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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폐점과 매각 그리고 희망퇴직"...외식업, 코로나發 죽음의 레이싱 돌입

CJ푸드빌 뚜레쥬르 매각 이어 구조조정 실시
할리스커피 이어 커피빈코리아도 매물로 나와
MP그룹은 페리카나 품에...사모펀드 주인 업체들 관심↑
“유례없는 상황...내년까지 이어질 경우 매물 더 나올 것”

 

[FETV=김윤섭 기자] '코로나19發' 죽음의 시나리오가 시작됐다. 곳곳에서 살려 달라고 아우성이다. 문을 닫거나 매각은 이미 일상화됐다. 최후의 선택이라는 종업원 희망퇴직도 다반사다. 이젠 눈물도 말랐고,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신음하는 2020년 10월 20일 대한민국 외식시장의 현주소다.

 

코로나19 사태로 재계가 사상 초유의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외식업체들은 구조조정과 사업장 매각 등 생존해법을 찾느라 피눈물을 쏟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소비 트렌드가 언택트 중심으로 재편되자 대면고객 위주로 영업해온 대다수 외식사업장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황에 빠졌기 때문이다.

 

이미 상당수 외식업체들은 임직원 임금을 걱정할 만큼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했다. 이 때문에 할리스커피, 미스터피자 등은 매각됐다. CJ뚜레쥬르를 비롯한 상당수 외식업체는 기업인수합병(M&A)시장 매물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CJ푸드빌과 같은 외식업체는 경영난을 극복하겠다며 임직원 명예퇴직을 시작했다.

 

이같은 모습은 시작일 뿐이다. 내년부턴 코로나19 사태의 피로감을 겪는 외식업체들이 줄줄이 M&A 시장에  나올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외식시장에 코로나19發 죽음의 레이스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 코로나19에 외식시장 얼어붙는다...구조조정 현실화=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푸드빌은 이날부터 27일까지 일주일간 본사 지원 부서 직원 약 4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다. 희망퇴직 대상자는 5년 차 이상 직원으로, 매장과 공장 생산직 근무자는 제외한다. 퇴직위로금은 근속 연수에 따라 다르게 책정할 예정이다.

 

CJ푸드빌은 지난해부터 실적 개선을 위한 강도 높은 대책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알짜' 카페 프랜차이즈인 투썸플레이스를 매각한 데 이어 올해에는 베이커리 시장 2위인 뚜레쥬르 매각을 추진중이다. 특히 올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핵심 사업인 빕스와 계절밥상이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상반기 빕스와 계절밥상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최소 30%에서 최대 50%까지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외식사업 부진은 매출타격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전체 매출에서 외식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1%로 1794억원 규모였지만 올해 상반기엔 27%(788억원)대로 크게 줄었다. 영업이익도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여러 대책을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희망퇴직을 시행하게 됐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는 상황에서 내실을 다지기 위한 방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

 

 

◆ “살길 찾자” 외식업계 매각 후폭풍=외식업계가 얼어붙은 가운데 그 영향으로 외식업계 M&A시장은 오히려 뜨거워지고 있다. CJ푸드빌이 베이커리 2위 업체인 뚜레쥬르를 매물로 내놓았고 할리스커피, 커피빈코리아, 미스터피자 등 다양한 업종들이 M&A시장에 등장했다.

 

지난해 알짜로 꼽혔던 투썸플레이스를 매각한 CJ푸드빌은 지난 8월 뚜레쥬르를 시장에 매물로 내놨다. CJ그룹 관계자는 "뚜레쥬르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딜로이트안진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뚜레쥬르는 국내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1300여개의 매장을 가진 SPC의 파리바게뜨에 이어 2위 업체다.

 

CJ푸드빌이 지속적인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어 체질 개선과 동시에 현금확보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CJ푸드빌은 지난해 매출 8903억원, 영업손실 40억원을 기록했다.

 

 

커피시장 4위 할리스커피는 KG그룹의 품에 안기게 됐다. KG그룹은 지난 9월 특수목적회사 SPC(크라운에프앤비)를 통해 IMM프라이빗에쿼티가 보유 중인 할리스에프앤비(할리스커피) 지분 93.8%를 인수하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다. 매각 금액은1450억원이다. 할리스커피는 지난해 기준 매장 수 560여개를 운영하고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650억원, 155억원을 기록했다. KG그룹은 지난 2017년에는 햄버거 전문점 KFC를 인수해 운영 중이다.

 

KG그룹은 “KFC에 이어 할리스커피까지 확보하면서 기존 철강, 화학 등 사업 외에 F&B(음식료) 사업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면서 “KFC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할리스커피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KG그룹은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등 IT기술 기반의 종합결제서비스 회사를 갖고 있다. 실제 KFC를 인수한 이후에도 계열 IT 회사와의 협력해 KFC 앱을 리뉴얼하고 '징거벨 오더' 등을 선보였다.

 

 

커피 프랜차이즈 '커피빈&티리프' 국내 판권을 가진 커피빈코리아도 매물로 나왔다. 매각 자문사인 삼일PwC 회계법인이 국내 전략적투자자(SI)들을 시작으로 마케팅 작업에 돌입했고 지분 100%에 대한 희망 매각가는 약 15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커피빈은 163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탄생한 브랜드다. 국내 커피빈은 2000년 6월 설립돼 수입브랜드 유통업체인 스타럭스가 2001년부터 운영했다. 지난해 말 기준 커피빈코리아 최대 주주는 지분 82.2%(164만4500만)를 보유한 박상배 스타럭스 대표이사다. 2대 주주는 11.6%(23만3000주)를 보유한 스타럭스다. 스타덕스 지분은 모두 박 대표가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본사가 아닌 마스터 프랜차이즈 법인이어서 해외 진출이 불가능한 점, 매출 감소와 수익성 악화, 최근 외식 프랜차이즈 매물 증가 등으로 매각 성사가 수월하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30년 역사를 가진 국내 3위 피자브랜드 미스터피자는 페리카나의 품에 안겼다. 미스터피자 운용사인 MP그룹은 정우현 미스터피자 전 회장과 아들 정민순씨 등이 사모펀드 ‘얼머스-TRI 리스트럭처링 투자조합 1호'와 경영권을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5일 공시했다. 페리카나는 이 펀드의 최대 출자자(LP)다. 페리카나는 업계에서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16위에 올라 있다. 이번 미스터피자 인수를 통해 치킨업계 10위권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어 앞으로 외식시장 M&A 사례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2010년 이후 사모펀드에 매각된 외식업체들이 가능성이 높다. 사모펀드는 매각을 염두에 두고 단기수익에 치중하는 경향이 짙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놀부,bhc, 아웃백, 버거킹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외식업계가 기존에 경험하지 못했던 코로나19 상황에서 살길을 모색하기 위해 여러 움직임을 취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지금보다 더욱 많은 매물이 시장에 나와 M&A시장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