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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코로나19' 확산에도 동대문 면세점 오픈 강행하는 현대백화점 정지선...왜?

신종 코로나 우려에도 동대문점 20일 오픈 강행
2호점 운영자금 확보 위해 6일 2000억원 유상증자
일단 내국인과 일반 관광객 대상 마케팅에 집중할듯

 

[FETV=김윤섭 기자]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오는 20일 동대문점 신규 개장을 앞둔 가운데 고심이 깊어졌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면세업계의 상황이 좋지 않아 ‘오픈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오는 20일 서울 동대문 두타몰에 신규점을 오픈한다. 지난해 말 서울 시내 대기업 신규 면세점 특허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해 획득한 두 번째 사업권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11월 두타면세점 부동산과 매장 등을 인수하기로 두산과 합의했다. 취득가액은 618억6500만 원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백화점을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를 통해 강남, 강북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구성은 과거 두산이 운영했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두타몰의 6층부터 13층까지를 면세점으로 사용하고, 화장품·의류 등 350개 입점 브랜드도 유사하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그룹 안팎에선 동대문점 개점을 두고 ‘개점을 연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동대문점 개점을 두고 일정을 연기해야 하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지만, 고객과의 약속을 어길 수 없다고 판단해 예정한 날짜에 면세점을 개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어려울 때일 수록 고객과의 신의를 지켜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오픈 효과’를 누리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 초만 하더라도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세를 보이고 상반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가능성이 제기되며 ‘한한령 해제’ 등의 기대감이 커지면서 좋은 분위기가 형성됐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상황이 어려워졌다.

 

주요 고객인 중국인 관광객을 비롯한 해외 관광객들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신규 개장에 따른 마케팅 활동도 기존보다 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픈 행사와 영업시간은 아직 검토중이지만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크게 치러지지는 못할 전망이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현재 영업시간을 기존 오전 9시~오후8시 30분에서 3시간 줄인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중이다.

 

이번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 오픈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최근 그룹 핵심 사업으로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평소 대외활동을 자제하는 정지선 회장도 무역센터점 개장식에는 직접 참석하며 면세점 사업에 대한 의지를 보인 바 있다.

 

또 지난 6일에는 현대백화점이 면세점에 2000억원 규모의 추가 출자를 단행했다. 이번 출자로 현대백화점이 면세점에 출자한 금액은 4500억원으로 늘어나게 됐다. 현대백화점 면세점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모회사인 현대백화점에서 총 2500억원의 운영 자금을 조달받은 바 있다.

 

현대백화점은 이번 출자 목적에 대해 “현대백화점의 2호 시내 면세점인 동대문점 사업 운영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인 관광객과 보따리상 ‘따이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진 만큼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당분간 내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내국인 고객 유치를 위해 19일까지 홈페이지 회원으로 가입시 온라인 멤버십 최고 등급 ‘H.VVIP’와 12% 할인쿠폰, 모바일적립금 1만원을 지급한다. 오프라인 멤버십 신규 가입 고객에게는 ‘GOLD 등급’과 무역센터점 선불카드, 동대문점 바우처를 증정한다.

 

또 기존 두타면세점 회원멤버십을 인증하면 해당 등급과 동일한 현대백화점면세점 멤버십을 제공한다. 두타면세점 브론즈·실버·골드 멤버에게는 골드 등급을, 다이아몬드·핑크다이아몬드 멤버에게는 블랙 등급을 부여한다.

 

업계에선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 오픈을 두고 신규 오픈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면세점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유정현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2호 면세점인 동대문점의 영업이 1분기 중 시작되면서 경쟁력이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며 “신종코로나로 초기 흥행은 다소 부진할 수 있으나 2개의 면세 사업장 운영으로 면세사업의 기틀을 확실히 다질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셈”이라고 주장했다.

 

동대문점 오픈을 앞두고 코로나19여파 변수가 발생하면서 참여가 확실시됐던 인천공항면세점 입찰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일반적으로 면세점 수익 구조는 공항 면세점에서 손실을 내고, 시내 면세점에서 이를 만회하는 구조인데 동대문점의 오픈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진 만큼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롯데, 신라, 신세계 등의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더라도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 2018년 11월 강남 무역센터점을 시작으로 면세사업을 시작한 이래 매 분기 매출이 늘어나고, 적자 규모도 줄고 있지만 여전히 적자 구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현대백화점에게 인천공항 면세점의 높은 임대료는 부담이다. 상황은 다르지만, 앞선 2018년 롯데면세점도 높은 임대료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고 일부 매장을 철수 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4분기에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영업손실도 151억원 수준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점과 시내면세점 2호점은 두타면세점의 부동산 및 유형자산 일부를 인수하는 것이어서 무역센터점보다 오픈 초기에 드는 비용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는 점은 희소식이다.

 

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공항 면세점에 들어와 있는 대기업 면세점들의 경우 인천공항 면세점의 높은 임대료 탓으로 발생하는 적자를 시내면세점을 통해 상쇄한다”며 “그러나 현대백화점면세점의 경우 강남점이 아직 흑자전환을 못한 상황에서 강북점까지 오픈을 앞두고 있어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따낼 경우 적자 규모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사업 검토를 한 후 입찰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이번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등록 마감은 2월 26일이며, 27일 최종 사업자가 선정된다. 공사가 사업권별로 1곳씩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면 이를 관세청이 심사해 이르면 4월께 사업자를 최종 결정한다. 사업권을 얻은 업체는 평가 결과를 충족하면 기존 5년 기본계약기간에 더해 최대 10년까지 운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