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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쉽지 않네"...깊어지는 DGB금융지주-하이투자증권 노조 '갈등'

그룹 편입 3년째...배당·인사권 등 경영 방식 놓고 '공방'
DGB금융지주 "진정한 노사 화합 위해 노력 기울이겠다"

 

[FETV=이가람 기자] 하이투자증권 노동조합이 모기업인 DGB금융지주의 경영 방식을 놓고 단체 행동에 나섰다. DGB금융이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완전한 통합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서울 여의도 하이투자증권 본사 앞에는 ‘독립 경영 저해하는 금융지주는 각성하라’와 ‘배당 잔치 중단하고 임금으로 보상하라’는 문구가 담긴 노조의 현수막이 걸렸다. 하이투자증권 노사는 현재 임단협으로 대립하고 있다. 노조는 전년도 임금인상률을 상회하는 협의안을 제시했지만, 사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통일단체협상안은 급여 총액의 2% 인상에 1.3%+200만원 추가 지급으로 타결된 바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작년 한 해 영업이익 1340억원과 당기순이익 1116억원을 벌어들였다. 전년 대비 각각 86.7%와 31.4% 증가한 규모다. 투자금융(IB) 강화와 비대면 리테일 대응 등 수익 다각화로 대다수의 사업부가 준수한 성과를 내면서 DGB금융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노조는 역대급 호성적을 반영했지만 사측은 코로나19와 충당금 적립을 이유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노조는 배당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DGB금융이 배당금을 너무 많이 가져가는 탓에 직원들에게 돌아갈 몫이 줄어들고 있다는 주장이다. 하이투자증권이 중간배당과 결산배당으로 책정한 금액은 총 457억원에 달한다. 배당성향은 41%에 육박한다. DGB금융은 370억원 가량을 가져간 것으로 추산된다. 하이투자증권이 자기자본 1조원의 중소형 증권사임을 감안하면 과도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배당에 대한 불만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통상적으로 금융지주는 증자를 포함한 여러 가지 로드맵을 통해 자회사의 성장을 돕고 난 뒤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게 되면 배당금을 받아가는 것이 관례”라고 꼬집었다.
 

지난달에는 독립 경영을 요구하며 철야 농성을 진행하기도 했다. DGB금융이 증권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데도 낙하산 인사를 파견하는 등 경영 전반에 지나치게 개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말 DGB금융은 대구은행장 후보 출신을 하이투자증권의 부사장으로 임명했다. 또 경영지원실장과 준법감시인 등 주요 경영진도 DGB금융에서 파견했다. DGB금융은 인사권은 최대 주주인 지주사의 몫이라며 맞서고 있다. 여기에 성과급 체제 개선에 대한 노사 간 잠정 합의가 지주의 개입으로 엎어지면서 분란을 가중시켰다.

 

금융권은 이번 사태에 대해 DGB금융과 하이투자증권이 겉으로는 하나가 됐지만 ‘질적 통합’은 이루지 못한 결과로 보고 있다. DGB금융은 전 계열사에 동일한 배당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DGB금융의 자회사인 대구은행도 46%가 넘는 높은 배당성향으로 지주에 배당을 시행했다. 그런데도 유독 하이투자증권에서 배당 문제가 불거지는 것은 직원들의 소속감이 떨어진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DGB금융과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2018년 합병 초기부터 그룹이 지정한 대표이사의 퇴진, 고용 안전 협약 체결, 구체적인 경영 비전 제시 등을 놓고 다양한 갈등을 빚어 왔다. 그룹 로고 통일, 은행·증권·보험이 결합된 복합점포 개점, 수차례의 노사 협의 실시 등으로 화합하는 듯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DGB금융 관계자는 “최근 하이투자증권 노사는 금융그룹 본사가 위치한 대구에서 독립 경영을 주제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는데 잘 마무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소통망을 열고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