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산업


반환점 넘어선 대우건설 김형號 ‘외화내빈’ 성적표 탈출할까?

대우건설…2019년 수주 실적 목표대비 100% 초과, 영업이익은 전년比 42.1% 감소
“1분기 턴어라운드 기대”…나이지리아 EPC 본 계약과 3만4000여 가구 공급 기대
중동발(發) 악재 여전한 해외사업, “대출규제와 분양가 조절로 부동산 어두워”

 

[FETV=김현호 기자] 안정적인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새주인’을 찾아야 하는 김형 대우건설 사장이 취임 3년차를 맞이했다. 지난해 대우건설은 목표 대비 높은 수주량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떨어지는 ‘두 얼굴’의 실적을 보였다. 산업은행의 압박 속에 김 사장이 2020년 회사의 실적을 끌어올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2018년 6월에 취임한 김형 사장은 사실상 2019년에 첫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수주 실적은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 수주량은 목표치보다 790억 넘게 확보하며 10조6391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32조8827억원의 수주잔고가 쌓여있으며 이는 연매출비 4년치 일감을 확보해둔 상태라고 밝혔다. 건설업은 특성상 수주잔량이 거치기간을 두고 실적에 반영된다. 갑작스러운 사고나 계약해지 등 악재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앞으로의 전망이 긍정적인 것이다.

 

반면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하락해 ‘외화내빈’의 실적을 기록했다. 대우건설은 잠정집계 결과 2019년 영업이익이 3641억원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42.1% 감소한 수치다. 매출은 8조6519억, 순이익은 2012억을 기록했는데 이 역시 각각 18.4%, 32.3%가 줄어들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회계이슈와 분양사업 지연 등으로 매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실적 반등이 가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이 1분기부터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고 있는 이유는 해외수주건과 압도적인 분양 물량 때문이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2020년은 대우건설의 질적 성장을 시작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해외사업과 주택 분양 확대로 이익의 기초체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주목할 만한 사업은 나이지리아 ‘LNG Train 7'건으로 대우건설이 지난해 9월 우선협상자 지위를 확보한 것이다. 회사는 EPC(설계·조달·시공) 단계에서 이탈리아 ’사이펨‘과 일본 ’지요다‘와 원청으로 참여하게 된다. 이 사업은 1년에 800만톤을 생산하는 LNG 생산 플랜트와 부대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전체 사업비는 5조원에 달한다. 회사는 1분기 안에 본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추후 발주가 기대되는 러시아, 파푸아뉴기니, 인도네시아 등 LNG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상태다.

 

대우건설은 또 올해 3만4764가구를 분양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업계 최다물량으로 수도권에는 2만4016가구, 지방에는 9984가구를 각각 공급할 예정이다. 서울에서는 둔촌주공 재건축, 대치1지구 재건축, 세운구역 등 4636가구를 공급한다. 이어 수도권에서는 수원 매교역푸르지오SK뷰를 시작으로 하남 감일지구, 인천 한들구역이 분양되며 지방에서는 부산 남구 대연4구역 재개발, 대연4구역 재건축, 대구 수성구 중동, 파동강촌2지구 등이 예정돼 있다.

 

해외사업의 경우 대외 리스크를 무시할 수 없어 실적을 단기간에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상태다. 석유수출기구(OPEC)는 유가 급락을 막기 위해 하루 평균 최대 100만 배럴의 추가 감산을 검토 중이다. 일반적으로 저유가가 이뤄지게 되면 산유국의 발주량이 감소하게 된다. 대우건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란과 이라크 사업에서 해외건설 리스크가 올라갈 여지가 큰 이유다. 여기에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전년 대비 31% 감소해 지난 2006년 이후 가뭄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주택 분양에서도 고수익이 날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고강도 부동산 정책을 시행한 상태고 추가 대책까지 내놓을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거기다 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규제까지 겹쳐져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올해는 대출규제로 실수요자들의 매수세가 줄고 분양가 조율이 어려워 (건설사들의) 실적이 개선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구조조정 전문 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를 세웠다. 이 회사의 첫 번째 과제는 대우건설 매각이다.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대우건설 매각과 관련해 “대우건설의 기업 가치를 높여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3년 임기의 변곡점을 맞는 2020년이 김형 사장의 연임 여부와 더불어 대우건설의 미래가 결정돌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