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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임원 인사 늦어지는데"...CJ 이재현 '포스트 코로나' 어떤 선택할까?

당초 이달 중순 예상했으나 미뤄져...이재현 회장 고심 깊은 듯
큰 폭 인사 아닌 안정 택할 가능성 높아...부진 계열사 교체 가능성↑
CJ ENM 허민회, 푸드빌 정성필 거취 관심↑
이선호 부장, 복귀설도…재계 “예상어렵다”
이재현 회장, 그룹 체질개선 속도↑...식품·물류·콘텐츠 삼각편대 강화

 

[FETV=김윤섭 기자] 11월 중순으로 예상됐단 CJ그룹 인사가 늦어지면서 이재현 회장의 선택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신세계, 롯데 등이 예년보다 빠른 시기에 인사를 진행하면서 ‘포스트코로나’ 전략 수립에 나섰고 인사규모도 젊은 인재를 전진배치하는 등 쇄신작업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해 비상경영 체제에서 안정을 선택한 이재현 회장이 올해에도 안정적인 인사를 진행할지 파격적인 인사를 통해 쇄신에 나설지 주목되고 있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당초 이달 중으로 예상됐던 CJ그룹 인사가 12월 초중순께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CJ그룹은 12월 말에 임원인사를 실시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위기의식이 고조되면서 평소보다 시기를 앞당길 확률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 방향이 파격일지 안정을 택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포스트코로나를 대비해 쇄신을 통해 조직을 재정비할 수 있다는 의견과 비상경영 기조를 이어가는 만큼 큰 변화보다 내실을 다지는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공존하고 있다. 다만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만큼 조직의 대규모 변화를 최소화하는 것이 안정적인 그룹 경영에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에 올해에도 큰 폭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 ‘오른팔’ 허민회 CJ ENM 대표, 자리 이동 가능성↑=CJ그룹 인사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허민회 CJ ENM 대표이사 교체와 이선호 부장의 경영 현장 복귀 여부다. 일단은 CJ ENM의 대표이사는 교체 쪽에 무게가 실린다. 허민회 CJ ENM 대표이사는 지난해 ‘프로듀스 투표 조작사건’이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교체가 유력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한차례 더 신임을 받았다. 이후 투표조작 사태를 수습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코로나19속에서 콘텐츠 시장이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른만큼 CJ ENM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분위기 쇄신차원에서 자연스럽게 자리를 옮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그룹 내에서 대표적인 재무 전문가로 꼽히는 만큼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이 아니닌 지주회사나 다른 직책을 맡을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허 대표는 지난 2013년 이재현 회장이 구속됐을 때 CJ그룹의 지주회사인 CJ의 경영총괄을 맡았고 CJE&M과 CJ오쇼핑, CJCGV 등 계열사에서 이 회장이 물러난 등기이사를 물려받는 등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전해진다. 또 올해 CJ ENM의 실적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다른 때와 달리 사업을 공격적으로 진행해 오지 못했다.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74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530억원) 대비 31.1% 줄어들었다. 재계에서는 허 대표이사 후임에 올 7월부터 강호성 CJ ENM 경영지원 총괄부사장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CJ ENM과 함께 대표이사 교체 가능성이 있는 계열사는 CJ CGV와 CJ푸드빌이다. 이들 두 계열사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가장 실적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CJ CGV는 지난해 1~3분기 779억원이던 영업이익이 올해는 2718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최병환 CJ CGV 대표이사의 임기는 2022년 3월까지이지만 현재 경영상황을 고려해 교체 가능성이 거론된다.

 

 

◆ ‘코로나 직격’ CJ CGV·푸드빌도 대표 교체 여부 주목=정성필 CJ푸드빌 대표이사의 거취도 관심사다. 투썸플레이스 지분을 매각한 이후 뚜레쥬르 매각도 진행 중인 CJ푸드빌은 빕스·계절밥상 등 외식 사업의 침체로 지난달 희망퇴직을 진행했을 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

 

반면 코로나19 속에서도 매출 신장을 이어가고 있는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은 현 체제가 유지될 전망이다. 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와 박근희 CJ대한통운 부회장은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위기속에서도 역대 최고 실적을 이끌어 내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분기 코로나19 속에서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5조9209억원으로 7.4%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300.1% 개선된 158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해외사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식품·바이오 등 전사 해외사업이 성장해 해외 매출 비중이 처음으로 60%를 넘어섰다.

 

CJ대한통운도 언택트 문화 확산에다 국내 택배사업이 호황을 맞으며 지난 2분기 83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분기 역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다만 최근 과로사 문제가 연이어 불거지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박근희 부회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와 함께 종합대책을 내놓았지만 대책이 실제로 현장까지 이뤄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박 부회장은 지난달 22일 “분류지원인력 4000명을 내달(11월)부터 단계적으로 투입하고 추가 비용으로 예상되는 500억원은 집배점과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는 내용의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 이재현 회장, 그룹 체질개선 속도↑...식품·물류·콘텐츠 삼각편대 강화=이번 인사에 관심이 높은 이유는 이재현 회장이 올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그룹의 체질을 크게 개선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 구조를 식품·물류·콘텐츠 삼각편대로 재구축해 집중적으로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월드베스트 전략을 선포하며 과감한 기업 인수합병(M&A)를 통해 그룹의 외형성장에 힘을 쓰던 전략에서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는 등 수익성 중심으로의 전략으로 궤도를 변경한 것이다.

 

우선 코로나19사태로 인한 피해가 계속되고 있는 외식사업의 비중을 빠르게 줄이고 있다. CJ푸드빌은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1300여개의 매장을 가진 뚜레쥬르를 시장에 매물로 내놨다. 이번 매각 시도는 외식 사업을 중심으로 CJ푸드빌을 재편하는 동시에, 그룹 차원에서 현금을 확보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CJ CGV도 몸집줄이기에 나섰다. CGV는 향후 3년간 전국 직영점 119개 중 35~40개를 줄이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짐에 따라 더 큰 출혈을 막기 위한 조치다.

 

 

◆ 장남 이선호 부장 복귀하나...장녀 이경후 상무 거취는?=이번 인사에서 이재현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부장이 업무에 복귀하면서 임원으로 승진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아버지 이재현 회장이 유전병인 샤르코-마리-투스병(CMT)을 앓고 있고, 앞서 승계작업이 한창이었단 점도 이 씨의 경영복귀설에 힘을 싣고 있다.

 

이재현 회장은 지난해 12월 본인 소유의 CJ 신형우선주 184만여주를 장녀 이경후 CJ ENM 상무와 이선호씨에게 92만주씩 각각 증여했다. 이 회장이 두 자녀에게 증여한 주식 가액은 최초 증여 시점인 지난해 12월 9일 기준 주당 6만5400원으로, 한 사람당 602억원씩 총 1204억원이다.

 

이 주식은 CJ가 작년 3월 27일 시행한 보통주 1주당 0.15주의 배당을 통해 이 회장이 취득한 우선주며 2029년 보통주로 전환된다. 이 씨는 이를 통해 기존 보유중인 CJ 지분 2.75%에 2029년 보통주로 바뀔 지분 5.2%도 확보하게 된다.

 

장남 선호 씨는 2013년 CJ제일제당에 입사했다. 식품전략기획1팀에서 부장으로 근무하며 경영수업을 받아오다 지난해 9월 마약 밀수혐의로 구속 기소되면서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였다. 당시 CJ제일제당은 인사위원회를 개최하고 중징계에 해당하는 정직처분을 내렸다.

 

장녀인 이경후 상무의 거취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경후 상무는 2011년 CJ 지주사 사업팀에 입사해 CJ 오쇼핑 상품기획 등을 거친 뒤 미국지역본부로 건너가 통합마케팅 팀장으로 근무했다. 이후 식품·물류·문화 콘텐츠 등 그룹의 북미 사업 전반의 마케팅 전략 수립에 직접 참여하면서 KCON과 비비고 등 브랜드의 미국 연착륙을 진두지휘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 상무가 고모인 이미경 부회장처럼 그룹의 미디어 사업을 맡아 이끄는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상무의 배우자인 정종환 CJ 부사장도 이번 인사의 관심사다. 정 부사장은 2008년 이경후 상무와 결혼해 2010년 CJ미국지역본부에 입사했다. 이후 2017년 이 상무와 상무대우에 오르면서 그룹 인사에 첫 등장했고 지난해 부사장대우로 승진했다. 현재는 CJ의 글로벌통합(Global Integration)팀장 겸 미주본사 대표를 맡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조기 인사설이 지속적으로 언급됐는데 12월 말에 인사가 발표됐다”면서 “현재도 인사규모나 시기 방향에 대해서 정해진 게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