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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2억 주식 증여...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보낸 ‘메시지’는

가족 사랑·자신감 해석 분분...증권사 목표주가 높혀

 

[FETV=이가람 기자]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자사주 33만주를 부인과 자녀를 포함한 친인척에게 증여한 것을 놓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 의장이 어려웠던 시절 자신을 뒷바라지해 준 사람들에게 ‘보은’했다는 시각과 카카오의 주가가 고점을 달성한 역대급 상승장에서도 주가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라는 풀이가 지배적이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김 의장은 지난 19일 자사주 33만주를 부인과 두 자녀, 친지 등 총 14명에게 증여했다. 당시 종가(44만원)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1452억원 규모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음날 카카오의 주가는 증권 시장이 개장하자마자 45만원까지 치솟는 강세를 보였다. 자회사인 카카오게임즈의 주가도 덩달아 올랐다. 이날도 카카오는 장중 3% 가까이 상승한 46만1000원에 거래되면서 코스피 시장 시가총액 상위 10위권을 지키고 있다.

 

통상 주식 증여는 증여세 부담을 덜기 위해 주가가 낮을 때 이뤄진다. 이에 김 의장이 아직 카카오의 주식이 고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분 이동은 다양한 전략에 의해 이뤄진다”면서도 “김 의장이 카카오의 주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카카오는 비대면 문화 확산에 힘입어 호실적을 거뒀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에프앤가이드는 카카오의 작년 4분기 실적 추정치를 매출액 1조2066억원과 영업이익이 1439억원으로 발표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42.4%와 80.8% 증가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카카오는 매출액 4조원과 영업이익 4000억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카카오톡 비즈보드, 카카오쇼핑, 카카오페이, 픽코마 등이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의 인프라를 활용한 광고 플랫폼 톡보드는 지난해 말 하루 평균 매출이 10억원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전년 대비 2배 가량 증가한 셈이다. 디지털 뱅킹 이용과 금융 거래 확대로 카카오페이의 거래액 역시 50% 이상 급등할 전망이다.

 

카카오는 올해에도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점쳐진다. 비대면 관련 사업 부문 전반에서 매출 상승세가 엿보이고, 상반기 카카오페이와 하반기 카카오페이지·카카오뱅크가 기업공개(IPO)를 진행할 예정인 만큼 카카오의 기업 가치 평가와 재무 수준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일각에서는 국내 자수성가 창업자 중 대표적인 ‘흙수저’ 출신인 김 의장이 가족부터 챙기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 의장은 식구들과 단칸방에서 살았을 정도로 가난한 집안의 다섯 남매 중 셋째로 태어나 형제자매들의 지원을 받아 유일하게 대학을 졸업했다. 이에 김 의장이 부를 나누면서 마음의 빚을 갚고 있다는 것이다.
 

주식 증여 이후에도 카카오의 지배구조는 여전히 견고한 편이다. 김 의장의 카카오 지분율은 종전 14.2%에서 13.74%로 감소했다. 하지만 김 의장의 몫으로 이뤄진 케이큐브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 지분 11.22%를 합산하면 김 의장의 지분율은 24.96%에 달한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8.6%를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라 김 의장의 입지가 흔들릴 가능성은 낮다.

 

증권가도 발 빠르게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 등이 가장 높은 57만원을 제시했다. 삼성증권, 대신증권, 현대차증권, 하이투자증권, DB금융투자 등도 50만원 이상을 적어냈다.

 

김창권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양호한 실적 전망과 대규모 IPO 등이 주가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진성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도 “비즈보드와 커머스 분야의 매출 증가가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며 “금융, 콘텐츠, 모빌리티 중심의 신사업도 본격적 성장을 앞두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