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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인상…1500조 가계부채 ‘시한폭탄’ 되나

“0.25%p 인상에 가계부담 2조5천억원↑…대출 부실화 우려”

 

[FETV=오세정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150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에 부담이 커졌다. 한국 경제에 가계부채가 ‘시한폭탄’으로 자리잡을 우려가 제기된다.

 

가계빚 증가세에는 제동이 걸리겠지만 이자상환이 어려운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부채가 부실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30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1.5%에서 1.75%로 0.25%p 올렸다. 지난해 11월 6년 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p 올린 뒤 1년 만의 추가 인상이다.

 

◆ 금리 0.25%p 인상에 가계부채 ‘부담’ 가중

 

경기 둔화 우려 속에도 한은이 금리를 인상한 것은 금융불균형의 심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11월 금리 인상으로 초저금리(연 1.25%)에서는 벗어났다. 그럼에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쏠리고 가계 빚은 급증했다.

 

전방위 부동산과 대출 규제로 가계 빚 급증세는 잡혔지만 그 규모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한은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한국의 가계신용은 1514조4000억원이다. 3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의 작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6.7%로 같은 기간 가구원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명목 소득 증가율(4.6%)보다 높다.

 

가계신용 소득보다 빚이 빠르게 늘어나는 것은 가계부채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가운데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그만큼 대출금리 인상으로 반영될 수 있어 금융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된다.

 

판매신용을 제외한 9월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 1427억원 중 변동금리 대출이 약 70%임을 감안해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이 그대로 대출금리에 인상 반영될 경우 가계 입장에선 총 2조5000억원가량의 이자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가계대출 금리는 오르는 분위기다. 10월 중 예금은행의 대출금리(이하 신규 취급액 기준)는 3.64%로 한 달 전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시장이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선반영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우세하다. 특히 이번 기준금리 인상이 가계대출 시장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 가계부채 취약차주 ‘빨간불’

 

이 가운데 가계부채의 뇌관이 되는 것은 취약차주다. 3개 이상 금융기관에 다중채무가 있거나 저소득·저신용인 취약차주에게는 약간의 금리상승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정부 당국 역시 은행의 대출금리 인상 과정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은 원리금 상환 부담이 큰 이른바 가계부채 위험가구다.

 

한은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을 감안한 가계부채 위험가구를 지난해 3월 기준 127만1000가구로 추산했다. 이는 금융부채가 있는 가구의 11.6%에 달한다. 이들이 보유한 금융부채는 206조원으로 전체 21.2%다.

 

이보다 더 위험한 고위험가구는 34만6000가구(3.1%)이고 이들의 부채는 57조4000억원이다. 한은은 앞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면 고위험가구가 38만8000가구(3.5%)로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했다.

 

다중채무자 역시 가계부채의 문제점으로 부각된다.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의 1인당 평균 부채는 올해 2분기 말 기준 1억1880만원이다.

 

금융당국은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과 개인사업자(자영업) 대출의 증가세, 취약차주 상환 부담 증대 등을 가장 큰 리스크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전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올해 1∼10월 26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4조5000억원)의 60% 수준에 머물렀지만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한 기타대출은 올해 1∼10월 34조2000억원 늘어 지난해 같은 기간(29조9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14.4% 커졌다.

 

경기 침체에 특히 취약한 자영업자 대출이 크게 증가한 것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최근 자영업대출이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지난해 말 한은의 금융안정보고서에는 금이를 1%포인트 올릴 때 취약차주의 DSR 상승폭은 5%포인트이상인 구간에 가장 많이 분포했다. 전체 차주의 DSR 평균 상승폭은 1.5%포인트로 낮았다.

 

대출금리가 계속 인상될 경우 가계빚은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내년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동결되더라도 미국이 계속해서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면 국내 대출금리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가계부채연구센터장은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소폭이고 대출금리와 바로 연동되는 것도 아니라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앞으로 금리 상승 추세로 가면 한계차주 위주로 부실화 우려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