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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 면세협회장 취임 포부 들어보니?

지난달 24일 4년 공백 한국면세점협회장 협회장 선임
“코로나발 최악 위기, 동주공제의 마음으로 상생할 때”
면세 빅3 1분기 실적 급락...2분기 전망도 먹구름
그룹 숙원 호텔롯데 상장 위해 면세점 실적 올려야

 

[FETV=김윤섭 기자]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가 지난 4년간 공백이었던 한국면세점협회장에 선임되면서 구원투수로 등장한 가운데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유례없는 위기를 겪고 있는 면세업계가 활로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는 한국면세점협회 제6대 회장으로 취임한다. 지난 2016년 8월 장선욱 전 회장 퇴임 이후 4년여 간 공석이던 회장 자리가 채워졌다. 한국면세점협회는 지난달 24일 임시총회를 열고 3일 이갑 대표를 신임 회장으로 선출했다고 6일 밝혔다.

 

면세점업계는 코로나19여파로 지난 상반기 매출이 37% 감소하는 등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그럼에도 협회장이 공석인 탓에 협회가 제대로 힘을 내지 못하자 구심점이 될 회장 선출이 시급했다.

 

이갑 신임 회장은 “면세산업이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중대하고 어려운 시기, 회장이라는 소임을 맡아 막중한 책임과 의무를 느낀다”면서 “협회를 중심으로 모든 회원사와 힘을 합쳐 동주공제(同舟共濟)의 마음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취임 후 가장 시급하게 챙겨야 할 과제로 △면세산업 조기 정상화 △산업계 종사자 고용유지 △관광산업과의 동반성장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국회 및 정부의 정책기조에 적극 부응하고 업계 발전을 위해 협회가 보다 능동적이고 선제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갑 신임 회장은 1987년 롯데쇼핑에 입사해 롯데백화점 마케팅 부문장, 대홍기획 대표이사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으며, 2019년부터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갑 대표의 말처럼 현재 면세업계는 사상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다. 지난 1분기 면세 빅3중 신세계와 신라면세점이 적자를 기록했고 롯데면세점도 영업이익이 급감하면서 겨우 흑자를 유지했다. 재고면세품 판매와 임대료 대책 등의 지원이 있었지만 2분기 실적 전망도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1130억 원으로 전월(1조179억 원)대비 9.3% 증가했다. 올해 면세점 매출은 지난 4월 1조 원 미만으로 떨어졌다가 5월부터 두 달 연속 증가세다. 이는 중국 대리구매상인 따이궁들이 활동을 재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상황은 긍정적이지 않다. 지난해 6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9571억 원으로 2조 원에 육박했다.

 

업계의 전망도 좋지 않다. 가장 먼저 실적을 공개한 신라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신라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634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44.6% 줄어든 5230억 원, 당기순손실은 736억 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20년만에 적자전환 한 뒤 2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면세 사업을 포함한 TR(Travel Retail) 부문의 영업손실은 474억 원을 기록해 역시 적자로 전환했다. 매출액은 64% 감소한 4392억 원을 기록했다. 국내 시내점 및 공항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 90% 감소했다.

 

신세계면세점도 올 2분기 매출액은 48% 줄어든 4001억 원, 영업손실은 32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1위 롯데면세점도 어려운 상황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 43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를 피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96% 감소하면서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인천공항이 3월부터 8월까지 면세점 임대료를 50% 감면해 주기로 했지만 매출 하락을 상쇄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면세점 3사의 임대료 감면 혜택이 2분기에만 1300억원 이상일 것으로 본다. 그럼에도 매출이 10분의 1 이하로 떨어진 공항 면세점 적자를 메우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한때 판매 사이트가 마비될 정도로 인기를 끌던 '반값 명품'도 면세점 실적을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당장 유동성 확보에는 도움을 줬지만 면세점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화장품과 담배는 제외됐고 판매 가능한 제품도 6개월 이상 장기 재고라 수익성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롯데면세점의 실적 개선은 그룹의 숙원 사업인 호텔롯데 상장 작업을 위해서라도 필수적인 상황이다. 코로나 여파로 상장 작업이 멈춘 상태지만 내년, 내후년 상장을 재개하기 위해서는 기업가치를 끌어올려야하는데 롯데면세점이 호텔롯데의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핵심 부문이기 때문이다.

 

호텔롯데 상장은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이다. 호텔롯데는 현재 롯데지주와 롯데쇼핑, 롯데물산 등 핵심 계열사의 주요 주주로 일본 롯데홀딩스 등 일본 자본이 99%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 롯데가 호텔롯데를 매개로 롯데물산·롯데알미늄 등 계열사를 수직 지배하는 구조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계열사들이 보유한 구주 지분율을 희석시켜 지분율을 50% 이하로 낮추고 지배력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한・일 롯데그룹 연결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작업인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갑 대표는 디지털 전환의 속도를 높이며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롯데면세점은 신입사원 공채 면접을 온라인 화상 시스템을 통한 언택트 면접 방식을 도입했다. 코로나 19 확산 방지 및 지원자들의 감염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지난 6월 말 진행한 수시 채용 면접에 이은 확대 도입이다. 롯데면세점은 향후 경력직과 계약직 채용에도 언택트 면접 방식을 도입해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한다는 계획이다.

 

인재 확보에서도 디지털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6월 말 DT·IT 전문가 확보를 위한 수시 채용을 롯데 계열사 최초로 진행했다. 연중 상시 채용을 통해 '맞춤형 우수 인재'를 유연하게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DT·IT 전문 인력을 더욱더 빠르게 확보해 디지털 혁신에 역량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김주남 롯데면세점 경영지원부문장은 "언택트 면접 방식 도입, DT·IT 인재 상시 채용 등을 통해 인재 채용에서도 디지털 혁신에 속도를 내어 다가오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비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