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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자사형 GA 강화...'판매 주도권' 지키기 나서

 

[FETV=권지현 기자] 원수보험사들이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에 맞서 '판매 주도권'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상품 제조와 판매의 분리를 의미하는 '제판분리' 흐름 속에서 상품 제조사로서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자회사형 GA를 확보해 판매채널도 가져가겠다는 의지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GA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2019년 중·대형 GA 경영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대형 GA의 신계약 건수는 1461만건으로 전년보다 14.3%(183만건) 증가했다. 특히 설계사 500명 이상인 대형 GA를 통한 신계약은 1221만건으로 전년 대비 16.7% 늘었다.  

 

현대해상은 판매채널전략추진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자회사형 GA 설립에 대한 논의에 착수했다. 하나손해보험도 자회사 GA 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하나손보는 지난 25일 이사회를 열고 보험대리·중개업을 주요사업으로 하는 자회사 추가 안건을 통과시켰다. 신한생명은 지난 6월 자회사형 GA인 '신한금융플러스'를 설립한 바 있다. 신한금융플러스는 GA업계 5위 리더금융판매의 영업조직 일부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영업력 강화에 나섰다. 미래에셋생명은 최근 GA 채널을 확대·개편하고 영업총괄 대표에 김평규 GA영업 부문대표를 선임했다.

 

보험사들은 현재 운영 중인 자형사형 GA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한화생명은 2개의 자회사형 GA(한화라이프에셋·한화금융에셋)를 하나로 합칠 계획이다. 통합법인 설립은 규모의 경제 실현과 업무효율화를 위한 조치다. ABL생명은 자회사형 GA인 'ABA금융서비스'에 20억원을 투자한다. 디지털 플랫폼 구축을 통해 코로나19 여파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설계사들을 지원할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사들의 자사형 GA 설립과 조직 강화에는 그동안 회사와 함께 성장해온 실력있는 설계사들이 GA업체로 옮겨가는 것을 막고자 하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1200% 룰’도 보험사들의 자사형 GA 집중현상을 가속화한 것으로 보인다. 1200% 룰은 보험설계사가 한 해 동안 받을 수 있는 최대 모집수수료를 월 보험료의 12배 이내로 제한하는 제도다. 업계는 제도 시행으로 우수 설계사의 GA업체로의 이동이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GA들은 설계사에게 보험사보다 높은 수수료 지급 등을 약속하며 영업인력을 확보해 왔다.

 

대형 GA 관계자는 “1200% 룰이 적용되면 GA 소속 설계사들은 기존 원수보험사보다 많이 받던 수수료를 기대할 수 없게 돼 보험사로의 이직을 고민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보험사들의 이 같은 자회사형 GA ‘힘 싣기’의 성공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 고능률의 GA 설계사도 보험사의 자회사형 GA에 소속되면 해당 보험사 상품 판매에 대한 매출 압박에서 온전히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GA업체 관계자는 “대형 보험사의 자회사형 GA로 갔다가 실적 부담 등으로 되돌아온 설계사들이 있다”면서 “GA가 보험사에 속한 이상 아무래도 일반 GA보다 판매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