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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롯데 나와!” 해태 품은 빙그레 빙과업계 판도 흔든다

빙그레 1400억원에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빙과업계 롯데 VS 빙그레 1대1 구도로 재편
“해태 브랜드 활용해 시너지 내겠다”

 

[FETV=김윤섭 기자] 빙그레가 해태 아이스크림을 인수하면서 브라보콘과 투게다의 역사적인 만남이 이뤄졌다. 이로써 해태를 포함해 기존 빅4(롯데제과·빙그레·롯데푸드·해태아이스크림)체제였던 국내 빙과업계의 판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빙그레 1400억원에 해태아이스크림 인수=2일 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는 지난달 31일 해태제과식품의 자회사 해태아이스크림의 지분 전량을 14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최종 인수 시기는 세부 사항이 조율되는대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해태아이스크림은 지난 1월 해태제과가 아이스크림 사업을 물적분할해 신설한 법인으로 지난해 말 기준 매출액은 1800억 원대로 국내 아이스크림 업계 빅4 중 하나다. 부라보콘, 호두마루, 바밤바 등을 비롯해 여러 인기 아이스크림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해태제과는 확보한 자금을 통해 과자공장 신규 설비 투자 등 제과사업에 집중하고 빙과부문에서의 적자도 해소될 전망이다.

 

◆빙과업계 롯데 VS 빙그레 1대1 구도로 재편=빙그레의 이번 인수로 국내 빙과업계도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

 

현재 빙과업계는 롯데제과, 롯데푸드, 빙그레, 해태아이스크림 등이 '빅 4'를 구성하고 있는데 이번 인수를 통해 빙과업계는 사실상 '롯데vs빙그레'의 양자구도로 재편되게 됐다. '빙과업계 4대 기업'이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은 87%에 달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매출액 기준 우리나라 빙과시장 점유율은 롯데제과가 29%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빙그레는 26.9%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롯데제과를 바짝 추격하며 2위를 기록했따. 이어 △롯데푸드(15.8%) △해태아이스크림(15.3%) △하겐다즈(3.4%) △롯데리아(1.4%) 순이다.

 

빙그레는 2018년 출시한 ‘슈퍼콘’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롯데제과와의 점유율 차이를 좁혔다. 이후 ‘펭수’와의 CF 계약은 물론, 자사 캐릭터인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 등을 활용해 10대부터 30대까지의 소비자층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붕어싸만코는 펭수를 모델로 발탁한 직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증가하는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번 인수로 해태아이스크림의 점유율을 확보한 만큼 빙그레는 시장 점유율 42%를 기록하며 1위로 올라서게 됐다.

 

 

빙그레는 수년 전부터 외형 확장을 위한 M&A를 염두해 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빙과 시장의 성장세가 예전같지 않은 만큼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크라운제과의 전환사채를 인수할 당시에도 해태 빙과사업을 인수하기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빙그레는 '부라보콘, 누가바, 바밤바' 등 해태아이스크림이 보유하고 있는 높은 인기의 브랜드들을 활용해 기존 사업부문과 시너지를 끌어내겠다는 방침이다. 또 빙그레의 해외 유통망을 활용해 이들 제품을 공급하고, 이를 통한 글로벌 사업 확장까지 노리겠다는 구상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인수배경에 대해 “해태아이스크림이 보유한 부라보콘, 누가바, 바밤바 등 전국민에게 친숙한 브랜드들을 활용해 기존 아이스크림 사업부문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빙그레의 아이스크림 해외 유통망을 통해 글로벌 사업을 더욱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기준 빙그레의 내수 매출은 3805억원으로 전년 대비 0.8% 성장했다. 반면 수출은 같은 기간 34.5% 증가하면서 글로벌 시장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태 브랜드 활용해 시너지 내겠다"=이번 빙그레의 인수에 대한 시장 반응은 긍정적이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빙그레의 해외 유통망을 활용, 부라보콘, 바밤바 등 해태의 주력 제품을 함께 공급함에 따라 중장기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해외 사업을 확대하고, 생산 설비를 비롯, 물류와 유통 등을 공유함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가 예상되는 바, 수익성 개선의 여지가 클 것"으로 전망했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수로 빙그레는 점유율 1위 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며 "빙과업계 특성상 생산뿐만 아니라 유통 구조 측면에서의 합병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되면 롯데제과·푸드 와의 격차 또한 상당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최근 빙과 시장이 예전같지 않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빙그레의 이번 인수가 어느정도의 시너지를 발휘할지는 지켜봐야한다.

 

국내 빙과 소매시장 매출은 최근 4년간 약 20% 줄었다. 2015년 2조184억원이었던 빙과 시장 규모는 2016년 2조원 밑으로 떨어졌고, 2017년 약 1조6322억원, 2018년 1조6291억원으로 급감했다.

 

전창원 빙그레 대표는 지난달 개최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의 변신과 확장을 추진하겠다"면서 적극적인 경영을 예고했다. 해태 아이스크림 인수라는 승부수를 꺼내든 빙그레가 국내 빙과업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