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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에너지


정유4사, "정제마진 인상효과 없다"...코로나19 사태로 실적회복 '불발'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 최근 3달러선 회복…이달들어 증가세 뚜렷
정제마진 개선에도 잇단 항공편 축소로 항공유 수요 급감 “사스 악몽 재현되나”
국내 정유사, 수출 난조에 신용등급 강등까지…中 경기 하강 영향 ‘일파만파’

 

[FETV=김창수 기자] 최근 정제마진 개선에도 불구, 빠른 확산세를 보이는 ‘코로나19’ 여파로 정유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해 말 ‘제로’(0)에 수렴했던 정제마진이 최근 3달러 선까지 오르며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항공편 축소로 항공유 수요가 위축되면서 국제적 석유 수요 감소로 이어져 웃을 수 없는 형국이다. 여기에 주요 정유·화학업계의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등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이 업계 전반에 짙게 드리웠다.

 

27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최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3.0달러를 기록했다. 정제마진은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0달러 안팎을 오갔으나 이달 들어 상당 부분 개선된 상태다.

 

정제마진은 최종 석유제품인 휘발유·경유·나프타 등의 가격에서 원유의 가격과 운임·정제 비용 등 원료비를 제외한 값이다. 이 지표가 높아질수록 정유사의 수익도 높아진다. 보편적으로 국내 정유사들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4~5달러 수준으로 최근의 정제마진 추이는 다시 손익분기점을 향해 오르고 있다.

 

문제는 정제마진 회복에도 불구, 글로벌 석유제품 수요 부진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에너지 전문지 S&P 글로벌 플래츠(S&P Global Platts)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올해 2~3월 전 세계 항공유 수요가 하루 평균 5만∼15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한국인과 중국인 입국 통제 국가가 늘어나면서 글로벌 항공편이 대거 중단, 항공유 수요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이미 국내외 항공사들이 우한 직항이나 중국 노선 운항을 중단했고 최근엔 국내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서면서 외항사들이 한국을 오가는 항공편 운항을 속속 중단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확진자가 밀집된 경북·대구를 오가는 하늘길이 막히는 등 여객기 수요가 가파르게 감소하는 추세다.

 

수출 역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국내 정유사들은 내수보다 수출 비중이 높고 중국 수출 비중은 18~20%에 육박한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로 공장이 멈춰서고 여행이 급감하면서 석유 소비가 둔화를 보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중국 경제활동이 위축되면서 올해 1분기 글로벌 석유 수요가 10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 동기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IEA는 “중국 내 광범위한 경제 활동 중단으로 올해 1분기 석유 수요는 하루 43만5000배럴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연초만 해도 올해 1분기 정제마진이 개선되면서 업황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불확실성이 커져 당분간 실적 개선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실적 악화에 코로나19 확산 영향까지 겹치면서 주요 정유·화학사의 신용등급도 강등됐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달 초 SK이노베이션과 SK종합화학의 신용등급을 Baa1에서 Baa2로 한 단계씩 내렸다. LG화학의 신용등급도 A3에서 Baa1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정유와 석유화학 사업의 지속적인 부진과 코로나19에 따른 중국 경기 하강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정제마진 인상이란 호재에도 불구, 코로나19 여파 장기화에 따른 실적 부진이 가시화되면서 올해 분위기 반전을 노렸던 정유업계의 고민도 깊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