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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고마워요, 동학개미들!"

올 한해 주가 20%↑ '나홀로 주가상승'
개인투자자 거래 급증...'위탁매매 강자' 기대 반영

 

[FETV=이가람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동학개미운동’ 현상이 심화되면서 키움증권이 ‘나홀로 주가 상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거래가 급증하며 ‘위탁 매매 강자’인 키움증권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키움증권의 주가는 9만4700원으로 올해 첫 개장일인 1월 2일 7만9000원 대비 19.87% 올랐다. 이 기간 키움증권의 주가는 상장된 주요 증권사(미래에셋대우, 한국금융지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가운데 유일하게 상승했다. 나머지 대형증권사들은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한국투자증권의 모기업인 한국금융지주는 같은 기간 31% 가량 떨어지면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삼성증권(24.4%)과 NH투자(22.3%) 역시 20%가 넘는 하락률을 보였다. 미래에셋대우와 메리츠증권도 각각 8.9%, 10.7% 내렸다.

 

 

키움증권의 주가가 홀로 상승세를 탄 이유는 최근 주식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소위 ‘동학개미운동’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동학개미운동은 개인 투자자들이 기관과 외국인에 맞서 주식을 대거 사들이며 증권 시장을 이끄는 모습이 꼭 과거 동학농민운동 같아 탄생한 신조어다.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 규모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이달 들어 코스피 시장의 개인 평균 거래 금액은 19조원을 넘어섰다. 또 전체 주식 거래 규모 중 개인 투자자의 비중은 최근 석 달째 68%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는 저금리 시대 도래와 코로나19에 의한 폭락장으로 투자 이익 실현을 원하는 개인 투자자 자금이 유입된 결과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증권 시장이 열린 115일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순매도를 더 많이 했던 날은 26일에 그쳤다.

 

 

이처럼 개인 거래가 급증하면서 시장은 위탁매매 부문 강자인 키움증권의 올 한해 성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관측된다. 키움증권은 코로나19 충격으로 세계 경제 활동이 멈춘 지난 3월 역대 최대인 43만1000개에 이르는 계좌가 신규 개설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8배 증가한 수치다. 위탁매매 시장 점유율도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 키움증권 리테일 부문은 3월 전체 주식 시장에서 평균 18%, 최대 2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증권사들은 1분기 당기순이익이 반토막 나고, 기타 자산 손익과 파생 관련 손익에서 적자가 발생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증권업계 56개사의 1분기 순익은 50.1% 감소한 5274억원으로 밝혀졌다. 특히 위탁매매 비중을 줄이고 투자금융과 자기매매 비중을 높인 대형증권사들의 이익이 크게 줄었다. 대형증권사들은 지난 3월 주가연계증권 자체 헤지에 대한 추가 증거금 요구(마진콜) 사건으로 자기매매 부문에서 큰 손실을 입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대면 거래 축소 또한 실적 감소의 원인이 됐다. 키움증권도 작년 1분기에 비해 94% 급감한 94억원의 지배순이익을 거뒀다.

 

하지만 위탁매매 수탁 수수료 수익은 작년 1분기 대비 131% 증익된 1226억원을 달성했다. 증가율과 증가 규모 모두 주요 증권사 가운데 1위다. 수탁 수수료 수입 규모 자체도 자기 자본 규모 2조원 넘게 많은 NH투자증권의 1125억원에 비해 약 100억원 많다. 키움증권의 전체 수수료 수익 가운데 수탁 수수료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65%로 상장된 상위 증권사 중 가장 높다. 특히 메리츠증권(11%)에 비해서는 6배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대형증권사들이 투자금융, 대체투자, 자기매매 비중을 늘리면서 자본투자형으로 변모하는 사이 키움증권은 위탁매매 부문의 강점을 이어온 것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거래가 계속 불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키움증권의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 이은 브로커리지 수익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