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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금융 회장, 푸르덴셜생명 인수 성공...완전자회사 편입

 

[FETV=유길연 기자]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푸르덴셜생명보험을 품에 안았다. KB금융은 이번 인수로 숙원 가운데 하나인 보험 부문 강화를 이뤄내면서 올해 신한금융그룹과 ‘리딩금융’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금융은 생명보험사인 푸르덴셜생명의 주식 1500만주를 2조2650억원에 취득한다. 주식 취득 뒤 KB금융의 푸르덴셜생명보험 지분율은 100%가 된다. KB금융은 이번 인수 목적을 "그룹 내 생명보험 사업부문의 경쟁력 강화"라고 밝혔다.

 

푸르덴셜측은 지난달 19일 본 입찰 이후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재입찰 프로세스를 진행했다. 이 기간 추가적인 자료 제공과 함께 주식매매계약(SPA)협상을 동시에 진행했고 최종적으로 KB금융을 인수자로 선정했다.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는 방식은 락트 박스(Locked-box) 구조로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대상회사의 기초 매매대금과 거래종결일까지의 합의된 지분가치 상승에 해당하는 이자 750억원을 합산해 지급하게 된다. KB금융의 푸르덴셜생명 100%지분 인수 금액은 주가순자산비율(PBR) 0.78배 수준이다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 21조794억원인 중견 규모의 생명보험사이다. 업계에서는 푸르덴셜생명을 ‘알짜 보험사’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지급여력(RBC) 비율은 505.13%로 독보적인 1위다. 쉽게 말해 보험금을 다섯 번 지급해도 ‘돈이 남는다’는 뜻이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408억원을 기록했다. 

 

KB금융은 생명보험 부문이 그룹 내 약한고리로 평가받았다. KB생명은 자산이 9조8019억원, 당기순이익 160억원으로 금융그룹의 자회사로는 규모가 작다. 이에 윤 회장은 작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생명보험 분야를 더 보완해야 하는 것이 어떠냐는 여망이 있다"고 생보사 인수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바 있다. 윤 회장은 푸르덴셜 생명을 인수하면서 보험 부문을 강화의 뜻을 이루게 됐다.   

 

 

KB금융의 이번 인수로 올해 ‘리딩금융’ 타이틀의 주인공은 누가 될지 더욱 알 수 없게 됐다. 지난해 실적 1위를 기록한 신한금융과 2위인 KB금융 간 순이익 격차는 917억원에 불과했다. 푸르덴셜생명이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순익을 거둔다면 실적 1등 금융그룹 타이틀은 KB금융이 차지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단, 신한금융도 올해 초 오렌지라이프의 잔여지분을 인수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 전체 순익 2715억원 가운데 보유한 지분율(59.15%)에 따라 1621억원을 그룹 실적으로 포함시켰다. 오렌지라이프가 올해도 비슷한 순익을 얻는다면 신한금융은 1000억원이 넘는 추가 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당초 푸르덴셜 생명 인수전은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수를 만났다.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제로금리’ 수준으로 인하하면서 생명보험업계는 이차역마진 우려가 더욱 커진 것이다. 

 

이차역마진은 보험 가입 고객에게 보장한 보험금 이자율보다 보험사 운용 수익률이 낮아 보는 생기는 손해다. 생보사들은 2000년대 초중반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많이 팔았고 이것이 저금리에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실제 이차역마진으로 인해 최근 삼성·한화생명 등 주요 생보사들의 순익은 곤두박질쳤다.  

 

이에 일각에서는 KB금융이 푸르덴셜 생명 인수 후 ‘승자의 저주’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보험 업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푸르덴셜 생명을 무리하게 인수하면 그룹 전체가 손실을 떠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윤 회장은 당장의 업계 상황보다 푸르덴셜 생명의 앞으로 발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입장이다. 특히 그는 제로금리를 이미 겪은 주요 선진국에서는 생보사들이 크게 성장한 것을 주목하고 있다. 윤 회장은 지난달 주총에서 "저금리 상황은 유럽이나 일본은 이미 경험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과 일본 생명보험사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은행업보다 압도적으로 높게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