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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손병환 투톱에 함용문 합류...농협 '금융라인'은 서울대 출신?

농협은행 임원 17명 중 6명 차지...이성희 농협 회장 의중 반영 결과

 

[FETV=유길연 기자] 1일 인사를 통해 농협중앙회의 금융 핵심 라인을 서울대 출신들이 차지했다는 말이 금융권에서 나온다.

 

김광수 NH금융지주 회장과 손병환 NH농협은행장 등 기존 '금융 투톱'에 이어 새로 선임된 함용문 농협은행 부행장이 서울대 동문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능력 있는 인사를 발탁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농협금융지주는 농협은행 부행장에 함용문 전 농협파트너스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이번 인사는 이 회장의 취임 이후 단행된 ‘범농협 인사’에 이은 후속 조치다. 손 행장이 농협은행 지휘봉을 잡게 되면서 농협금융 부사장 자리가 공석이 됐다. 김인태 전 농협은행 부행장이 지주 부사장으로 선임됐고, 이 자리에  함 부행장이 임명된 것이다. 손 행장 취임 이후 첫 인사다. 

 

함 부행장은 강원 강릉 출신으로 서울대 농업교육학과를 졸업했다. 이로써 농협은행 임원 17명 가운데 서울대 출신은 6명으로 늘었다. 불과 1년 전(2019년 3월) 농협은행 임원 가운데 서울대 출신은 농협금융 부사장 겸 은행(글로벌부문) 부행장 손 행장(농협교육과)과 장미경 부행장(의류과) 2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1년 사이에 서울대 출신 임원은 4명이나 늘어났다. 올해 들어서 함 부행장을 포함해 장승현 수석부행장(농업경제학), 지준섭 부행장(농업교육학), 홍명종 준법감시인(부행장대우, 정치학) 등 서울대 출신들이 새로 임명됐다.      

 

농협은행 임원의 서울대 출신 비중은 단연 은행권에서 가장 큰 수준이다. 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은 허인 행장이 서울대 출신이며, 6명의 부행장 중에는 한동환 부행장 1명뿐이다. 전무까지 넗혀도 서울대 출신은 17명 중 3명이다. 

 

지난달 취임한 손 행장은 1962년 경남 진주 출신으로 서울대 농업교육학과를 나왔다. 지난 2012년 농협 신경분리 이후 최초의 서울대 출신 행장이다. 1대 행장인 신충식 전 농협은행장은 고려대를 졸업했다. 2대 김주하· 3대 이경섭 전 행장은 각각 숭실대, 경북대를 졸업했다.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끌어내 3연임에 성공했지만 돌연 중도 사퇴한 이대훈 전 행장(4대)은 농협대에서 학위를 받았다.

 

 

이로써 농협금융지주는 현재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모두 서울대 출신으로 구성됐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고려대 출신이고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고졸(덕수상고) 신화'의 주인공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성균관대를 나왔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성균관대 출신이며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연세대 출신이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각각 성균관대. 건국대에서 학위를 받았다. 

 

농협금융 계열사의 인사 권한은 원칙적으로는 금융지주에 있다. 하지만 농협조합원의 투표로 뽑힌 중앙회장은 신경분리 후 여전히 농협조직 전체의 인사에 대해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다. 이 전 행장이 돌연 사퇴를 결정한 것도 중앙회장의 인사권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당초 신임 농협은행장에는 이 회장의 출신지인 경기 지역 인사나 그의 당선에 큰 힘을 실어준 영남 출신 인물이선임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당시 하마평에 오른 인물 가운데 손 행장과 이창호 전 부행장이 영남 출신이었다 .여기에 김광수 회장과 같은 서울대 출신인 점도 손 행장이 선임되는데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손 행장은 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장 시절 국내 은행 최초로 오픈 API를 도입해 농협은행 혁신을 이끈 주인공이다. 농협금융의 핵심 과제를 ‘디지털 전환’으로 꼽고 있는 김 회장이 그를 높게 평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