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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휴가철 차보험 손해율도 잡나

1~5월 전년 동기 대비 최고 4%p 하락
업계, 작년 수준 예상...자연재해가 변수 될 듯

 

[FETV=권지현 기자] 저금리·저성장·손해율 악화 등 3중고로 내내 울상이던 손해보험업계에 ‘단비’가 내렸다.

 

올 1~5월 주요 11개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일제히 하락한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외부활동이 줄면서 자동차 사고 건수가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같은 손해율 감소세가 여름 휴가철(7~10월)까지 이어질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휴가철 교통사고 급증에 따라 연중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는 게 보통이다.

 

‘손해율’은 보험회사가 보험 계약자로부터 거둬들인 보험료 중에서 교통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에게 보상한 보험금의 비율을 말한다. 손해율이 80%라는 뜻은 고객으로부터 보험료로 100원을 받아 보험금으로 80원을 지급한 것을 의미한다. 통상 손보업계는 77~80%를 자동차보험 손해율의 적정 수준으로 보고 있다.

 

29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의 85%를 차지하는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상위 5개 손보사의 올 1~5월 자동차보험 누계 손해율이 전년 동기 대비 2.6%~4%포인트(p) 하락했다. 손해율 개선폭은 5대 대형손보사 중 KB손보가 가장 컸다. KB손보의 올 1~5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3.3%로 전년 동기(87.3%) 대비 무려 4%p 감소했다. 메리츠화재도 전년 대비 3.9%p 하락한 80.7%를 기록했다. 이어 DB손보(83.2%)와 현대해상(83.6%), 삼성화재(84%)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7%p, 2.7%p, 2.6%p 손해율이 개선됐다.

 

 

이 같은 손해율 하락은 재택근무 증가 등으로 야외활동이 줄면서 자동차 이용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했던 지난 1월 말 이후 뚜렷한 감소세를 보인 손해율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던 3월에는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업계 1위 삼성화재의 올 3월 손해율은 76.2%로 1월(95.9%) 대비 19.7%p나 개선됐다. KB손보도 1월(90.2%) 대비 3월(75.3%) 손해율이 14.9%p 좋아졌다. KB손보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올 1~5월의 경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확실히 줄었다”고 말했다.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코로나로 손해율 주춤세가 올 여름 휴가철까지 이어질지 주목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자동차 사용 감소에 따른 손해율 개선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 전망한다. 코로나 사태 후 휴가를 포기하고 집에서 머물며 시간을 보내는 ‘집콕족’, ‘스테이케이션(stay+vacation)’의 증가로 집에서 휴가를 보내는 이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3일부터 10일까지 취업포털 인쿠르트가 알바콜과 함께 직장인 86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올해 여름 휴가 계획’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름 휴가를 계획한 직장인이 26.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응답자가 78.2%였음을 감안하면 3분의 1로 줄어든 수치다. ‘일정과 계획이 전혀 없다’고 답한 사람도 18.7%에 달했다.

 

하지만 보험업계는 다시 자동차 사용 증가에 따른 손해율 상승을 예견하는 분위기다. 예년보다 국내로 여름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달의 마지막 휴일이던 지난 28일에는 벌써부터 부산 해운대·광안리 해수욕장 등에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한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생활 속 거리두기가 느슨해지고 있는 만큼 휴가 시즌 코로나 여파로 인한 자동차 이용 감소는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기에 홍수, 태풍 등의 자연재해도 여름철 자동차보험 손해율 하락을 전망할 수 없게 하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매년 봄보다 휴가철인 여름에 손해율이 월등히 높았기에 올해도 예외 없이 작년과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여름철 자동차 손해율에는 자동차 이용자 수 외에도 자연재해가 큰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수치에서도 확인이 된다. 삼성화재의 경우 지난해 3월 81.9%이던 손해율은 휴가철인 8월 92.1%로 10.2%p 급증했다. 현대해상은 증가폭이 더욱 늘어나 작년 3월 79.1%로 80%를 밑돌던 손해율이 8월 16.3%p 늘어난 95.4%를 기록해 90%대를 훌쩍 넘어섰다.

 

한편 손해율 상승은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적정 수준의 관리가 필요하다. 손해율이 높아지면 채권 운용 등 손보사가 영위할 수 있는 자금이 줄어들어 손보사의 수익이 감소하게 된다. 이는 고객에게 돌려줘야 할 이익도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손보사의 자동차보험료 인상과 계약자의 부담으로 이어지게 된다. 손해율은 보험사는 물론 보험 계약자의 입장에서도 ‘민감한’ 사안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