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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금융


'금융협회장=관료출신' 4년 만에 회귀?

손보협회장 인선 착수...은행연합회·생보협·금투협 등 유력 후보군 '관피아'

 

[FETV=권지현 기자] 6개 금융협회장 자리가 모두 '관료 출신'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은행연합회 등 주요 금융협회들이 새로운 회장 선출에 나선 가운데 후임으로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이들 대부분이 금융감독당국과 경제부처 고위 관료 출신의 이른바 ‘관피아(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다. 세월호 참사 이후 각종 요직에서 관료 출신을 배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2016년 사상 처음으로 6대 금융협회장을 모두 민간인 최고경영자(CEO)로 채운지 4년 만에 과거로 회귀하고 있는 모습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해보험협회는 27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고 다음 달 5일 임기가 끝나는 김용덕 회장 후임으로 5명의 후보를 결정했다. 추천된 인사는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진웅섭 전 금융감독원장, 김성진 전 조달청장, 강영구 메리츠화재 사장, 유관우 전 금감원 부원장보 등이다. 모두 관료 출신이다. 정지원 이사장과 김성진 전 청장과 진웅섭 전 원장은 모두 행정고시 출신 금융관료다. 강영구 사장과 유관우 전 부원장보는 금감원 임원을 지냈다. 회추위는 내달 2일 3차 회의를 열어 회장 후보를 단수 또는 복수로 추천할 계획이다.


손보협회 외에도 생명보험협회와 은행연합회가 회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생보협회는 내달 초 회추위를 구성해 후보군을 추릴 방침이다. 현 신용길 생보협회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초 까지다. 진웅섭 전 금감원장과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 정희수 보험연수원장 등이 후임으로 오르내린다. 재밌는 점은 손보협회장 유력 후보인 진웅섭 전 원장이 생보협회장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는 점이다. 진 전 원장은 행정고시 17회로 재무부와 금융위원회를 거쳐 금감원장을 지낸 금융통이다.


은행연합회도 다음 달 말 임기가 끝나는 김태영 회장 후임 선임을 위한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후보로는 임종룡·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과 민병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거론된다. 임 전 위원장은 행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해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 등을 역임했으며, 행시 25회 출신인 최 전 위원장은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과 금감원 수석부원장 등을 지냈다.


여신금융협회장은 관료 출신 김주현 회장이 맡고 있다. 행시 25회로 공직에 입문한 김 회장은 금융위 사무처장과 예금보험공사 사장을 역임했다. 김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22년 6월까지다. 저축은행중앙회장직에 재임 중인 박재식 회장은 행시 26회 출신이다.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를 거쳐 기재부부 국고국 국장, 금융정보분석원 원장, 한국증권금융 대표이사 사장 등을 지냈다. 박 회장의 임기는 내년 12월까지다.


금융투자협회는 올 1월부터 대신증권 사장을 지낸 나재철 회장이 이끌고 있다. 주요 금융협회장 중에서 유일한 비관료 출신이다. 나 회장은 1985년 대신증권에 입사한 후 2012년부터 7년간 대신증권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금융협회의 관료 출신 협회장 선호는 정부에 ‘입김’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힘 있는 인물을 원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업계 이익을 대변하는 협회의 주된 업무가 '대관'인 만큼 관료 출신 협회장을 통해 이익은 챙기고 불이익은 방패막이 삼을 수 있다.

 

다만 이러한 현상은 금융 정책의 왜곡을 초래할 수도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협회장직은 업계 어려움을 해결해주길 바라는 자리라는 의미가 커서 관료 출신이 아닌 업계 인사가 내정될 경우 사실상 대관업무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없다"면서 "대관에 힘있는 사람이 와야 업무가 수월해지니 관 출신 인사들이 협회장 자리에 많이 가는 추세이고, 관에서 퇴직 후 협회장직으로 가는 것에 대한 시선이 좋지 않지만 협회 입장에서는 그것을 감수하고서라도 관료 출신을 모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