해 더 치고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한 핵심 전략은 온·오프라인 협업 강화다. 온라인 기반만 갖춘 이커머스 업체와 달리 이마트라는 든든한 오프라인 파트너가 있는 SSG닷컴만의 강점이다. 신세계그룹도 이를 위해 지난해 정기인사에서 강희석 이마트 대표에게 SSG닷컴 대표를 겸직하게 하면서 힘을 실어줬다.

 

우선 현재 110여 개인 PP(피킹&패킹)센터를 확대한다. 올해 리뉴얼에 돌입할 약 10여 개 점포에 PP센터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PP센터는 SSG닷컴에서 주문 받은 상품을 매장에서 선별해 포장·배송하는 방식을 말한다.

 

오프라인 이마트 점포를 물류센터로 활용하는 PP센터는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물류 거점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보다 신선한 상품을 바로 배송할 수 있다. 하루 처리하는 쓱닷컴의 물량은 13만 건인데 SSG닷컴은 올해 PP센터 캐파를 확대해 전체 캐파를 최소 14만건 이상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이마트도 올해 목표를 23조 8000억원으로 설정하고 약 56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이어간다고 밝혔다. 투자 금액의 가장 큰 부분은 이마트 할인점의 턴어라운드를 위해 할애할 예정이다. 총 투자금액의 약 37% 규모인 2100억원을 할인점 리뉴얼 등에 투자한다. 시스템 개선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 내실을 위한 투자에 약 1000억원을, 신규점 오픈이 예정된 트레이더스에도 1100억원 투자를 계획했다.

 

SSG닷컴이 이마트와의 협업을 중시하는 이유는 SSG닷컴의 가장 큰 강점이 그로서리 분야이기 때문이다. SSG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에만 식품 카테고리는 46%의 성장세를 보였다. 이마트 식품 카테고리를 공유하며 마트의 경쟁력을 온라인에 구현한 것이 효과를 본 것이다.

 

이는 강희석 대표의 전략과도 맞닿아있다. 강 대표는 취임후 이마트 기존 점포 리뉴얼에 나서면서신선·가공식품 사업 강화를 앞세우는 한편, 매장 내 비식품 중 실적이 저조한 카테고리는 과감히 배제하는 방식으로 주요 매장을 리뉴얼했다.

 

SSG닷컴의 또 다른 강점으로 꼽히는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NEO)도 중장기적으로 늘려가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김포에 NEO003을 오픈, 용인·김포에 총 3개 물류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SSG닷컴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추가 물류센터 확보를 위해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 네이버와의 협업도 관심사...프로야구단 시너지 효과 ‘눈길’=지난달 정용진 부회장과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의 회동이 알려지면서 지속적으로 언급되는 네이버와의 협업 가능성도 업계에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달 28일 정용진 부회장과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는 강희석 이마트대표, 한성숙 네이버 대표와 함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구체적인 논의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양사의 협업으로 인한 영향력에 주목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양사가 유통과 온라인 비즈니스를 한다는 공통점이 있는 만큼 시너지를 낼 분야가 있는지 포괄적인 대화를 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다만, 현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논의가 진행된 사안은 없다고 덧붙였다.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는 신세계그룹이 네이버쇼핑의 스마트스토어를 활용하는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입점 업체가 41만개에 이르는 국내 최대 오픈마켓이다. 이마트도 지난해 네이버에 전문점 몰리스펫숍과 센텐스 매장을 열었다. 또 최근 그룹 차원에서 힘을 싣고 있는 SSG닷컴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온라인 플랫폼과 콘텐츠 제휴 방안 등도 거론된다.

 

올해부터 뛰어든 프로야구단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주목된다. 정용진 부회장이 그간 체험형 공간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던 만큼 색다른 사업모델이 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야구단 네이밍에 SSG가 유력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효과와 영향력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최대한 빠르게 구단 출범과 관련된 실무 협의를 마무리하고 오는 4월 개막하는 2021 KBO 정규시즌 개막 준비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이미 창단 준비를 위한 실무팀을 구성했으며, 시즌 개막에 맞춰 차질없이 준비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구단 네이밍과 엠블럼, 캐릭터 등도 조만간 확정하고, 3월 중 정식으로 출범할 계획이다.

 

 

신세계의 SK와이번스 인수는 정 부회장의 의지가 강력히 반영됐다는 평가다. 정 부회장은 그간 지속적으로 쇼핑과 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체험형 공간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2016년 스타필드 1호점을 열 당시 정 부회장은 "앞으로 유통업의 경쟁 상대는 테마파크나 야구장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테마파크의 경우 이미 경기도 화성에 약 418만㎡(127만평) 규모로 건립을 추진 중이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수가 성사된다면 오프라인 플랫폼 강점이 있는 체험·경험 등의 기능을 기존 신세계그룹 유통 채널과 결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프로야구 관중의 주축이 20~30대 연령층이고, 여성 관중 또한 증가하고 있어 향후 소비를 주도할 세대들을 마케팅 측면에서 타겟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이 상장을 앞두고 최대 55조원에 달하는 몸값을 인정받으면서 SSG닷컴을 비롯한 이커머스 업체들의 재평가가 이뤄지는 가운데 SSG닷컴의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아래 외형 확대에 성공해 ‘상장’이라는 목표까지 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