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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지마켓, 신세계그룹 품에서 결국 '희망퇴직'

"수년간 이어진 어려운 시장 환경, 근본 체질개선 필요"
희망퇴직 신청 대상자, 정규직 중 근속 2년 이상 임직원
대표 및 PX·테크본부장 '외부 영입' 다시 그리는 청사진

 

[FETV=김선호 기자]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주요 계열사인 지마켓이 결국 희망퇴직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2023년 4분기에 한해 영업이익을 냈지만 신세계그룹 품에 안긴 이후로 지속되는 적자로 몸살을 앓았다. 대표‧임원 교체에 이어 직원 감축에 나서게 된 배경이다.

 

신세계그룹 2025년 정기인사에 앞서 지마켓이 희망퇴직을 진행하기로 한 점도 주목받는다. 사실상 대표와 주요 임원이 교체된 만큼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체질 개선 작업이 직원 감축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굳이 정기인사를 기다릴 필요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마켓이 이날 오전 사내 임직원 대상으로 희망퇴직에 관해 공지했다. 신청 대상은 정규직 중 근속 2년 이상인 자(입사일 기준 2022년 10월 31일 이전 입사자)다. 신청기간은 9월 27일부터 10월 11일까지로 법정 퇴직금 외 위로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이에 정형권 지마켓 대표는 “기존 시장에서의 경쟁구도 재편과 급격한 시장 변화는 몇 년 간 우리에게 전례없던 도전과 본질적인 변화를 요구해왔다”며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구조 확보를 위해서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신세계그룹이 지마켓의 체질 개선 위해 대폭적인 인사 조치를 취한 건 올해 6월 정형권 대표를 외부 영입하면서부터다. 신세계그룹은 2021년 지마켓을 인수할 때도 내부 출신인 전항일 전 대표 체제를 유지하다 2024년에 수시 인사를 도입하며 외부 영입 카드를 꺼냈다.

 

이와 함께 지마켓의 PX본부장과 테크본부장으로 각각 네이버 출신인 김정우 상무, 쿠팡 출신 오참 상무를 선임했다. 중국 알리바바 계열 온라인‧모바일 결제회사인 알리페이에서 대표를 지낸 정 대표와 네이버‧쿠팡 출신의 PX‧테크본부장을 영입하면서 체질 개선 신호탄을 쐈다.

 

그러나 지마켓으로서는 기존의 임직원으로서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도모하기는 힘들다는 판단을 내렸다. 지마켓은 국내 이커머스 1세대 기업으로서 오픈마켓 구조를 중심으로 시장을 선도하기는 했지만 기존의 수익구조로는 지속 성장을 담보할 수 없었다.

 

특히 정규직 중 근속 2년 이상인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는 점도 주목받는다. 지마켓에 지속 근무한 임직원 뿐만 아니라 신세계그룹 인수 이후 입사한 자까지 희망퇴직 대상이 됐다는 의미다.

 

대표와 주요 임원을 교체한 데 이어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위해서는 대폭적인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했다는 것이 신세계그룹과 지마켓의 결정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희망퇴직을 진행해서라도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이에 따라 지마켓의 성장 전략도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2분기 IR자료에 따르면 지마켓은 핵심경쟁력 전략으로 중소형 셀러 대량 확보, 대형 셀러 활성화, 가격신뢰 회복, 검색‧광고기능 고도화, 도착보장 배송서비스 도입 등 고객혜택 강화를 내세웠다.

 

그러나 정 대표 체제에서는 이와 다른 전략을 내세울 것으로 분석된다. 정 대표 체제가 구축되면서 개발자가 속한 PX본부를 PX본부와 테크본부로 분리해 운영하는 만큼 IT와 AI 등에 전문성을 높여 수익성을 강화하는 청사진을 그릴 것으로 관측된다.

 

지마켓에 따르면 PX본부는 페이지 관리부터 신규 서비스 개발 등 IT 관련 업무 전반, 테크본부는 AI 등 미래 성장을 견인하는 기술 분야를 담당한다.

 

지마켓 관계자는 “수년간 이어진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위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위해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이라며 “희망퇴직을 선택한 직원에게는 합당한 보상과 새로운 출발을 위한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