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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현대백화점 정지선 ‘1조원 실탄’ 장전하고 기업사냥 나선다

‘알짜’ 현대HCN 매각하며 실탄확보...최대 1조원 규모
한섬 클린젠 인수이어 SK바이오랜드 인수 추진설 솔솔
유찰된 면세점 구역 재입찰 공고, 입찰통해 빅4 굳히나
현대백화점, 새벽배송·구독 서비스 론칭하며 온라인 강화

 

[FETV=김윤섭 기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코로나19 속에서도 오프라인에 강화하며 뚝심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HCN 매각 등으로 1조원 상당의 자금을 확보한 정 회장이 현대백화점그룹 외형 확장의 가속패달을 더 깊숙히 밟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로나1 사태 이후엔 오프라인 유통업뿐 아니라 온라인 유통, 비유통 서비스업 등 다양한 분야로 발빠른 영토확장을 꾀하고 있다. 정 회장은 경제난을 겪을 때마다 과감한 기업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키우는 등 역발상 전략으로 위기상황을 정면돌파한 승부사다. 1조원 가량의 실탄을 장전한 정 회장은 M&A 시장을 무대로 기업사냥에 나설 예정이다. 올 하반기 정 회장의 행보에 세인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 알짜’ 현대HCN 매각하며 실탄확보...최대 1조원=현대백화점그룹은 KT스카이라이프를 매각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매각금액은 5000억~6000억원대로 추정된다. 여기에 현대HCN의 자체 보유자금 4000억원을 합칠 경우 현대백화점그룹 금고엔 1조원 가량의 현금이 쌓이게 된다. 유통업계에선 정 회장이 이렇게 확보된 1조원 상당의 실탄(현금)을 기업사냥에 집중 투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통전문가들이 이같은 전망을 보이는 이유는 최근 현대백화점그룹이 유통과 비유통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사업다각화를 공격적으로 펼치는 등 자세가 180도 달라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5월에는 패션사업에만 집중해온 한섬이 기능성 화장품 전문기업 ‘클린젠 코스메슈티칼(이하 클린젠)’의 지분 51%를 인수해 화장품 사업에 진출했고, 화장품 제조업체 SK바이오랜드인수설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정지선 회장은 유통과 패션, 리빙 등 기존 사업영역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신규사업에서 대형 인수합병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적인 방침은 현재 그룹 사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사업이 우선순위이지만 새로운 성장동력을 위해서라면 과감하게 새로운 분야로의 진출도 염두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현대HCN 매각 결정 당시 “앞으로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사업이나 M&A를 추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적극적으로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그간 정지선 회장이 M&A를 통해 위기를 극복해왔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10년대에 거의 1년에 1건 정도로 기업인수를 진행했다. 그 중 가장 성공한 M&A로 꼽히는 것이 2012년 패션기업 한섬과 현대리바트다. 이 두 사업은 현재 그룹의 가장 큰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았다.

 

현대백화점은 2011년 LED조명업체 반디라이트(현대LED), 2013년 식품 가공업체 씨엔에스푸드시스템, 2015년 건설·중장비업체 에버다임(940억원), 2018년에는 건자재 업체 한화L&C(현 현대L&C)를 품으며 전방위로 영토 확장을 꾀했다.

 

 

◆ 현대백화점, 새벽배송·구독 서비스 론칭하며 온라인 강화=정 회장은 최근 온라인 사업도 시동을 걸고 나섰다. 우선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신선식품 새벽 배송 온라인몰 '투홈‘을 오픈하면서 1조 새벽현대글로비스와 손잡고 배송 시장에 다시 발을 들였다. 이커머스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온라인 사업에 대한 투자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018년 백화점업계 가운데 처음으로 프리미엄 식품 새벽배송 서비스를 선보이고자 e슈퍼마켓에서 '새벽식탁' 배송 서비스를 시도한 바 있다. 그러나 백화점 점포 만을 중심으로 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어려움을 겪였고 2년여동안 준비 끝에 투홈으로 재도전에 나서는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식품관 제품을 통째로 집으로 배달해준다는 콘셉트로, 최근에는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유명 반찬을 매월 정기배송해 주는 구독서비스도 시작했다.

 

다만 후발주자로서 기존 경쟁사들과 정면승부에 나설 경우 승산이 없다고 판단해 상품과 서비스 차별화에 집중하면서 초기 투자 리스크 최소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또 물류창고와 배송 업무를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물류회사 현대글로비스에 맡긴 것도 투자비용을 줄이고 경영효율을 높이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한편 2015년 100억원 수준으로 출발한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2019년 8000억원으로 급성장했으며, 2020년에는 1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면세업체들의 어려움을 반영해 임대료를 1차 입찰때보다 약 30% 낮춘 파격 조건을 제시하면서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추가 입찰에 나설지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 유찰된 구역 재입찰 임박, 입찰통해 빅4 굳히나=인천공항공사는 지난 1월 사업권 입찰에서 유찰됐던 1터미널 내 6개 면세사업권에 대해 신규 사업자를 선정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여파를 고려해 임대료 예정 가격을 30% 낮추고, 여객수요가 60%를 회복할 때까지 최소보장금을 면제하는 등의 혜택을 부여한다.

 

이번 입찰은 지난 1월 입찰공고된 총 8개 사업권 중 유찰된 6개 사업권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사업권은 일반 대기업 사업권 4개(DF2/DF3/DF4/DF6), 중소·중견기업 사업권 2개(DF8/DF9) 등으로 구성된다. 총 대상면적은 6131㎡다.

 

인천공항공사는 임대료 예정가격(최저수용가능금액)을 1차 입찰보다 30% 낮추고 여객증감율에 연동하여 조정되는 최소보장액 변동 하한(―9%)을 없앴다. 또 여객수요가 2019년 동기 60% 수준을 회복하기 전까지는 최소보장금이 없는 영업료(매출액×품목별 영업요율)만을 납부하도록 했다.

 

1월 입찰공고에 포함됐던 탑승동 매장은 상대적으로 운영 효율성이 낮아 사업자들이 기피한다는 점과 코로나19로 인해 악화한 영업환경을 고려해 이번 입찰 대상에서 제외됐다. 사업자들은 다음달 7일부터 14일까지 입찰 참가 신청을 하고, 15일 오후 4시까지 사업제안서와 가격입찰서를 제출하면 된다.

 

인천공항공사는 “코로나19 이후 계약 기간에 불가항력적인 상황으로 여객 수요가 40% 이상 감소하면 임대료를 감소율의 절반에 상당하는 비율만큼 즉시 감면해 사업자의 리스크를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공항공사가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한 만큼 신라와 롯데·현대백화점 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 제1 여객터미널(T1) 면세사업권 2차 입찰에 참여할지 여부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동일품목에 대한 중복낙찰을 허용하지않아 현대백화점면세점은 DF6(패션·기타) 구역에는 입찰하지 못한다.

 

현대백화점 면세점의 입찰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는 정지선 회장이 면세사업을 그룹의 새로운 먹거리로 집중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던 지난 2월에 시내면세점 2호점인 동대문점 오픈을 강행했다. 현대백화점 면세점은 그 뒤 진행된 인천공항면세점 입찰에도 참여해 신세계면세점을 제치고 공항면세점에 첫 발을 들이며 면세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했다.

 

인천공항은 세계 3위 규모의 공항인데다 면세점 매출도 세계 최고 수준인 만큼 현대백화점 면세점 입장에서는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이번 공항점 추가로 현대백화점면세점 점유율은 7% 수준까지 오를 전망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현대백화점면세점 점유율은 2.66%이다.

 

이같은 전략은 정 회장이 주문한 사업 방식의 혁신과 변화와도 맞닿아있다. 앞서 정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미래 비전을 위한 성장동력 확보 ▲사업방식의 혁신을 통한 미래 대응 ▲실행력을 제고하는 조직문화 구축을 올해 목표로 제시하고 2020년을 변화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비상(非常)이 일상이 된 상황에서는 변화의 흐름을 파악하고 대안을 찾는 ‘혁신적 사고’를 통해 성장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창사 첫 계열사 매각부터 면세점, 아울렛, 백화점까지 코로나라는 전례없는 불황속에서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정지선 회장이 유통업계의 주도권을 쥐고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