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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에너지


SK이노베이션 “상대방 ‘문서 삭제’ 주장 거짓”…LG화학 “대응 필요 못 느껴”

 

[FETV=김창수 기자] SK이노베이션은 22일 입장문을 내고 자사가 LG화학의 기술을 탈취하고 소송 과정에서 문서 삭제 등을 통해 증거를 인멸했다는 LG화학의 주장에 대해 "모두 거짓"이라고 재차 반박했다. 이에 대해 LG화학은 “대응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며 “소송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표명했다.

 

LG화학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SK이노베이션과 벌이고 있는 배터리 기술 특허 소송에서 SK이노베이션이 증거인멸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지난달 말 제재를 요청했다. SK이노베이션은 곧바로 LG화학의 주장에 대한 반박 입장을 지난 11일 ITC에 제출했다.

 

이날 ITC가 공개한 입장문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특허 소송 대상인 '994 특허가 LG화학의 선행 기술이며 SK이노베이션이 자료를 삭제하고 있다'는 LG화학의 입장이 전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입장문과 함께 보도자료를 내고 “자사 측 포렌식 전문가의 분석 결과 LG화학이 삭제했다고 주장한 주요 문서들은 한 건도 빠짐없이 정상적으로 보존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백업 파일을 포렌식 목적으로 LG화학에 제공했는데도 LG화학이 팩트를 왜곡해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2019년 7월부터 공용 웹하드(팀룸)에서 총 74건의 LG 관련 파일을 삭제했다고 제시했으나 71건은 멀쩡히 보존 중이고 삭제된 3건 파일(양극재 테스트 관련)은 데이터값 자료로 정리돼 보존돼 있다는 게 SK이노베이션 측의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은 “중요한 점은 74건 문서 모두 특허침해 소송이나 특허 기술과는 무관한 내용”이라며 “상식적으로도 특허 소송을 제기한 후 관련 문서를 삭제할 하등의 이유가 없는데 LG화학이 ‘문서 삭제’라고 왜곡·억지 주장을 한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994 특허가 LG화학의 선행 기술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994 특허출원 당시에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으며 특허 침해 소송 제기 당시에도 몰랐다가 수개월 이상 지난 후에 유사성을 가진 제품을 들고 나오고 있다”고 반박했다. 선행 기술이라는 사실을 제대로 입증하지 못하자 SK이노베이션이 자료를 삭제했다는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는 게 SK이노베이션의 입장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월 LG화학으로부터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당한 이후 전사적으로 문서 보존을 엄격하게 실시하고 있다면서 “소송을 당하기 전 삭제된 자료는 정기·수시 문서 보안점검에 따른 것이고 당시엔 미국 소송을 예견할 수 없었기 때문에 문서 보존 의무도 없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LG화학은 문서 삭제, 기술 탈취를 주장만 할 뿐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확하고 정당하게 근거를 제시하면서 법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덧붙여 “LG화학은 배터리 산업 생태계와 국가 경제 성장에 있어 중요한 파트너”라며 “소송에서 책임감 있고 정정당당하게 임하되 대화를 통해 현명하고 합리적으로 해결해 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LG화학 측은 이날 SK이노베이션의 주장에 대해 “대응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일축하는 모습을 보였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은) ITC에 본인들의 의견서를 제출한 것을 마치 당사의 주장이 거짓으로 밝혀진 것처럼 오도하지는 말았으면 한다”면서 “조만간 ITC산하 불공정수입조사국(OUII)의 공식 의견도 곧 공개될 예정이니 결과를 지켜봐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LG화학 측은 또한 “누구의 주장이 맞는지는 소송 결과가 말해줄 것이라고 생각되며 당사는 소송에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