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오세정 기자] 대외지급능력을 보여주는 단기외채 비율이 소폭 상승하며 3년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이 외국에서 받아야 할 채권에서 갚을 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사상 최대치였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18년 9월 말 국제투자 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말 준비자산(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31.8%로 석 달 전보다 0.5%포인트 상승했다. 2015년 2분기(32.2%) 이후 최고다. 우리나라 단기외채 비율은 작년 말 29.8%에서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단기외채는 만기 1년 미만 외채로,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 급격히 빠져나갈 수 있어 위험성이 있다. 단기외채 비율·비중 상승은 대외지급 능력이 악화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한은 관계자는 “만기 1년 이내의 외채를 준비자산으로 3번 갚을 여력이 있다는 것”이라며 “단기외채 비율이 상승했지만 안정적인 수준이고 단기외채 비중도 아주 작은 정도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전체 대외채무 중 단기외채가 얼마인지 보여주는 단기외채 비중은 28.5%로 석 달 동안 0.1%포인트 올랐다. 단기외채 비중은 작년 3분기(29.0%) 이후 가장 높았다.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4622억달러로 72억달러 증가했다. 순대외채권은 한국이 외국에서 받을 돈이 갚을 돈보다 많다는 의미다. 순대외채권 규모는 사상 최대 기록이다.

그중 대외채권이 162억달러 증가한 9천117억달러였다. 대외채권은 2017년 1분기부터 7분기 연속 사상 최대 기록 경신 행진을 펼쳤다. 대외채무는 90억달러 늘어난 4495억달러로 집계됐다.

대외금융자산과 대외금융부채의 차액인 순대외금융자산은 3408억달러로, 역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외금융자산은 332억달러 증가한 1조5279억달러였다. 거주자의 해외 직접투자, 증권투자 등이 크게 늘면서다. 증권투자의 경우 미국, 일본 등 주요국 주가 상승효과까지 더해졌다.

한은과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미중 무역갈등,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등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어 대외채무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대외건전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